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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받는 CEO 3년 연속 선정, 올리브영 1위 크림 닥터지 리더가 전합니다.

김소희의 One Day One Trend·2,503·2017. 11. 29

ETSY의 아마추어리즘

ETSY GOES BEYOND AMATEURISM

 

 

안냐세요~ 저는 컨디션의 난조를 거듭하고 있어요. 어제는 감기도 나아지고 모처럼 맛사지 받는다고 갔다왔는데, 우째 여드름..? 뾰루지..? 뭐 그런 것이 한가득 올라왔네요. 내 얼굴에다 무슨 짓을 했을까..? 이거 다 없어지기는 할까..? 아님 내 못난 피부 탓일까..? 새로운 고민이 시작되고 있어요. ㅠㅠ

 

오늘은 말이죠. ‘깨어진 동화’에 관한 이야기에요.

 

우린 가끔 “꿈의 직장”에 관한 이야기를 듣곤 하잖아요?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등 ‘세상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회사’로 꼽히는 회사들 말이에요. 건강식단을 갖춘식당과 피트니스 센터, 놀이방, 자유로운 출퇴근, 시간을 압박하지 않는 리더..듣기만 해도 정말 천국간은 그런 조건의 회사들이 세상엔 있으니까요.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드리자면요.

 

과연 저들은 ‘꿈의 직장’을 마련해 놓았기에 직원들의 힘으로 오늘날 같은 결과를 내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저런 꿈의 직장을 운영하고도 남을 천문학적 부가가치를 거두어들이고 있기 때문에 그 일부를 그저 직원들과 셰어하고 있는 걸까요?

 

누군가에겐 명확한 이 질문에 대답이 누군가에겐 명확하지 않은 게 현실이죠. 그렇기 때문에 세상엔 여러가지 시도가 펼쳐지구요.

 

오늘 ‘좋은 경영’을 하려다 수렁에 빠졌던 두 기업 이야기를 들려드릴께요. 하나는 Etsy이고, 다른 하나는 리바이스랍니다.

 

 

Etsy의 속사정

 

Etsy는 제가 ODOT에서 한번 소개한 바 있었어요. (여기 클릭) Etsy는 핸드메이드 디자이너나 장인, 아티스트들이 자신의 작품을 판매하는 플랫폼이에요. 최근들어 소비자 취향이 다양해지고 마이너한 것들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Etsy는 그야말로 개미군단의 대박을 터뜨린 회사죠. 거기다 거래건당 3.5%라는 착한 수수료를 걷고 있고, 스스로도 여성 예술가들을 돕는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는 이른바 ‘좋은 회사’의 대표 사례에요.

 

제가 이 기업을 ‘대단한 기업’이라고 소개했던 게 올 2월. 실제로 Etsy는 아직도 대단해요. 이번달 초 있었던 2017년 3분기 실적발표에서도 Etsy의 수익은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1억 500만 달러를 상회하여 1억 640만 달러를 기록했어요. 이 수치는 전년도 매출 8억 760만 달러에 비해 21.5% 나 개선된 수치죠.

 

요 몇년 Etsy의 매출을 한 번 볼까요?

 

 

 

Etsy의 전망은 밝은 편이에요. 2015년 성공적으로 주식을 공개했고, 영업이익률도 지난해부터 최근 플러스로 돌아서서 겉으로보기엔 모든 것이 잘 돌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답니다.

 

“저렇게 좋은 기업이 저렇게 잘 되니 얼마나 좋아”라고 외치기 딱 좋아 보이죠.

 

하지만 실제 속사정은 이와는 많이 달랐어요. 며칠전 뉴욕타임즈에는 “Etsy 혁명의 인사이드”라는 기사가 실렸답니다. 여기에는 Etsy를 이끌고 있는 CEO Josh Silverman이, 2016년 부터 Etsy를 어떻게 이끌고 왔는지 상세한 내용이 적혀있었죠. 그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에요.

 

Etsy의 IPO를 이끌어냈던 이전 CEO Dickerson은 이상주의자였던 것 같아요. 그는 2012년 회사에 ‘B인증(사회와 환경을 생각하는 선의의 기업으로서의 인증. 파타고니아도 이 인증을 받았어요)’을 받아요. 좋은 기업이 되고 싶었던 거죠. 그리고 평일에는 직원들에게 명상과 요가 수업이 제공했어요. “Y’all Hands”로 알려진 전사적 인 모임에선 직원들의 음악 공연이 열렸고, 첫아이를 낳은 부모는 6 개월간 완전 유급 육아 휴가를 받았죠.

 

이 방식은 한 동안 회사를 고무시켰어요. 직원들은 자신들이 좋은 회사를 다니고 있다고 믿었죠. 그러나 직원이 1000명이 넘어가고 있는 시점에서도 Dickerson은 Office Hour라는 걸 운영하고 있었어요. 이 건 뭐냐면, 이 시간에는 직원들이 다같이 모여 CEO에게 무엇이라도 질문하고 대답을 들을 수 있으며 누구나 자기 생각을 오픈해서 말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이이에요.

 

이런 식으로 회사 문화가 모두가 다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보니, 너무나 많은 생각들을 어필하려는 경우가 많았어요. 자신의 생각을 서슴없이 전하고, 받은편지함에는 불필요한 내용들이 넘쳐났죠. 그런데 Dicekrson은 이런 다양한 의견을 처리하기엔 IT적 안목이 떨어지는 인물이었답니다. 자체 서버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아, 왜 AWS나 구글 클라우드를 쓰지 않느냔 얘기가 나올 정도였으니까요.

 

주식 공개 후 주가가 곤두박질치자 이사회에선 Josh Silverman을 CEO로 임명해요. 그리고 Dicekrson이 해임되던 날, 무려 80명의 직원들이 같이 해고 되죠. Silverman은 2개월 뒤, 추가로 더 많은 사람들을 해고했어요. 그야말로 ‘좋은 기업’의 잔치는 끝나버리는 순간, 꿈에서 깨어나는 순간이었달까요.

 

뉴욕타임즈는 당시 Etsy의 사황을 ‘관리자가 너무 많아서 관리자가 적었다’고 쓰고 있어요. Silverman은 이렇게 말했답니다. ‘더 많은 관심과 긴급함에 대한 인식이 필요합니다. 우린 사람들을 빼고있지만, 더 많은 일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출처:뉴욕타임즈 이분이 Silverman씨에요

 

그는 비효율을 걷어내는 대신, 책임과 효율을 강조했어요. 현재 Etsy의 지표는 발전하는 중이지만, 그 이면에는 이런 내부 혁신이 지속되고 있죠. 일각에선 그가 기업의 가치관을 이해하지 못하고 망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와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한 가지 확실한 건 사회적 선의를 가진 기업이 주식공개의 길을 걸었던 건 앞뒤가 안맞는 결정이었어요. 소비자와 직원에게 좋은 존재이고 싶은 만큼, 기업은 투자자에게도 좋은 존재여야 하거든요. 특히 주식을 공개한다는 건, 개인 투자자들에 대한 책임도 기꺼이 지겠다는 약속과 같은 거에요. 좋은 일을 하게끔 누군가 대가없이 투자해주길 바란다면 이건 정말 아마추어가 아닐까요.

 

 

리바이스의 밥 하스 해프닝 

 

간혹 좋은 경영자가 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서 ‘소비자’나 ‘투자자’보다는 ‘직원들’을 우선시하는 경우를 보게 되요.

 

안된 얘기지만 이런 사람들은 CEO로서의 자질이 부족하단 생각이에요. 좋은 사람과 좋은 CEO는 정말 다르거든요. 이런 CEO들은 자칫 투자자의 돈을 빌어 직원들에게 복지를 베풀려다가 결국 직원들을 대량으로 해고 되게 만들기도 해요. 경영자의 Job은 유토피아 건설이 아닐 ‘기회창출’에 있음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요.

 

Etsy와 같은 소위 ‘선의의 뻘짓’으로 회사를 위기로 몰고 갔던 사례로 가장 유명한 건 90년대 리바이스일 거에요. 당시 리바이스를 이끌었던 로버트 밥 하스(Robert Bob Haas)는 정말로 좋은 사람이었답니다. 버클리와 하버드 MBA를 마쳤고 매킨지에서도 컨설턴트로 일했던, 리바이스 가문의 후계자이자 당시 유명인사였어요.

 

로버트 하스. 밥 하스라고도 해요. 좋은 사람 맞고요. 재단도 세우고 학교도 세웠답니다. 출처 Haasjr.org

 

그는 좋은 회사를 만들고 싶어했죠. 그는 리바이스에서 Dockers를 성공시키는 등 꽤 훌륭한 실적도 몇몇 남겼어요. 하지만 회사를 근무자들의 유토피아로 만들고 싶었던 그의 리엔지니어링은 그야말로 대 재앙이었죠. 무려 8억 3천만 달러(1조원)에 달하는 컨설팅으로 진행된 어이없는 프로젝트였어요.

 

그는 경영진의 보너스 중 1/3이 “열망감”을 반영하도록 리바이스의 보상 플랜을 변경했어요. 신기하죠? ‘실적’이 아닌 ‘열망감’을 측정하여 보너스를 준다는 게요. 그는 직원들을 더 “열망하게” 만들기 위해 80개의 태스크포스팀(이건 나중에 200개로 늘어나죠)을 배치했어요. 어떻게 하면 더 만족스러운 직장이 될까. 그래서 ‘일과 가정 대책 본부’란 곳에서는 25,000 페이지의 설문지를 17,000 명의 직원에게 보냈답니다. 허걱이쥬?

 

또 좋은 회사가 되기 위해 ‘글로벌 소싱 팀’은 9개월 동안 Levi의 해외 계약자를 최대한의 노동 관행 기준에 맞추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작성했어요. ‘다양성 포커스 그룹’이란 것도 생겼는데요. 여기선 백인 남성 관리자와 여성 및 소수 민족을 짝을 지어 인종 및 성별 고정 관념을 토론하는 오프사이트 세션을 조직했죠. 너무도 산만한 많은 시도가 한꺼번에 이뤄졌어요.

 

당시 Levi의 직원들은 리더십, 다양성 및 윤리적 의사 결정을 다루는 3부분으로 된 10일 코스 인 회사의 “핵심 커리큘럼”에 참석해야 했어요. 적어도 한 명의 고위 관리자가 참여한 20명의 직원 그룹은 취약점을 논의하고 가장 깊은 두려움을 공유하는 심도있는 논의를 가졌답니다.

 

이 방식은 엄청난 비효율을 불러왔고, 더 큰 문제는 어설픈 회의문화가 심어지면서 생긴 특이한 하극상이랄까요? 회의를 통해 설득하지 않는 한 직원들을 움직이게 만드는게 어려웠다고 해요. 그러다보니 그룹의 의사 결정은 끝이없는 회의, 태스크 포스, 메모 및 전자 메일로 변질되 버렸어요.

 

한번은 회사 내의 모든 직책을 재정비 하겠다면서, 직원 모두에게 원하는 직책에 다시 신청을 하도록 했죠. 이 때 직원들은 사실 겁에 질렸다고 해요. 원하는 자리를 얻지못하거나 그만두는 직원도 속출했구요. 밥하스는 그저 생계를 위해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에게 어쩌면 지나치게 많은 걸 바란 건 아니었을까요.

 

밥하스가 이런 뻘짓을 하고 있는 동안 한때 80억불에 육박했던 리바이스의 매출은 반토막이 나버렸답니다. 당시 리바이스는 상장기업이었고, 휴지조각으로 추락하는 주가는 엄청난 투자자들의 반발을 불러왔어요. 밥하스는 좋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결국 스스로 상장기업에서 내려오는, 즉 주식을 모두 가족이 재인수하는 절차를 밟아요. 그리고 그가 CEO에서 내려오면서 리바이스에서 벌어졌던 유토피아 대실험은 막을 내리죠.

 

지금도 리바이스의 매출은 40억대에서 왔다갔다 해요. 전성기 때의 기회를 잊어버린지 오래죠. 밥하스는 ‘컨설턴트가 사업을 하면 망하는 이유’ 혹은 ‘선의의 경영자가 어떻게 기업을 해치는가’ 등등에 빠지지 않는 사례로 이름을 올리고 있답니다. 물론, 그를 아는 모든 사람들은 말해요. 밥하스는 내가 아는 가장 좋은 사람 중 하나일 것이라고요.

 

한 가지 놀라운 점은 리바이스는 아직도 노동자복지에 있어선, 가장 적극적인 기업 중 하나랍니다. 밥하스는 경쟁자들이 중국에 생산처를 만들고 있을 때 인권문제가 염려된다며 중국 생산을 철회했던 고집스런 인물이에요. 그런 그의 정신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고 여러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답니다. 과연 이런 시도들은 어떤 결말로 이어질까요?

 

리바이스의 멕시코 공장. 주변 공장에 비해 매우 좋은 여건이에요.

 

 

여러분은 ‘프로’인가요?

 

사업을 하려면 정말 ‘프로의식’이 필요하죠. ‘좋은 사람이 잘 되야 한다’라는 건 ‘옛날 어느 마을에’와 같은 모호한 배경속에 펼쳐지는 동화에서만 가능한 일이에요. 실제 비즈니스에서 좋은 사람이란, 투자자에 대한 책임, 소비자에 대한 책임을 먼저 지는 사람이고, 그런 책임을 직원들에게 일깨우는 사람들이거든요. 이런 책임을 일깨우는 사람들이라면, 충분한 열매를 거두었을 때 기꺼이 직원들과 나눈답니다.

 

열매도 없는데 나누려는 사람들은 아마추어에요. 물론 그는 좋은 사람이겠지만, 결코 복잡한 비즈니스 환경속에서 난관을 극복해가며 기회를 창출하기엔 부족한 사람들이죠. 또 한가지 알아두어야 할 점은요. 유능하고 좋은 직원일수록, 당장의 복지보다는 경영자의 책임있는 의식을 존경하게 되는 법이랍니다. 인재들일수록 멋진 CEO와 함께 역사를 쓰는 현장에 함께 있고 싶어해요.

 

좋은 사람이 능력자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좋은 사람이 무책임해지기 쉬운 세상이란게 참 잔인하죠. 하지만 하핫 어쩌겠어요~ 세상의 이치가 그러한 것을.

 

오늘 좀 심각했쥬? 낼봬요~~

 

 

 

 

ⓒ김소희트렌드랩 김소희  

ETSY경영자리더십리바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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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
서울대학교 의류학과 졸업
LF 인디안 아이비클럽 베이직하우스 컨설턴트
홍콩무역협회 초청 2008 홍콩패션위크 세미나 간사
국제패션포럼 2008 Prime Source Forum 한국 대표 패널
말콤브릿지(Malcom Bridge) 대표
김소희트렌드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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