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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키운 年매출 20억 회사, 5일 만에 빼앗긴 이유

2014.05.22 16:18

오로라

조회수 10,345

댓글 3

조금 긴데 보스님들이 읽어보시면 좋을 내용이라 공유드립니다.

상표권등록뿐만아니라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핵심 역량'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중요한 점을 다시 리마인드 시켜주네요

6년 키운 年매출 20억 회사, 5일 만에 빼앗긴 이유…

[청년실패, 끝이아니다]<1>'웅자오빠' 강준배 쿠나이엔티 대표

편집자주|청년실패 이야기는 "성공보다 실패를 통해 더 많은 지혜를 얻는다"는 말처럼 소수의 성공 사례 보단 다수의 실패 사례를 통해 청년 창업가들에게 창업의 올바른 이정표를 제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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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배 쿠나이앤티 대표/사진=쿠나이앤티 제공
"내가 창업하고 6년 동안 키워온 회사에서 단 5일 만에 쫓겨났습니다. 쿠데타 같았지요."

2002년 SBS 'TV동물농장'에 출연해 유명세를 탔던 '웅자오빠' 강준배 前 웅자닷컴 대표(40)는 2008년 자신이 창업한 회사에서 하루아침에 쫓겨났다. '상표권'의 중요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탓이었다.

강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 유명해진 코카 스파니엘 종의 강아지 '웅자'를 바탕으로 애완용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웅자닷컴은 연 매출 20억원을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탔다. 그런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속에서 제품 원가가 치솟고 현금이 부족해지는 상황에 닥치자 외부에서 투자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빠지게 됐다.

-당시 투자 조건이 어땠는지

▶"2006년 투자자 A씨가 투자를 하면서 '웅자'에 대한 상표권을 회사 이름으로 출원하자는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투자를 받은 후 제 지분이 35%로 줄었지만 "내가 대표인데 무슨 일 있겠어"라고 방심을 했지요." 

-그런데 왜 회사에서 쫓겨난 건지

▶"그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회사 자금 사정이 어려워졌습니다. 당시 현금이 급했어요. 그래서 2006년부터 함께 한 A씨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했죠. 그런데 A씨는 공동대표를 조건으로 융자를 받아주겠다고 제의했습니다."

"그런데 제 신용이 좋지 않아 회사 이름으로 대출을 받기가 어려우니 저에게 잠시 대표직에서 물러날 것을 권고했습니다. 높은 신용등급을 가진 A씨 본인이 대표이사로 있어야 대출이 수월하다는 이유에서였죠. 당시 저는 실무를 책임지고 A씨는 대표이사로 재무를 담당하면 큰 문제가 없으리라 판단하고 대표직에서 물러났습니다. 그런데 그게 오판이었죠. 법인 등기부 등본에서 제 이름이 빠진 날 바로 저는 회사에서 쫓겨나 빈털터리가 됐습니다. 딱 5일 걸리더라고요."

-자신이 창업한 회사에서 쫓겨나는 게 상식적으로 믿기 어려운데

▶"'웅자'에 대한 상표권을 회사 이름으로 출원한 게 결정적인 패착이었습니다. 제 이름으로 상표권을 갖고 있었더라면 내 회사에서 쫓겨나는 일은 없었을 겁니다. '웅자'의 권리자인 제 동의가 없으면 회사가 영리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이죠."

상표권이란 자신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타사와 식별하기 위해 만든 기호·문자·도형 등으로 상표권자는 해당 상표를 독점적으로 사용할 권리를 갖는다. '웅자닷컴'의 경우 모든 애견식품에 붙었던 '웅자'라는 이름과 웅자를 본 따 만든 캐릭터 등이 상표권에 해당한다. 강 전 대표의 경우는 자신이 만든 '웅자' 상표권을 회사에 넘겨 아무런 권리도 주장하지 못하게 된 게 회사를 빼앗긴 이유였다.

-'웅자'와 같은 상표권 분쟁이 흔한 일 같지는 않아 보이는데

▶"예전에 이경규씨가 만든 '꼬꼬면'도 비슷한 사례지만 저와 같은 케이스는 흔하지 않습니다." 

하얀 국물 라면으로 대박 신화를 만들었던 '꼬꼬면'도 상표권 논란이 인 바 있다. 2011년 개그맨 이경규씨가 KBS 예능프로그램에서 꼬꼬면을 선보였고 한국야쿠르트와 계약해 제품으로 출시했다. 하지만 당시 방송을 본 한 시민인 김모씨가 '꼬꼬면'에 대한 상표권을 먼저 출원한 뒤 상표권 수수료를 요구해 권리 분쟁이 일 뻔했다. 결국 여론의 질타를 받은 김모씨는 상표권 신청을 취하했고 '꼬꼬면'의 소유자는 이경규씨로 결정됐다. 이들의 사례는 상표권의 분쟁이 적지 않음을 보여준다.

-그 당시 변리사 등의 전문가의 조언을 받았더라면 실수를 피할 수 있었을 텐데

▶"투자를 성급하게 받느라 전문가로부터 상담받을 생각을 전혀 못했다. 상표권이 문제가 될 거라 꿈에도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후회가 크다. 만약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더라면 내 회사 지분이 과반도 안 되는 상황에서 상표권까지 넘기라는 요구는 나를 언제든지 쫓아낼 수 있다는 A씨의 의도라는 걸 파악할 수 있었을 겁니다. 따라서 A씨에게 차라리 지분을 더 주더라도 제 상표권은 넘기지 않았을 겁니다."

이와 관련, 전준 신전테크원 국제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는 이와 같은 경우 '라이선스' 계약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 변리사는 "(강 대표는) 일반적인 케이스가 아니지만 상표권 소유자를 법인으로 돌리자는 요구를 받을 경우 '라이선스' 계약으로 맞대응할 수 있다"며 "'라이선스'를 이용하면 상표권을 빼앗기는 위험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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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12일 '2013중소기업중앙회 간담회'에 참석한 강준배 쿠나이앤티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쿠나이앤티 제공
-회사에서 쫓겨난 뒤 무엇을 했는지

▶"사회에서 '실패한 사람'으로 낙인 찍히는 일은 굉장히 무서운 일입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더 그렇죠. 금융에서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에게서도 신용이 떨어져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힘든 시간을 보냈죠. 답답하더라고요."

"상표권이 뭐기에 내 인생을 망쳐놓나 하는 생각에 법을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상표법을 매일 10번 이상 정독했고 서울시와 특허청에서 지원을 받아 변리사와 상담을 받았어요. 그래서 2011년에 '웅자' 상표권을 찾아오려고 소송도 걸었습니다."

상표권 공부를 하며 사업에 실패한 원인을 분석하자, 강 전대표에게 재기의 기회도 찾아왔다. 2010년 서울시 '청년창업1000프로젝트'의 지원을 받게 된 것이다. 신용등급이 낮고 사업 실적도 미미했던 강 전 대표에게 유일하게 기회를 준 것이었다. 서울시 지원으로 '마마키'라는 브랜드와 캐릭터를 개발한 그는 2012년 2월 쿠나이앤티를 창업, 애완용품 사업을 다시 시작했다.

뒤이어 쿠나이앤티는 롯데마트의 '우수 중소생산자브랜드'(MPB)에 선정돼 2012년 6월부터 롯데마트 전국 매장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쿠나이앤티는 지난해 8억~1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엔 30억~4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빈털터리가 된 뒤 재기할 수 있었던 비결은?

▶"심리적으로는 '내가 누군가에 의해 주인공으로 선택받아 힘든 일을 겪는 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왜 드라마를 보면 주인공은 항상 우여곡절을 겪잖아요. 그런데 어려움을 극복하고 결국엔 성공하죠. 이런 드라마 주인공처럼 제 인생도 활짝 펴는 날이 반드시 올 거라고 믿었어요."

"실무적으로는 '상식'을 '지식'으로 바꾸는 노력을 한 게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어디서 '그렇다더라'는 식으로 들은 상식을 지식으로 바꿔야 해요. 그래야 사업을 하는데 생기는 각종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어요. 각종 정부지원을 받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아무도 알려주지 않아요. 자신이 찾아가서 묻고 또 물어야 해요." 

-후배 청년 창업가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학입시 실패, 취업실패, 등등. 실패라는 말을 너무 자주 쓰는 것 같아요. '꼬마 창업가'들에게 세상이 보는 결과값인 '실패'에 집착하지 말고 시행착오로 생각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인생'이라는 사업을 하는데 겪는 작은 실수일 뿐 실패가 아니예요. 그걸로 인생이 끝나는 게 아니잖아요?"

"그보다는 이미 끝난 사업을 정부지원금이나 각종 대회 상금으로 연명하는, 소위 '좀비기업'이 되는 것을 경계해야 해요. 절벽에 매달려 있어봤자 곧 떨어지게 됩니다. 하루 빨리 바닥을 찍고 이렇게 된 원인에 대해 공부하는 편이 훨씬 배울 점이 많을 거예요."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 슬로건과 함께 '제2의 창업붐'이 일고 있다. 하지만 창업시장은 냉혹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신생 기업이 5년 이후에도 생존할 확률은 28.3%에 불과했다. 소수 성공 신화만이 부각되는 요즘 재기에 성공한 강 대표의 실패 사례는 청년 창업가들에게 귀중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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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배 쿠나이앤티 대표와 그의 강아지 '웅자'/사진=쿠나이앤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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