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두르지 말고 질문의 힘과 경청의 힘을 믿으시라.

아이보스는 광고대행 및 컨설팅 업무도 하고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컨설턴트의 입장으로 클라이언트와 미팅을 가질 때가 있다.

클라이언트는 당연히 현재의 상황과 문제점 등을 늘어놓을 텐데

이때 클라이언트가 던진 한두 마디만을 듣고서

쉽사리 그에 대한 자신의 지식을 늘어놓거나

혹은 추론을 통한 의견을 피력하는 모습을 목격하곤 한다.

쉽게 이야기해서 '아는 척'한다는 거다.

클라이언트가 그 문제에 대한 고민을 컨설턴트에게 이야기할 때

과연 아무런 고민 한 번 안해보고 털어놓았을까?

웬만한 고민과 해결책에 대한 고려는 다 해보았을 것이다.

그저 현재의 상황에서 어떤 해결책을 선택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

상황에 매몰되어 있다보니 혼란스럽고

그래서 컨설턴트의 경험을 빌거나 혹은 관점의 변화를 통해

현상황을 재인식하고 싶은 마음에서 찾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이 한두 마디만 듣고 그에 대해

드러낸 의견은 섣부른 것일 가능성이 높다.

왜 그렇게 서두르는 것일까?

이렇게 서두르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단지 그 사람의 성향에

기인한 것만은 아니다.

부족한 내공으로 인한 초조함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리라.

이 모습은 과거의 나에게서 종종 발견되었던 것이고

지금의 나에게서도 가끔 발견되기도 한다.

또한 과거 아이보스의 초보 팀장들에게서도 발견되었던 모습이다.

그리고 아마도 앞으로 초보 팀장이 될 사람들에게서도 발견될 모습일 테고.

경험하고 스스로 터득해야 할 일일 테지만

그래도 그 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미리 언급하는 바이지만

서두르지마라. 서두를 필요 없다.

경청의 힘과 질문의 힘을 믿어보시라.

경청을 통해서 클라이언트가 지니고 있는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궁극적으로 무슨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인지를 들어보시라.

자신의 문제를 정확하게 말로 표현할 줄 아는 사람도 많지 않다는

사실 인지와 함께.

이렇게 경청을 통해서 클라이언트의 본질적인 이야기를 듣게 되면

그 다음에는 '유효한 질문'을 할 수 있게 된다.

유효한 질문을 하게 되면 클라이언트가 내뱉는 언어의 혼란 속에서

모순을 발견할 수 있게 되고, 거듭되는 질문을 통해

모순은 제거되고 그 속에서 질서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 질서는 굳이 컨설턴트의 입에서 나오기도 전에

클라이언트가 스스로 깨닫게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클라이언트는 자신이 겪고 있는 혼란 속에서

무엇을 이야기해야 할지 몰라 피상적인 것을 이야기하고

컨설턴트는 그것만을 듣고서 섣부를 판단과 의견을 내면서

적절치 못한 질문을 하고...

그렇게 이야기는 산으로 산으로 흘러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