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로그인 중단 안내

계정으로 로그인 기능이 2023년 11월 16일 중단되었습니다.

아이보스 계정이 사라지는 것은 절대 아니며, 계정의 이메일 주소를 이용해 로그인 하실 수 있습니다.

▶️ 자세한 공지사항 확인

다시 처음으로.

2011.06.21 01:35

wildwolf

조회수 3,344

댓글 11

33세때 나는 작은 오아시스가 있는 사막 하나를 만났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지도자는

안정적이고 풍요로우며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고 싶다고 나에게 말했다.



나는 약속을 했다.

나는 본래 이 사막을 건너 다른 도시를 가는 길이었으나

이곳에 당신들이 원하는 도시가 만들어 지도록 힘을 보태고 노력해 보겠노라고.



처음엔 그곳의 지도자만이 내가 쓰는 말을 알아들을뿐

아무도 나의 말을 알아듣지 못해 애를 먹었다.



그래서 나는 그들에게 도시를 기획하고 만드는법을 가르쳐 주기 전에 그들이 쓰는 언어부터 배워야 했다.



처음엔 그곳의 지도자만이 나를 믿어줄뿐

아무도 나를 믿지 않고 경계하거나 멀찍이서 관찰하기만 했다.



그래서 나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찾아다니며 내가 진심으로 그들이 원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내가 배우고 익혀온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득을 해야했다.





세월이 흘렀다.

처음 생각했던 시간 보다 오랫동안 머무르게 되면서

나는 이질감과, 외로움, 향수병에 시달리며 수없이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을 이겨내며

서서히 사람들과 함께 도시의 토대를 닦고 외부의 사람들도 방문할만큼의 가능성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하지만...



도시가 커지고, 견고해지면서

나는 불안해 지고, 두려워졌다.

사람들의 시선이 조금씩 변해가고 있음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방인의 몸으로 와서

수로를 만들고 건물을 세우는 모든 순간에 앞에 서서 지휘하는 나의 모습은

그들에게 결국 도시를 만들어 제것으로 가지려고 하는 야심을 지닌 모습으로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억울했다.

나는 괴로웠고,

나는 해하고도 달하고도 별하고도 의논할 수 없었기에 늘 무겁고 어두운 가슴을 품고 살아야 했다.































이건 사는 것도 아니고,

이건 올바른 길도 아니고,

이건 행복과도 상관 없고,

이곳은 내가 있을 곳이 아니다.



그리고 지금 내 자리는 내 자리가 아니다.





















나는 행복하게 살고 싶을 뿐.







나는 38세가 되어

다시한번 허무함과 함께 세상 사는 요령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나는 슬프다.















































나는

























다시 33세의 나로 돌아가,

그때 만났던 그 작은 오아시스가 있던 사막을 뒤로 하고

이제는 그곳에 있는 몇사람의 친구만 기억하기로 한다.



























나는



잊고 있었던 나의 여행을 다시 시작한다.

































이전 보다 모질고 단단해진 가슴으로.
목록
댓글 11
댓글 새로고침
로그인 후 더욱 많은 기능을 이용하세요!아이보스 로그인
아이보스 칼럼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