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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할인의 딜레마와 그 대안의 모색

2004.11.06 19:27

신용성

조회수 8,012

댓글 5

제목 없음

이 칼럼에서 설명 드리고 있는 '가격할인'은 사실은 '즉각적인 현금할인 효과'를 의미합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쿠폰 마일리지 캐시백 등도 분명히 가격 할인 혜택을 주고 있기는 한데 이와는 좀 구분해서 사용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쿠폰이나 마일리지나 캐시백 등은 상품을 구매할 때 가격할인 혜택을 주고 있지만 사실은 좀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재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사용되는 판촉 방법입니다.

이에 반해 여기서 이야기하는 '가격할인'은 구매 시점에 즉각적인 현금할인 혜택을 부여받게 되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와우북(Wowbook) 같은 인터넷 서점에 들어가서 ‘생존의 비용’이라는 책을 검색해 본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책의 표지 이미지 옆에는 '판매가 : 8,000원 7,200원 (10% 할인)'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정가는 검정색 글자로 표시하면서 한 줄을 그어 지우고, 붉고 굵은 글씨로 할인 가격을 써놓은 다음 괄호 안에 할인율을 적어놓고 있지요.

이것은 여기서 이야기하는 '구매 즉시의 가격할인'입니다. 그 아래를 보시면 '마일리지 : 360원 (5%)'라고 적혀 있는데 아시다시피 이것은 '추후 재구매를 할 때 혜택을 받게 되는 일종의 적립금'이지요.

저 만의 경우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만, 인터넷상에서 어떤 상품을 구매할 때 오프라인 매장에서 파는 가격과 동일하거나 정상적인 소비자가로 판매하고 있다면 왠지 속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으시는지요? 적어도 두 자리 수(10% 이상) 정도는 가격할인을 하고 있어야 ‘얘네들이 장사 좀 하는구나’ 싶고, 거기에다가 포인트를 적립시켜주거나 다른 상품들을 곁들여 주어야 구매욕구가 당깁니다.

인터넷에서는 이러한 가격할인이 매우 잘 먹힙니다. 인터넷 쇼핑을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보아도 이러한 가격 요인이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차례 알려진 바 있습니다. 그러면, 왜 인터넷에서는 가격이 싸질 수 밖에 없는 필연적 구조를 가지고 있을까요?

바로 '정보장벽의 붕괴(Information Barrier-free)' 현상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용산의 나진상가에서 노트북을 200만원에 팔고 있는 몫 좋은 위치에 있는 ABC라는 상점과, 똑같은 상품을 195만원에 팔고 있는 조금 외진 곳에 위치한 DEF라는 상점이 있다고 합시다.

고객 홍길동 씨는 이왕이면 싼 값에 사고 싶다는 생각에 나진상가의 모든 상점을 하루 종일 돌아다니면서 가격을 조사해 본 뒤 DEF가 가장 싸다는 판단을 내리고 구매를 하게 될 것입니다. 만약 홍길동 씨가 지쳐서 DEF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그 대안으로 ABC라는 상점에서 구매를 하게 될 것입니다. 분명히, '정보장벽(Information Barrier)'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인터넷 사용자들이 늘어나면서 온라인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두 상점은 동시에 인터넷 쇼핑몰을 개점하였습니다. 홍길동 씨는 일단 가격비교 사이트에 들어가서 노트북의 가격을 비교해 봅니다. 다리품을 팔지 않아도 불과 몇 분만 투자하면 DEF가 똑같은 조건에서 5만원을 더 싸게 팔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당연히 DEF를 통해 구매를 하게 될 것입니다.

ABC는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수입도 점차 줄어들고 있는 마당에 온라인에서도 가격 열위로 파리만 날리고 있다는 것에 대해 뭔가 결단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직면합니다. 결국 열 받은 ABC는 DEF보다 5만원 싼 가격인 190만원에 노트북을 내놓기로 결심을 합니다. 이제 고객들이 ABC로 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다시 DEF가 화가 났습니다. 평소 사이가 안 좋았던 ABC에 지기는 싫다는 경쟁심리가 발동한 것이지요.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라고 생각하고 DEF는 5만원을 더 내려서 185만원에 판다고 광고를 합니다. 이제 다시 고객들은 DEF로 몰리기 시작합니다.

결국 '정보장벽이 붕괴'되어 소비자들이 기업보다 더 많은 가격 정보를 가지게 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되면, 동일한 조건에서 승자가 되는 기업은 가격이 한 푼이라도 더 싼 곳이 될 것입니다. 인터넷에서의 상거래는 상당수가 이런 구조를 가지게 되고 좋든 싫든 가격경쟁에 더욱 민감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게 됩니다. (물론 이것을 진정한 '승자'라고 할 수 있는지는 의문입니다만. ^^;)

그렇다면, 업체의 입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거나 가격싸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는 것일까요?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몇 가지의 대안(Alternatives)을 생각해 볼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 원가 구조를 개선하는 방법입니다. 대량 구입, 해외거래처의 개척, 사전 예약 방식의 공동구매를 유도하여 일정한 볼륨에 도달했을 때 메이커와 직교섭을 하는 것들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규모가 있고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 있는 업체라면 온라인 PB(Private Brand) 상품을 도입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둘째, 다른 판촉방법을 보조수단으로 활용하여 가격할인을 억제하는 방법입니다. 가격에 민감한 시장과 덜 민감한 시장을 나누어서 유연성 있게 대처함으로써 보다 상위의 개념인 '판매촉진(Sales Promotion)'의 믹스를 하는 방법을 연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뒤에 '포인트, 마일리지, 캐시백을 활용한 판촉방법'에서 좀더 말씀 드리겟습니다만, 포인트를 제공함으로써 당장의 가격할인을 억제하고 장기적인 재구매를 유도하는 방법도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셋째, 위에서도 잠깐 언급하였던 '가치(Value)' 판매를 강화하는 방법입니다. 제가 LG이숍에 강의를 간 적이 있었는데, 당시 아무리 생각해도 이 인터넷쇼핑몰이 잘 안될 것 같다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미 많은 할인몰들이 존재하는데 이곳에서는 LG의 계열사이기 때문에 주간상과의 알력 문제도 있고 해서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쌀 것이라는 추측 때문이었죠.

그런데 담당자 분의 답변은 의외로 '그럭저럭 됩니다'하며 웃는 것이었습니다. 추측컨대, 인터넷상에서 발생되는 프라이버시 보호, 사기와 기만, AS 등의 문제로 인해 싼 가격보다는 '신뢰'를 선택하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다는 판단입니다. 마찬가지로 고객들은 몇 천원 싼 가격보다는 자신이 좋은 경험을 가지고 있고 인간적인 감흥을 느꼈던 곳에 충성도를 유지하는 사례들은 얼마든지 볼 수 있습니다.

넷째, 가격을 탈피한 상품 소싱을 하는 방법입니다. 소위 명품브랜드 매장에서 팔고 있는 향수의 가격은 얼마일까요? 최소 수만원대입니다. 그런데 제조원가는 어느 정도 될까요? 잘은 몰라도 몇 백원 정도 할까요?

그래도 사람들은 곧 죽는다 해도 명품을 외칩니다. 위의 가치 판매와 같은 맥락일 수도 있지만, 일본의 '잇핀'이라는 사이트는 소위 검증되고 신뢰할 수 있는 일품(逸品)들만 판매하는 곳입니다. 가격의 영향을 전혀 안받는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가격에 대한 부담으로부터 한 걸음 물러서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가격할인은 가격 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보다 상위의 개념인 '판매촉진(SP)', 그 상위의 개념인 '프로모션(Promotion)', 또 그 상위의 개념인 '마케팅 믹스(Marketing Mix)'를 감안하여 전개를 해야 합니다. 가격 일변도의 판촉활동은 원가 구조를 압박하게 되고 경쟁을 자초할 위험이 항상 존재합니다.

물론 소수의 몇 개 업체들은 살아남을 수 있겠지만, 필요 없는 적군의 양산을 자초하거나 거대한 연합세력들에 맞서야 하는 부담을 안는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한 번 가격할인에 맛을 들이게 되면 내성(耐性)이 생겨서 가격할인이 판매의 '촉진/자극'에 심리적 효과가 무뎌진다는 것입니다.

[이 게시물은 신용성님에 의해 2005-05-27 07:40:01 인터넷창업(으)로 부터 이동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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