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브랜드 실무자들은 회사에서 열심히 마케팅전략을 세우지만 브랜드전략이 빠진채로 세우는 경우가 많다. 조금 과한표현 일 수 있지만 브랜드전략이 없는 마케팅전략은 밑 빠진 독에 물붓기와도 같다고 볼 수 있다. 한 브랜드에 소속되어 있는 직원이라면 마케팅전략과 브랜드전략의 차이를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한다.
별생각없이 이 둘을 비교하면 브랜드전략이나 마케팅전략이나 뭐 똑같은거 아니냐고 생각 할 수 있다. 어쨌든 마케팅도 market 에 +ing가 붙은 합성어이기에 market이나 brand나 우리 머릿속에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의미는'물건 파는곳'일 뿐이다. 하지만 이 둘의 의미는 엄연히 다르며 또한 의도적으로 구분 할 필요가 있다. 하나씩 살펴보자.
우선 쉬운 표현으로 마케팅전략이란 '어떻게 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마케팅이라는 의미가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지만 결국 물건을 하나라도 더 잘 팔기위한 일련의 판촉행위로 그 정의를 좁혀 볼 수 있다. 그에 따라 마케터 뿐만 아니라 하나의 브랜드에 소속되어있는 모든 구성원은 사실상 직간접적으로 마케팅전략이라는 활동에 동참하고 있는셈이다.
그렇다면 브랜드 전략이란 무엇인가. 이것을 설명하기에 앞서 브랜드라는 단어의 본뜻을 이해해야 한다. 브랜드란 다른것들과 구별되기 위해 탄생한 개념이다. 같은종의 동물들을 보면 얼굴이 대개는 비슷하게 생겼다. 이러한 동물들에게 각각의 이름을 부여 해 주는것도 일종의 브랜드 행위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브랜드전략이 어떤 개념인지 대충 와 닿을 것이다. 브랜드전략이란 '다른것들과 구별되기 위한 전략'이다.
마케팅전략에서도 다른것들과 구별되기 위한 전략은 많다. 상품을 다르게 만들수도 있고 디자인을 다르게 할 수도 있고 가격을 다르게 할 수도 있고 포장을 다르게 할 수도 있다. 이 모든것들이 다른것들과 구별되기 위한 전략은 맞다. 하지만 마케팅전략이 브랜드전략과 결정적으로 다른점은 따라 할 수 있는가와 없는가에 있다.
앞서 이야기한 마케팅전략의 모든요소는 사실상 대체 가능하며 모방 가능한 요소들이다.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제품을 만드는것은 거의 불가능 해 졌고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디자인을 하는것도 거의 불가능 해 졌으며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가격을 구성하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 이처럼 마케팅전략은 단기적, 또는 중장기적으로까지 유효 할 수 있을지언정 영원히 유효 할 수는 없다. 마케팅전략에는 언제까지나 한계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반면 브랜드전략은 인간으로 치면 지문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지문이 동일한 경우는 없다. 그 자체로 고유한 자신의 정체성을 갖게되는 것이다. 물론 사람의 지문은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것이지만 브랜드의 지문은 만들어지는 것이다. 얼마나 철저하게, 그리고 견고하게 만들어서 자기만의 뚜렷한 지문을 갖느냐에 따라 브랜드전략이 시장에서 발휘하는 힘은 천차만별이 될 것이다.
아쉽게도 다수의 브랜드는 이러한 브랜드전략을 생략하고 마케팅전략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브랜드실무자들 또한 브랜드전략이 없는 상태에서 언제 한계점에 다다를지 모르는 마케팅전략에만 매몰되어 있으니 어디서오는지 모를 불안감을 항상 마음에 안고 있을 수 밖에 없다.
빛 좋은 게살구가 되지 않으려면, 밑 빠진 독에 물 붓지 않으려면 어떻게 팔까하는 고민(마케팅전략)에 앞서 어떤 존재가 되어야할까에 대한 고민(브랜드전략)을 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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