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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의 자격...

2010.05.07 13:52

wildwolf

조회수 4,875

댓글 20

사진관님이 올리신 포털사이트간의 경쟁구도에 관한 글을 읽고,
승자의 자격에 대한 고민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사진관님의 글에도 나와 있듯
최후의 승자는 고객의 마음을 얻는 곳이 될것입니다.
당연한 이치이죠...

헌데, 그 당연한 문장을 읽다가
저는 잠시잠깐 혼란스러워졌습니다.

고객의 마음을 얻는다...

시장점유율 최대치를 압도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일등 업체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 시장을 생각할때, 그 일등업체를 제일 먼저 연상합니다.
심지어 그 업체가 분명 불편한 요소, 눈에 보이는 단점들을 가지고 있는데도
시장 = 일등업체라는 오랜기간 동안 다져진 인식에 따라
눈을 돌리면 더 괜찮은 곳이 있음에도 그 업체를 계속 이용하는 사람들도 상당수입니다.

2등 업체는 계속 개발합니다.
더 나은 디자인, 기능의 상품, 좀 더 저렴한 가격,
보다 풍부한 서비스메뉴, 그리고 공격적인 광고/홍보 활동...

하지만,
이미 일반화(?)에 가까운 인지도를 확보한 1위 업체의 아성을 무너뜨리는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눈을 의식하며 삽니다.
어렸을때부터 소속 사회에 걸맞는 양식에 맞추어 성장하고, 키워졌기 때문에
그 소속 사회 집단이 인정하지 않는 행동에 대해서는
"다르다"가 아니라 "나쁘다"로 인식하곤 합니다.
그래서 창의적인 생각이 쉽지 않고, 혼자 있을때 조차도
사회약속을 벗어나는 행동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떤 판단을 할때도
완벽한 주관 보다는 보이지 않는 눈과, 소리를 의식하게 됩니다.
그래서 "대세가 아닌 선택"을 한다는 것은 하나의 도전이고 모험이 되기도 합니다.

자기 자신은 그 선택이 옳다고 생각해도
막상 실행에 옮기려 하면, 그 결과가 안 좋을 경우 사람들에게 핀잔 받을 것을 두려워 합니다.

제 값 주고 자동차를 계약하면 바보가 됩니다.
영업사원에게 이것저것 요구하고 최대한 무언가 받아내는 것이 맞는 행동입니다.
왜냐하면, 보이지 않는 사회적 요구가 그것을 원하고 그런 행동을 좋은쪽으로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대세가 된 일등업체는
사회적 약속에 부합할 수 있는 최고의 조건 입니다.
모두가 알고 있는 업체는 해당 시장에서 개인이 당연히 우선순위로 선택해야 하는 일순위 입니다.

그 시장과 관련된 주변 분야 업체들도 일등 업체를 위해 편의를 개발하고,
호환성을 유지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깁니다.
일등업체가 아닌 다른 업체를 우선으로 호환성을 준비하는 것은,
자동차를 살때 제값 주고 사는 것처럼 비난을 받고, 책임을 문책당할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승자가 되기는 어렵지만,
승자가 되어 어느정도의 시간에 대한 방어전을 끝낸 일등 업체를 공략하기란 이렇게나 쉽지 않습니다.

고객이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을 뻔히 알면서도
그 업체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어려운 싸움에서
새로운 승자가 되려고 하는 이들은 과연 무엇을 생각해야 할까요?
이미 사회적 약속에 묶여 있고, 승자가 제공하는 규칙에 익숙해진 상태의 고객들을
우리는 과연 어떻게 만족 시킬 수 있을까요?
과연 그들을 만족시키는 것이 승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일까요?


다시 최근에 이야기를 나누었던 결혼정보업체 ***과 **를 생각해 봅니다.
**는 결혼 중개업 시장에,
결혼정보제공업 시장이라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며,
고객들에게 "다른 가치"로 다가가 시장의 성격을 바꾸고 일등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상당 시간 동안 훌륭한 방어전을 치루어내고
네이버와 같은 대세가 되었습니다.

시장을 창출하고, 선도하는, 그리고 시장을 떠올리면 같이 연상되는 이름을
듀오는 가졌습니다.
고객은 그 이름에 가장 익숙하고, 노력하는 다른 경쟁사들이 억울할 만큼의 맹목적인
인식률을 보여줍니다.

대세를 갖춘 세력은 스스로 무너질 순 있어도,
누가 그 대세를 꺾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대세로 인정하는 그 시장은 그 일등 업체의 시장이 되버렸기 때문입니다."
그 누구보다 고객 자신들이 그렇게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저는 차라리 고객을 만족시키길 포기하자고 합니다.
결국, 최종적으로 고객을 만족시키자는 뜻은 같으나,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고객을 만족시키려는 시도들은 하지 말자고 주장해 봅니다.

결혼중매 시장을 결혼정보제공 시장으로 바꾸어 버리는 것처럼,
고객에게 시장의 다른 가치, 다른 모습, 다른 가능성을 제공하는 것으로
새로운 패권을 차지할 수 있는 전략을 짜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런식으로 다시 네이버로 돌아가서,
네이버에 익숙해져있는 세상, 네이버=정보 수집의 첫관문으로 인식되어 있는
이 시장에 우리는 어떤 새로운 가치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참 크고 어려운 얘기라 고민을 많이 해봐야 겠습니다만,
야후가 결국 한국을 네이버에게 내주었을때,
네이버가 "어떤 새로운 가치"로 승부를 내었는지를 고민해 보는 것이 힌트가 될 것 같습니다.


저는 그 새로운 가치가 지식인 검색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단편적인 생각일 수 있으나,
포탈이 가질 수 있는 다양성에 대한 수평적 확장만을 야후, 다음이 추구할때,
네이버는 전혀 새로운 패러다임의 정보 획득 수단을 제공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 고객이 필요하다고 요구하지는 않았으나,
고객의 잠재적 필요성에 부합되는 강력한 기능이었기 때문에 고객들은
야후와 다음을 버리지 않으면서 네이버로 이동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음까페를 유지하며, 다음메일을 유지하며 네이버로 이동했지만,
결국 2차적 기능인 까페와 메일보다 더 접점이 많은 1차적 기능,
즉 첫페이지에서 활동하게 되는 검색기능을 자주 사용하게 되다 보니
네이버에 대한 의존도가 점차 커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시장의 구도가 바뀐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한게임을 비롯한 다양한 요인들도 네이버의 승리에 물론 중요한 기여를 했겠지만,
저는 이런식으로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승자의 자격을 획득하기 위해
우리는 고객의 만족을 얻어 내야 합니다.
고객의 선택을 얻어 내야 합니다.

하지만,
이미 승자의 권력이 시장을 획일화 시켜 버린 정도의 상태라면,
전쟁을 바라보는 관점과 방법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야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사람들의 굳어버린 습관과 사고를 승자에게서 떼어낼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들이 승자와 나 사이에서 어떤것이 옳은 선택인가를 고민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선택후의 결과에 대해서 사회적 시선을 걱정할 필요 없도록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려면,
지금 승자가 패권을 쥐고 있는 방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 다른 방식!
다른 패러다임!

저도 언제나 그걸 찾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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