늘 갈등과, 논란을 만들고 다닙니다.
사람들을 머리 아프게 하고, 고통스럽게 하고, 혼란스럽게 하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저를 외면하고 저에게서 벗어나려고 해도,
끈질기게 붙잡고 늘어져 계속 저의 생각을 귀담아 듣기를 요구 합니다.
저는 참....
대하기 곤란한 사람 입니다.
집요함이나 끈기 같은거라도 없으면 좀 나을텐데, 그렇지도 않습니다.
상대방이 대놓고 거부하고, 비난을 해도 떨어지지 않습니다.
회사에서, 타업체 미팅에서, 제휴에서, 새로운 사업 구상의 회의 석상에서
저는 많은 시간을 갈등과 논란을 만들어 내는데 쓰고 있습니다.
대부분이 그러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새로운 방식이나 관점, 제안을 하고
그걸 고집스럽게 계속 주장하기 때문 입니다.
상대방이 원하는 방식을 알면서도 미련하게 고집을 부립니다.
제가 가진 확신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말이 많습니다.
참 징그럽게 많습니다.
글도 많이 씁니다.
역시나 부끄러운줄 모르고 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끝도 없이 늘어놓습니다.
사실 저도 사람인지라,
이렇게 주장하고, 이렇게 말을하고, 이런 어투를 쓰고, 이런 글뽐새를 보이면
세상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고민을 하고, 갈등도 하고,
어떤 이들의 민감함 반응에는 상처도 받으면서
그래도 또 말하고, 또 씁니다.
왜 이렇게 생겨 먹은 걸까요?
지금 중국 출장 중입니다.
지난 4개월간 제휴업체에게 저의 주장을 끈질기게 펼쳐 왔습니다.
이번에 와보니 자신들의 패러다임 자체를 제가 말해온 방향으로 바꾸기로 했더군요.
허탈함과 뿌듯함.
그리고 미래에 대한 책임감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비지니스의 짜릿함.
승부근성...
그래도 그들이 바뀔때가 되어서 바뀐거라고 하면 할말 없지만,
저는 고인물이 될뻔한 조직을 계속 흐르는 물로 유지될 수 있는
변화의 단초를 제가 제공했다고 나름 자부합니다.
작지만, 건방지게도 저는 제가 어떤 세상을 변화 시켰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혼자만의 생각일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신영복 선생의 글을 보며 위안을 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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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지혜로운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이라는
두 부류가 있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세상에 자기 자신을
잘 맞추는 사람인 반면
어리석은 사람은 글자 그대로
자기에게 세상을 맞추려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세상이 조금씩 나은 것으로 변화하는 것은
어리석은 사람들의 우직함 때문이지요.
세상에 자신을 맞춘다는 것은
세상과 민첩하게 타협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행위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합니다.
어리석게도 세상을 자기 자신에게
맞추려는 그 우직한 노력이
세상을 보다 인간다운 것으로 변화시킵니다.
- 신영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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