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배당발’은 ‘무신사는 무료배송 당일발송’의 줄임말이에요. 주문한 택배가 도착할 날을 명확하게 안내하고, 일요일에도 배송한다는 게 핵심이죠. 현재는 무신사스토어 내에 무배당발 배지가 붙은 200여 개의 인기 브랜드 상품에 대해서만 적용되는 서비스예요.
무배당발은 3가지 서비스로 나뉩니다.
① 바로 발송은 오후 10시 이전에 주문하면 당일에 상품을 발송해 다음날에 도착하는 서비스로, 서울 및 경기 일부 지역에 한해서는 ‘주 7일 배송’이 적용돼요.
② 바로 교환은 교환을 신청하면 즉시 새 상품을 발송하는 거예요. 교환까지 무료인 건 아니지만, 원래는 상품을 받고, 상태를 확인한 후 다시 새 상품을 보내주는 형태였는데, 이 과정을 크게 단축시켰습니다.
③ 바로 환불은 주문을 취소하면, 택배사가 상품을 수거하는 즉시 환불이 완료되는 서비스예요. 상품별로 1회씩만 제공됩니다.
무신사의 배송 브랜딩
국내에서 패션 플랫폼 1위인 무신사가 ‘빠른’ 배송 서비스를 이제서야 시작한 건 늦은 게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요. 무배당발은 2023년 선보인 ‘플러스배송’을 리브랜딩한 서비스예요. 전체적인 서비스는 비슷하지만, 서울 및 경기 일부 지역에 한해 ‘주 7일 배송’을 한다는 게 차이점입니다.

플러스배송은 론칭한지 약 6개월 후, 세일 기간 물량 폭증에 대응하기 위해 서비스를 일시중단하기도 했는데요. 이후 적용되는 브랜드를 늘리고 서비스를 재정비한 뒤, 직관적인 이름으로 바꿔서 출시한 것으로 보여요. 이 부분은 큐레터에서 다뤘던 것처럼 배송의 영역에서도 브랜드를 만들고,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는 게 중요해질 거라는 흐름과 맞아떨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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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패션 커뮤니티, 온라인 댓글 등을 찾아보니 무배당발에 대한 반응은 대부분 긍정적이었어요. 원래도 택배라는 건 기다려지는 존재지만, 입고 싶은 옷을 빠르게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가 잇따랐고요. 여기다 온라인에서 쇼핑할 경우, 입어보지 못하니 사이즈, 핏 등이 잘 맞지 않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교환이나 환불이 바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칭찬하는 의견이 눈에 띄었습니다.
패션은 다른 카테고리에 비해 배송 속도가 비교적 중요하지 않다는 인식이 있지만요. 데이트 전날 급하게 옷을 주문할 수도 있고요. 급하게 면접이 잡혔는데 마땅한 옷이 없는 경우도 있어요. 에이블리, 지그재그 등 여성 패션 플랫폼에서는 꽤 오래전부터 ‘배송’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물류 자회사까지 있는 무신사의 입장에서 이런 강점을 놓칠 수 없죠.
무배당발, 계속될 수 있을까
다만, 이게 유지될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많은 이커머스 기업들이 그렇듯, 무배당발은 협업관계로 운영되는 거니까요. 무신사는 ‘딜리박스(중앙일보M&P의 물류 브랜드)’와도 협업하고 있고, ‘무신사 로지스틱스’라는 물류 자회사를 통해서 풀필먼트 사업을 꾸려가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요. CJ대한통운이 무배당발 서비스의 주축으로 보이거든요.
무배당발이 적용되는 상품을 모두 클릭할 수는 없었지만, 확인한 건 모두 CJ대한통운이 배송을 담당했습니다. 또한 1:1문의로 무배당발의 배송을 맡은 곳은 CJ대한통운과 딜리버리(딜리박스의 오타인 것으로 추측돼요)라고 답변을 받았고요.

여기서 우려되는 이유는 CJ대한통운의 주 7일 배송에 대해 불협화음이 들려오기 때문이에요. 택배노조와 CJ대한통운 간의 수수료 등의 협상이 아직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않았거든요. 이 부분은 일요일 배송의 구조적 문제로 지적되기도 합니다. 일요일이 다른 날보다 물량이 적으니까 배송해야 할 범위는 넓어지고, 효율은 떨어지는데 지금의 수수료로는 이게 극복이 안 되는 거죠.
만일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CJ대한통운과 협업한 주 7일 배송 서비스에는 차질이 생깁니다. 무배당발의 경우 도착보장일보다 늦어지면 적립금을 제공하긴 하지만, 이게 반복되면 ‘미완성 서비스’로 여겨질 수도 있겠죠. 다른 택배사들도 주 7일 배송 서비스를 시험하고 있지만, 현장의 택배기사들과 완전한 합의를 이뤘다고 보긴 어렵고요.
글로벌 무신사가 되는 첫걸음
게다가 무신사에게 무배당발은 단순 혜택이 아니에요 국내 패션 플랫폼 1위(지난해 기준 거래액은 4.5조 원)로서 배송까지 책임진다는 전략적 선언에 가까워요. 소비자에게는 편의성을, 패션 브랜드들에게는 ‘입점해야 할 플랫폼'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죠. 무배당발의 성과가 좋을수록 이러한 물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무신사에 입점하고, 풀필먼트 서비스를 이용하는 브랜드는 늘어날 거예요.

이 물류 경쟁력은 무신사의 글로벌 진출 전략과도 맞물립니다.
최근 ‘2025 무신사 글로벌 파트너스 데이’ 행사에서 박준모 무신사 대표는 해외 진출 계획을 공개했는데요. 핵심 전략 중 하나가 ‘무신사 풀필먼트 서비스(MFS)’입니다. 무신사의 물류센터에 상품을 입고하면, 해외 고객의 주문에도 대응하는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거죠. 국제 물류, 통관, 현지 배송 등을 해결하는 파트너가 되겠다는 포부예요. 5년 내 글로벌 거래액 3조 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무배당발 서비스는 글로벌 무신사로 나아가는 과정의 상징적인 첫걸음이니 만큼,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것이 중요한 듯 보이는데요. 나아가 아직 공식적으로 밝힌 바는 없지만, 무신사의 IPO도 멀지 않은 것으로 보여 더 큰 변화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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