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빵집과 마케팅 이야기

2016.09.04 15:59|

신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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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빵집과 마케팅 이야기

 

저희 아파트 1층에는 파리바게트가 있습니다. 그리고 도로 건너편에는 소위 말하는 동네 빵집이 하나 있습니다.

 

예전에는 대형 프랜차이즈로 인해 동네 빵집이 하나둘씩 사라져 갔었지요. 하지만 요즘은 사정이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제빵 기술은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알고 있고 많은 제빵 기술자들이 자신만의 브랜드를 내걸며 조금 더 품질 좋은 빵을 제공하고 있기에 동네 빵집의 재탄생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저희 동네도 마찬가지입니다. 도로 건너편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네 빵집은 손님이 줄을 잇는 반면 파리바게트는 손님이 없어 급기야는 폐업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폐업했던 그 자리에 가맹주만 바뀌어서 또 오픈을 하더군요. 속으로 걱정이 되었습니다. 힘들 텐데....

 

하지만 제 걱정과는 달리 파리바게트는 현재까지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다름이 아니라 동네 빵집이 근처 매장으로 이전을 하였습니다. 장사가 잘 되다보니 건물주가 욕심을 좀 부렸나봅니다. 계약 기간이 종료되자 월세를 대폭 인상했다더군요. (100만원 정도 더 높였다고 들었던 것 같습니다.)

 

빵집 주인은 좀 고민을 했겠죠. 고민의 결과 매장을 이전해버리기로 하였습니다. 그것도 이면도로에 위치한 매장으로.

 

이러한 결정을 하게 된 데는 아마도 이런 계산이 있지 않았을까요? 먼저 매장이 위치하고 있는 입지조건부터 설명해야 할 것 같은데요. 저희 아파트는 상가지역이 아닌 주거지구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러므로 빵집의 주요고객은 유동인구가 아닌 아파트 주거민으로 국한되어 있습니다. (외지에서 오는 경우도 잘 없는 그런 환경입니다.) 그러니 빵집은 이미 주요 고객들에게 인지가 되어 있는 상황이고 그 고객들이 파리바게트 대신 이 빵집을 선택하고 있는 상황이었으므로 굳이 대로변에 위치하지 않고 이면 도로에 있다 하더라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생각은 오판이었음이 매출로써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 생각 자체는 분명히 일리가 있는 내용이긴 하였으나 적어도 다음의 두 가지 상황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1. 충동구매가 없어졌다.

대로변에 있을 때는 가게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러다보니 간혹 출근 길에 직원들 빵이라도 사줘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예정에 없었으나 충동구매가 일어난 상황인 거지요. 하지만 이제 눈에 보이지 않으니 충동구매가 사라졌습니다. 이제 가게는 분명한 목적을 지니고 있는 경우에만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상황에 처해버렸습니다.

 

2. 접근성으로 인한 방문 횟수의 감소

간단한 빵을 구매하고자 하는 목적. 아메리카노 한 잔을 구매하고자 하는 목적. 그냥 둘러나보자고 하는 목적 등 다양한 목적의 매장 방문이 감소해버렸습니다. 1,000원짜리 하나 사라 들어갔다가도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는 제품들을 보면서 혹은 너무 적은 금액만 결제하는 것이 매장 주인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추가 구매를 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므로 매장 방문 횟수는 매출과 직결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면도로로 숨어버림으로써 접근성이 좋지 않게 되었고 그 결과 방문 횟수 자체가 감소해버렸습니다.

 

이 빵집이 분명히 경쟁력을 지니고 있고 또 아파트 주거민이라는 고정 고객만을 상대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충동구매와 접근성이라는 놓쳐서는 안 되는 구매 요인을 간과했고 그 결과 빵집의 매출은 눈에 보이도록 감소하였습니다.

 

상대적으로 재오픈한 빠리바게트는 그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중입니다.

 

제가 운영하고 있는 마케팅 커뮤니티의 이름은 아이보스(i-boss)입니다. 그 뜻은 '내가 정의한 시장에서는 1등이 되도록 하자'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고, 많은 중소사업자들이 자신만의 시장을 정의하여 그 속에서 1등을 할 수 있도록 마케팅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 동네빵집이 처음에 대형 프랜차이즈와의 경쟁을 이겨내고 자신만의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모습을 볼 때 마치 내 일이라도 된 것처럼 뿌듯해했습니다. 그런데 사정이 이렇게 되어서 참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네요.

 

그리고 한 가지 더. 이러한 사태가 발생된 계기는 건물주가 매장 임대료를 크게 상승시킨 것인데요. 건물주가 임대료를 올린 결과 돈을 잘 벌고 있으면 또 그러려니 할 텐데, 빵집이 빠져나간 후에 그만큼 매출을 낼 자신이 있는 매장이 입점을 하지 못하다보니 결국 그 자리도 오랜 시간동안 계속 공실 상태를 유지했었고, 그 이후 뭔가 입점했다가도 금방 문을 닫아버리고 말았습니다.

 

이 사실도 너무 안타깝습니다. 임대인은 임차인을 파트너로 여겨줄 수 있는 마인드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파트너가 돈을 잘 벌어야 나도 돈을 잘 벌 수 있다는 원리가 지금 세대에서는 기본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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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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