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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의 One Day One Trend·1,260·2017. 07. 12

오늘날 명품의 정당성

THE VALIDITY OF ‘LUXURY’ IN 2017 

 

 

안냐세요~ 오늘부터 다시 푹푹 찐다네요!

 

오늘이 초복이라는데 이 따 점심때 일찍 삼계탕집으로 고고씽하셔서 미리미리 자리 맡으시기 바래요~

 

요즘 Kering과 LVMH가 된 서리를 맞고 있어요. 바로 이들의 Made in Italy 정책 때문이죠. LVMH 사례는 아마 아실 거라고 생각해요. 영국의 The Guardian지가 잠복 르뽀를 통해 밝혀내었죠. Made in Italy라고 라벨이 붙어있는 루이비통의 신발은 실은 루마니아에서 90%  만들어지고 이탈리아로 수출, 여기서 밑창 작업만 한다구요. 자세한 기사는 여기 클릭.

 

그런가 하면 Kering 또한 판매처로부터 소송을 당한 상태에요.  Kering의 선글라스 도매업자인 Selima Optique가 “Made in Italy”라벨링에도 불구하고 Kering이 중국제 안경류를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어요. 즉, 중국안경에 Made in Italy 라벨을 붙였단 얘기에요.

 

Selima Optique가 그런 주장을 하게 된 이유는, 어느 날 선적받은 제품을 까보았더니, 같은 브랜드임에도 어떤 건 Made in China, 어떤 건 Made in Italy라고 라벨이 붙어 있는 걸 보게되었더라, 하는 데서 출발해요. 대체 이게 뭥미? 란 생각이 충분히 들 수 있는 상황이죠.

 

Kering의 답변은 원래 Made in China로 진행하는 물량이 따로 있기는 하나, 이번에 Selima Optique가 밭은 2개 라벨의 혼용은 라벨을 잘못 붙인 것이지, 실제 Made in China인 것은 아니라는 거에요. 단지, 한 창고에 산지가 2개인 제품들이 들어오고 2 종의 라벨이 관리되다보니 실수가 일어난 것이라구요.

 

사실 그럴 수도 있어요. 그러나 이 두 사건은 명품들의 존립근거에 대한 또다른 위기감에 대한 암시이기도 하답니다.

 

 

1. 에버레인(Everlane) 세대가 바라볼 명품의 투명성

 

무엇보다 지금은 ‘투명성’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는 시대에요. 미국에서 차세대 JCrew라 불리고 있는 Everlane은 그 투명성을  강점으로 오늘날같은 자리에 올랐죠. 이들은 원가, 마진, 생산처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요. 저희 ODOT에서도 이런 투명성 트렌드에 대해 2번이나 다뤘었는데요. 기억 안나시면 여기 클릭.

 

이런 세대들에게 지금 명품들의 이런 모습은 어떻게 비칠까요? 실수도 실수나름이지 소위 Kering이란 데서 이런 실수가 났다면 낯부끄런 일이 아닐수 없는데다, LVHM는 또 자신들의 생산방식에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취하고 있거든요.

 

 

2. Made-in-Italy가 2개인 이상한 EU법

 

일이 이렇게 돌아간 되에는 EU에서는 ‘Made-in-Italy’의 라벨을 획득하는 방식이 2가지라는 거에요.

 

그 하나는 EU차원에서의 표기법을 따르는 거죠. LVMH처럼 최종 완성처를 표기하는 방식요. 이 제품이 어디를 떠돌아다녔다 왔던지 간에 최종 완성처를 표기하면 되요. LVMH의 주장대로 그들이 Made-in-Italy라 라벨링한 것은 법적으론 문제가 안되요.

 

다른 하나는 이탈리아 정부의 인증을 받는 거에요. 이탈리아 정부가 인정하는 Made-in-Italy는 그 기획부터 제작, 포장까지 전 과정이 이탈리아에서 이뤄져야 해요. 이는 이탈리아 섬유산업이 거의 폭망했던 2000년 초반에, 이탈리아의 제조업을 되살리려는 피나는 노력의 일환으로 이탈리아가 쟁취한 쾌거였어요. 원래 Made in EU라는 통합 표기 방식이었지만, 이탈리아는 자신들의 강점을 표현하기 위해, EU로부터 Made-in-Italy 표기를 따로 두기로 하죠. 지금 이탈리아가 인정한 Made-in-Italy 패션 브랜드에 Louis Vuitton은 들어가 있지 않아요. 기획처가 파리에 있다면, 그 기업은 Made-in-Italy 인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죠.

 

문제는 LVMH가 왜 Made in EU를 쓰지 않고, Made in Italy를 썼는가죠. 그들이 Made in EU라고 썼으면 아무 문제 없어요. 하지만 굳이 EU안에서 Italy를 쓴 건, 그들도 이탈리아제가 주는 부가가치를 사용하고 싶었단 걸 부정할 수 없죠. 이런 걸 우리가 ‘꼼수’라고 하지 않던가요? Made-in-EU라벨 도입에 이 안에는 헝가리, 루마니아도 끼어 있다며 자신들의 이미지에 해가 될 것이라며 반대했던 명품 기업들이 도리어 그 허점을 이용하고 있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에요.

 

비즈니스적으로 옳은 것과 철학적으로 옳은 것이 충돌하는 순간에, 철학적으로 옳은 것을 택하는 것이 사실 명품의 존립 근거여야 하는데, 이건 뭔가 잘못되었단 생각을 지울 수가 없죠.

 

 

3. 이번엔 Made-In-USA

 

한편 지난달 22일 LVMH는 미국에 생산 공장을 설립할 것이라고 밝혔어요. 블룸버그에 따르면, LVMH는 895유로짜리 대중적인 가방과 몇몇 제품들을 생산할 공장을 사우스 캐롤라이나에 설립할 것이라고 해요. 여기엔 트럼프-아르노 간의 빅딜도 있었겠지만, 미국 스트리트 시장용 남성 제품들의 가능성을 알아본 LVMH가 (이번에 수프림과의 콜라보가 대박이 났잖아요) 이들을 겨냥한 다소 대중적인 라인들을 생산할 것이라 보고 있어요.

 

일이 이렇게 흘러간다면, Louis Vuitton은 이제 대중 브랜드가 되는게 아닐까요? 아니면 이런 와중에서 명품의 밸류를 다시 잘 지켜갈 수 있을까요?

 

 

4. 명품의 존립근거 

 

그런가 하면 버버리는 또 임원들의 고액연봉 때문에 소란입니다. 버버리는 이런 적이 몇번 있었어요. 크리스토퍼베일리의 임금 인상을 거절한 사례는 유명하죠. 그런데 이번에도 로얄런던 자산운용같은 금융기관 주주들이 아직도 베일리의 임금이 너무 높다면서(작년에 32-33억 정도였어요)  주주총회에서 임원 임금에 대한 반대의견을 표출하기 시작했어요.

 

최근 명품 브랜드들에 대한 금융투자가 이뤄지면서, 금융기관들은 이해할 수 없는 패션하우스들의 비효율성을 걷어내는데 앞장서고 있어, 이런 문제가 종종 발생해요.

 

이런 뉴스를 보고 있자면, 저는 프랑스에 있는 대 저택들이 생각나곤 한답니다. 부자 조상들이 자손들에게 물려준 아름다운 유산이지만, 자손들은 이를 관리하고 세금낼 돈이 없어 나라에 갖다바치는 형태가 됐으니까요. 혹시 명품이 지금 이 길로 들어선 건 아닐까요? 시대착오적 유물로 전락해 가고 있는 걸까요?

 

아이러니하게도 LVMH에서 가장 사랑받는  총아로  부상 중인 J.W 앤더슨은 자신이 이미 Loewe라는 명품 브랜드의 디렉터이면서도, ‘요즘 시대에 명품이란 단어가 정당성을 가질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한 바 있어요. JW앤더슨은 실제로 만나면 에디터들이 ‘지저분한 청년’이라 부르는 사람이랍니다. 하핫. 왜냐면 자신이 명품옷을 사지 않아요. 일반 패션브랜드 옷도 사지 않구요. 맨날 청바지에 티만 입고 나옵니다.ㅋㅋㅋ

 

명품의 존립 근거는 사실 위태위태해요. 소비자와 언론들이 이 주제에 대해 머리가 깨어나게 된다면, 그래서 복잡한 질문을 던지게 된다면 이들이 대답할 정당성은 정말 애매해 질 것이거든요. 왜냐면 이들의 고가정책은 일종의 관습이기 때문이죠.

 

관습은 합리와는 원래 거리가 먼 것이에요. 그러니 이 관습이 오래오래 유지되게 하려면, 다른 누군가 합리적 의심이 들게 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스스로 전통을 어기는 일을 하지 않는 것이 좋겠죠?

 

오늘 좀 심각했나요? 낼 뵈요~~

 

 

 

 

ⓒ 김소희트렌드랩 김소희

www.onedayonetrend.com/the-validity-of-luxury-in-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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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
서울대학교 의류학과 졸업
LF 인디안 아이비클럽 베이직하우스 컨설턴트
홍콩무역협회 초청 2008 홍콩패션위크 세미나 간사
국제패션포럼 2008 Prime Source Forum 한국 대표 패널
말콤브릿지(Malcom Bridge) 대표
김소희트렌드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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