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퍼포먼스광고는 끝나지 않았다.
다만 시대가 바뀌었을 뿐이다.
저는 광고 업계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왔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플랫폼이 등장했다가 사라지고 과열 경쟁으로 인해서 광고의 성과는 떨어지고, 마케터들의 고민은 많아 졌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위기는 결이 다릅니다. 이번엔 단순한 ‘플랫폼의 교체’가 아닙니다. 시장의 본질 자체가 바뀌고 있습니다. 이제 대부분의 광고주는 더 이상 광고대행사에 ‘기대’를 하지 않습니다. 광고비를 1억 원 써도 수익이 9천만 원이라면, 그 즉시 당연히 계약은 종료됩니다. 성과가 보장되지 않으면, 브랜드 철학도 크리에이티브도
그저 ‘비용’으로 간주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성과조차 예전만큼 잘 나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2. 알고리즘은 더 똑똑해졌고, 우리는 더 불리해졌습니다.
한때 우리는 '룰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알고리즘을 이해하고, 입찰 전략을 세우며, 클릭률과 전환률을 조합해 매출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광고 플랫폼들은 머신러닝 기반 자동 최적화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Meta의 캠페인, Google ads, 네이버의 자동화 행보 ( 최근 AD BOOST 까지 )
이제는 예산만 입력하면 AI가 집행부터 분석, API 활용하면 자동 보고서 출력 및 그것에 대한 미래 수치에 대한 예상 앞으로의 대응책 까지 마련을 해줍니다.
그렇다면 마케터는 과연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단순한 매체 운영이나 데이터 분석은 더 이상 차별화되지 못합니다.
단가는 오르는데 효율은 낮아지고 있고, '사람이 개입해야 할 영역'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3. 그래서, 마케터는 어떤 존재가 되어야 할까요?
많은 분들이 AI의 등장을 ‘위협’으로 느낍니다. 특히 마케터는 텍스트를 쓰고, 디자인을 만들고, 데이터를 보고 판단하는 일을 해왔기 때문에, 그 영역 대부분이 GPT,GEMINI 같은 도구들로 대체될 수 있다고 느낍니다.
실제로 일부 업무는 이미 대체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AI가 모든 것을 '아직까진' 대체할 수는 없다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광고에서 가장 본질적인 핵심은 “무엇을 전달할지”와 “어떻게 클라이언트와 고객의 마음을 움직일지”이기 때문입니다.
AI가 대체하지 못할 마케터의 핵심 영역 4가지
3_1. 문제 정의 능력 (Problem Framing)
단순히 데이터를 읽는 것이 아니라, 사업 맥락 속에서 핵심 문제를 추출하는 능력입니다.
예: 고객 이탈률이 높다는 데이터만으로는 원인을 알 수 없습니다. 진짜 문제는 UX인지, 가격인지, 신뢰도인지, 경쟁사의 전략인지 해석하고 구조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AI는 ‘무엇이 문제인지’를 정리해주지 않습니다.
데이터를 줄 뿐, 해석의 방향과 우선순위는 사람의 역할입니다.
3_2. 감성 설계 능력 (Emotional Framing & Positioning)
고객의 ‘심리’와 ‘언어’를 이해하고 조율하는 능력입니다.
예: 같은 제품도 “건강식”으로 말할지, “가벼운 한 끼”로 말할지에 따라 전혀 다른 브랜드 이미지와 구매 전환율이 발생합니다. (AI를 활용)
AI는 논리를 제시할 수 있지만, 사람의 맥락과 감정 흐름을 설계하진 못합니다.
“고객은 왜 이 순간, 이 문장에 설득되는가”를 꿰뚫는 능력은 인간의 고유 영역입니다.
3_3. 브랜드 스토리텔링 및 전략 설계 (Narrative Strategy)
브랜드의 정체성과 시장 포지셔닝을 일관되게 풀어가는 전략 능력입니다.
브랜드 메시지를 기획하고, 콘텐츠에 녹이고, 전체 마케팅 퍼널에서 논리적/감성적 전개를 설계하는 능력이 포함됩니다.
3_4. 관계 설계 및 비즈니스 이해 (Client Insight & Biz Literacy)
광고는 결국 사람의 사업을 성장시키는 일입니다.
광고주는 단순히 집행 잘하는 마케터보다, “내 사업을 이해하고, 내가 놓친 기회를 짚어주는 파트너”를 원합니다.
AI는 광고주의 내부 조직 문화, 의사결정 구조, 이해관계까지 파악하지 못합니다.
‘사업 파트너’로 인정받는 마케터는 절대 대체되지 않습니다.
이처럼 마케터가 갖춰야 할 진짜 경쟁력은 툴을 다루는 기술이 아니라, 해석하고 조율하는 전략적 직관과 인간적 통찰입니다.
따라서 지금 마케터에게 필요한 핵심요소는 2가지 인것같습니다.
[ 데이터를 읽는 기술이 아니라, ‘문제를 정의하는 힘’]
- 도구를 익히기보단, 데이터를 사업 관점에서 해석하는 훈련
- KPI 분석 → 문제 재구성 → 해결 우선순위화 → 가설 설계 → 커뮤니케이션 전략 흐름으로 연습해보세요.
[ 클라이언트를 전략적으로 해석하는 법]
- 고객사 BM, 수익구조, 퍼널 문제를 파악하고, 광고 외적인 솔루션까지 제안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이것이 마케터가 단순 대행이 아니라 ‘전략 파트너’로 인정받는 핵심 조건입니다.
4. 마케터의 브랜드화: “결국, 당신은 누구입니까?”
수많은 광고를 만들어오면서도, 우리는 정작 우리 자신을 브랜딩하지 못했습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합니다.
내가 어떤 업종에 강점이 있는지, 어떤 크리에이티브를 설계할 수 있는지, 어떤 캠페인으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었는지를 명확히 증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내가 만든 콘텐츠가 이 브랜드의 인식을 바꾸었다.”
“내가 설계한 캠페인으로 매출 0원에서 월 1억까지 올렸다.”
이런 서사와 실적이 있어야 사람들은 당신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마케터도 네트워크와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자신만의 채널을 운영하고, 콘텐츠를 만들며, 전략과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마케터.
‘개인이 곧 브랜드’인 시대에서, 마케터 역시 브랜드가 되어야 합니다.
5. 대행사는 왜 존재해야 할까요?
여기까지의 내용은 어찌 보면 개인 마케터에 대한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결국 이 모든 논리는 우리가 운영하는 광고대행사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사실을요.
광고대행사는 이제 단순히 '광고를 대신 해주는 외주팀'이 아니라,
클라이언트의 전략 파트너이자, 고객 인식을 전환하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AI는 집행을 대신할 수 있어도,
브랜드의 본질을 해석하고, 소비자의 감정을 설계하며,
사업의 전반적인 연결고리를 만들어내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입니다.
우리가 존재하려면, 그 고유한 역할을 우리가 선점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바로 ‘대체 불가능한 마케터’가 있어야 합니다.
그들이 모여 있는 조직이 바로 리드하는 집단이 될 것 이라 생각됩니다.
다음시간에는 또 다른 주제로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