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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를 닮은 브랜드, 조 말론 런던

2022-09-22

jinhorus

2,875

7

한 천재 소녀의 정반합 전략
https://brunch.co.kr/@jinhorus/63
*브런치 원문에서 읽으면 훨씬 보기 편합니다


내가 만든 쿠키 너를 위해 구웠지


요즘 뉴진스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2022년 8월 1일자로 데뷔한 신인 걸그룹의 뮤직비디오 'attention'은 매일 평균 50만 조회수가 나오고, 유튜브 실시간 급상승 영상 음악 부문에서 1등을 차지했다. 대체 쏟아지는 4세대 아이돌 사이에서 대중은 왜 그토록 뉴진스에 영광할까? 정답은 ‘민희진’이라는 이름에 있다.


케이팝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알 수밖에 없는 그 이름, 민희진은 SM엔터테인먼트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이사로 승진한 전무후무한 업적을 가졌다. f(x)의 pink tape. 레드벨벳의 러시안룰렛, 소녀시대의 GEE, EXO의 으르렁까지 작업물 역시 어마어마하다. 그런 민희진이 이적 후 대표가 돼 처음 낸 걸그룹이 바로 뉴진스다.


[그룹 뉴진스]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한 민희진은 “대중은 싫증을 금방 느끼는데 그 싫증이 ‘정반합’ 3단계로 진행된다”며 헤겔의 변증법을 들어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설명했다. 기존 케이팝 시장의 과도한 콘셉트와 세계관에 정반대되는 10대 소녀 멤버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강조한 것이다. 티저 없이 뮤직비디오 전편을 바로 공개한 것도 차별화된 전략이다.


그런데 갑자기 뉴진스 얘기를 왜 하냐고? 이번 브랜드 스토리의 주인공인 조말론과 뉴진스의 전략이 매우 흡사하기 때문. 여타 브랜드와 달리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고 정반대의 전략으로 승부한 조말론, 그 이야기를 지금 시작해보겠다.


우리가 아는 많은 브랜드 그리고 내가 지금 연재하고 있는 시리즈의 브랜드들을 보면 다들 처음에는 작게 시작했고, 조말론 또한 그렇다. 부엌에서 시작한 게 조말론이다.


[창업주 조말론과 그의 남편]


조말론은 1963년 영국에서 태어났다. 화가인 아버지는 가정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인물이었고, 피부관리사였던 어머니의 일을 도우며 11살 때부터 부엌에서 페이셜 크림을 만드는 등 자연스레 화장품을 가까이했다. 그렇게 어머니와 함께 피부관리실을 운영하던 중 어머니가 뇌졸중으로 쓰러지며 정신에 이상이 생겼다. 어느 날은 조말론의 얼굴에 크림을 던지기도 했는데, 이는 그가 독립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결국, 25살에 독립한 조말론은 방이 하나 있는 집을 렌트해 자신의 거주지이자 피부관리실로 꾸며 고객을 받기 시작했다. 탁월한 손기술 때문일까? 피부관리실은 금세 고객으로 문전성시를 이뤘고, 조말론은 이에 보답하기 위해 너트맥과 생강을 담은 샤워 오일을 만들어 선물해 열광적인 반응을 얻어냈다.


그렇게 피부관리와 스킨케어 제품으로 이름을 떨친 조말론은 1993년 향수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무작정 프랑스로 건너갔다. 그곳에서 조향을 배우며 자신의 천재성과 재능을 찾았고, 다양한 향 제품을 연달아 제작하며 대박을 치게 된다. 알고 보니 그가 탁월한 후각 능력을 보유한 것이다. 2017년 영국의 의학 탐지견 센터에서 진행한 실험에 따르면 조말론은 일반인의 1,000배 이상의 민감한 후각 능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보통의 개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렇듯 향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조말론의 향수는 더이상 제품을 둘 곳도 없을 만큼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고, 이듬해 그는 자신의 첫 향수 가게이자 향수 브랜드 ‘조 말론 런던’을 론칭했다. 성적은 어땠냐고? 개점한 지 1년도 안 돼 5년 치 매출 목표를 달성하고 1998년 미국에 진출한 뒤에는 반년도 되지 않아 11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좌: ‘조 말론 런던’ 1호점 ㅣ 우: ‘너트맥 앤 진저’ 제품컷]


正.反.合.의 노력


여기까지만 읽으면 단순히 천부적인 재능으로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숨은 전략이 있다. 바로 기존에 없던 제품을 선보인 것이다. 당시만 해도 모든 향수는 향보다는 이미지 위주의 제품이 많았다. 멋진 모델을 광고에 기용해 이미지를 향수와 연관시켰고, 사람들은 그 이미지를 갖기 위해 향수를 구매했다.


하지만 조말론은 달랐다. 이미지보다 향 자체에 집중했다. 특정 향수를 쓴다고 해서 특정 이미지가 생기는 게 아니라, 향수의 본질을 즐기는 일이 훨씬 가치 있다고 본 것이다. 하여 향수의 원료를 전면에 내세우고 제품명 또한 자신의 고집대로 지었다. 예를 들면 라임 바질과 귤을 주 원료로 한 향수의 이름은 ‘라임 바질 앤드 만다린’인 셈이다. 이러한 향수 네이밍은 당시 업계에서 매우 이례적이었고, 사람들의 반응을 효과적으로 이끌 수 있었다.


사실 난 전략에 대해 좋다, 나쁘다를 평가하기보다는 누가 시대의 흐름에 맞춰 기가 막힌 타이밍에 나오는지가 더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마치 현재 클린뷰티와 비건이 유행하며 모두가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출 때 전혀 다른 포인트에 눈길이 가는 것과 비슷하다고 본다.


브랜딩 역시 색달랐다. 이 부분은 르라보와 비슷한데, 자신만의 향을 찾을 수 있는 동시에 영국 왕실에서 쓰는 향수로 포지셔닝해 소수의 상류층을 타깃으로 잡았다. 제품은 물론, 직원 서비스, 패키징, 매장 인테리어까지 철저히 ‘럭셔리 브랜드’로 브랜딩한 것이다. 오죽하면 ‘왕실의 향수’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였으며, 케이트 미들턴과 윌리엄 왕자의 첫날밤을 위해 특별한 향수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윌리엄 왕자가 케이트 미들턴을 위해 라임 바질 앤 만다린과 포머그래니트 누와를 골랐다고 한다.


그럼 마케팅은 어떻게 했을까? 우리는 그가 ‘조 말론 런던’을 통해 처음 선보인 향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바로 피부관리실을 운영하던 때에 고객들에게 선물했던 ‘너트맥 앤 진저’ 향이다. 알고 보니 선물을 가장한 마켓 테스트였던 것. 소비자와의 최접점에서 자신이 출시하고 싶은 제품의 샘플을 선물하고 피드백까지 받는 똑똑한 전략이었다. 그리고 이 전략은 좋은 브랜드로 거듭나는 디딤돌이 됐다.


[배우 박은빈과 함께한 ‘조 말론 런던’ 추석 화보]


시작은 미약했지만 단단한 팬덤과 가치를 인정받아 오늘날 프리미엄 향수의 대표주자가 된 조말론. 사실 지금의 조말론에는 조말론이 없다. 무슨 말이냐고?


조말론은 1999년 수십억 원에 에스티로더 그룹에 브랜드를 넘기게 된다. 물론 자신의 열정과 혼을 담은 브랜드이기에 이후에도 에스티로더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지내며 활동을 이어나가지만, 2003년 유방암 판정을 받으며 일선에서 물러나게 된다. 이후 2006년 모든 지분을 매각하고 기적적으로 항암치료를 이겨낸 조말론은 2011년 ‘Jo Loves’라는 새로운 향수 브랜드를 론칭해 여전히 자신이 사랑하는 ‘향’에 몰두하고 있다.


조말론의 스토리를 연구하며 스스로 재능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재능에 끊임없이 투자하고 사회를 위해 쓰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 한평생을 향 관련 비즈니스에 투자하고, 세계적인 브랜드로서 입지를 다지는 모습은 그가 얼마나 향에 진심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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