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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의 One Day One Trend·2,052·2017. 09. 05

어떻게 생각하세요? 슈프림

WHAT DO YOU THINK ABOUT ‘SUPREME’?

 

 

안냐세요~ 상쾌한 아침이에요. 요즘 날씨가 느무느무 좋아요~~~ 어디론가 훌쩍하니 떠나고 싶달까요? 그런데 일 끝내고 떠날라고 보면..해가 저물어 있으니..원..

 

오늘은 여러분과 좀 잼난 얘기를 해볼까 해요. 바로 21세기의 문제적 브랜드 “슈프림(Supreme)이야기랍니다. 얘네가 얼마 전에 젓가락을 출시했어요. 제가 페북에 포스팅 했는데 보신 분들 많으시죠? 제가 바로 요거람다.

 

 

 

장난감 총에…벽돌에.. 젓가락까지.. 이쯤되니.. 얘네들의 정신세계가 궁금해 죽겠더군요. 대체 누구머리에서 무슨 생각으로 이런 걸 만들어내는지 말이에요. 너네 천재인거니..? 아님 미친거니…? 오늘 바로 요 슈프림의 정신세계와 마케팅 전략에 대해 알아볼까 해요.

 

 

1. 슈프림이 만든 것들

 

사실 그동안 슈프림이 만든 것들은 엄청나게 다양해요. 향초, 돈상자, 물총, 술병담는 종이봉투, 성냥 등..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것들이 “슈프림 액세서리(Supreme Accessories)”란 이름으로 출시됐죠. 얘네들이 만든 것 중 그나마 멋진 거만 몇 개 골라서 볼까요?

 

슈프림 권투장갑. 이거 멋짐

 

꺄아아 개밥그릇.. 울 깜모가 사람이면 사달라고 졸랐을 듯요.

 

슈프림 칼 중 젤로 예쁜 거 하나 골라옴. 칼 시리즈 되게 많이 했어요.

 

 

위에 것들은 그나마 멋진 것들이구요. 그 밖의 것들은… 외국애들도 다 useless 하다고 여기는 것들이에요. 참…이게…들고 다니기도 애매한… 가방이나 구두나 모자면 딱 좋겠는데…참..자랑질 하기도 애매한 도구들이었단 점이에요. 근데 대체 왜 이게 팔리냐구요?

 

지금처럼 인스타그램이 인기를 모으기 전에는 사람들이 슈프림 물건을 사면 자기 블로그에 요런 말을 남기곤 했어요. “이건 시간이 지나면 멋있어질 물건이야”라고요. 즉, 이들은 이미 거룩한 빈티지가 될 것을 염두에 두고, 무조건 사서 쟁여두기 시작하는 거죠. 10년 뒤에 어마 비싼 가격으로 팔릴지 모를 앤티크를 지금 구비해두는 겁니다.

 

저도 혹한 물건이 하나 있었으니…바로 요 성냥요. 요건 5년 뒤면 바로 포스 작렬할 듯..!

 

 

 

슈프림…대체 어쩌다 이런 걸 만들게 된 거니..?

 

 

2. 사실 나..처음엔 샤넬(Chanel) 따라했었어..

 

슈프림의 창립자인 제임스 제비아(James Jebbia)는 사실 이런 질문을 수도 없이 받는다고 해요. 대체 뭔 생각으로 옷만들다 말고 성냥을 만들 수 있는 건지 인간의 머리로 이해가 잘 안가잖아요. “대체 이런 건 왜 만드는 거에요?”

 

제비아는 이런 질문을 받을 때 요렇게 답하곤 한답니다.

“글쎄요. 샤넬도 하잖아요”

 

컥, 요게 무슨 말일까요? 네… 사실 제임스제비아는 샤넬의 비즈니스 방식에서 큰 영감을 얻었다고 해요. 샤넬이 만든 제품을 슈프림에서 그대로 만든 게 몇개 있는데 highsnobiety에서 정리한 것 중 몇개를 소개할께요.

 

 

 

먼저 소화기. 사실 샤넬의 이 프로젝트는 Niclas Castello 라는 아티스트와의 콜라보 프로젝트였어요. 하지만 제비아는 ‘오오~ 잼나는데’ 하며 자기도 소화기를 만들어버리죠.

 

 

 

샤넬은 무려 2007년에 이미 샤넬 럭비공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슈프림은 2010년에 요걸 따라하죠.

 

 

 

축구공은 샤넬 2004년, 슈프림 2007년..ㅋㅋㅋ 정말이지 제비아는 잼난 아저씨죠? 루이비통 로고를 떡하니 붙여 팔다 혼나질 않나, CK광고 사진 위에 떡하니 자기네 로고 붙였다 혼나질 않나…그러고도 샤넬이 따라하고 싶을까 원…

 

이런 제비아의 행보에 대해선 2가지 썰이 있답니다. 실은 그는 마케팅의 고수여서 이런 악동마케팅을 통해 자기 브랜드 이름을 널리 알려왔다는 게 첫번째 썰이구요, 두번째는 제비아는 사실 해맑은사람이어서 하고싶은 걸 하다 좀 깨져도 다시 발랄해져서는기죽지 않고 또 도전하는 캐릭터다가 두번째 썰..

 

확실한 건, 이 일련의 사건들이 결과론적으론 슈프림의 언더그라운드적 명성, 서브컬쳐적 명성을 가져다 준 건 사실이에요. 제 생각엔 아마 제임스 제비아란 인물 자체가 그런 DNA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3. 이제는 게임(Game) 속으로 들어간 슈프림의 레어템 마케팅

 

사실 슈프림의 초창기 액세서리는 스케이트보드를 고치는 도구같은 것들이 좀 많았어요. 그러다 샤넬에서 영감을 얻은 이유, 엉뚱한 물건들을 만들기 시작하죠. 그리고 2016년 무렵부터는 슈프림의 액세서리는 가히..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오리지널리티를 획득해요. 이 때부터 내놓는 제품이 ODOT에서도 몇번 다룬 ‘머니건’, ‘벽돌’, ‘젓가락’이죠.

 

 

 

 

 

 

 

이건 샤넬의 행보와는 관련이 없는, 슈프림이 개척한 세상이에요. 사실 샤넬의 저런 제품들은 당시 아티스트와의 콜라보이거나 풋볼 게임 기념 상품 같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었던 것들이었거든요?

 

하지만 슈프림은 시작은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었을지 몰라도, 샤넬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걸어가고 있어요. 이들은 아티스트 컬랩이나 기념상품으로 제품을 출시하는 게 아니라 “게임의 법칙”으로 액세서리들을 출시하는 중이랍니다.

 

즉, 슈프림의 제품들은 ‘리니지’나 ‘던전’같은 컴퓨터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의 흥미를 적중시켜요.

 

먼소리냐면요. 게임매니아들은 아이템 획득에 굉장한 뿌듯함을 느낍니다. 특히 레어템(보기 드문 아이템)을 획득할 때의 짜릿함이나 그 자랑스러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죠. 내가 게임을 잘 해서 얻어낸 아이템들은 대부분 ‘어디다 쓰는거지?’ 싶지만 상상도 못하는데 써먹거나, 혹은 못써먹어도 다른 게이머들에게 뽐내는덴 최고의 물건이 되거든요.

 

몬스터앤나이츠 게임을 하다 얻은 아이템 “민첩한 견습생 가면”

 

슈프림의 제품 판매도 일종의 게임이 되어 버렸잖아요? 매주 목요일 12시에 떨어지는 슈프림의 신상, 그것도 400장씩만 만드는 한정 제품들을 사기 위해 슈프림의 전세계 매장 앞에는 언제나 긴 줄이 늘어서죠. 이들이 원하는 건 바로 ‘득템’. 여기서 밀리면 ebay에서 비싼 값주고 리셀러들의 제품을 구매해야 합니다.

 

이런 풍토에 익숙해져버린 밀레니얼들과 Z 세대들을 한번 생각해보세요. 글로벌하게 게임인구는 12억에 달해요. 왠만한 선진국, 개도국의 젊은 층의 대부분은 게임을 즐긴다는 이야기죠. 이들이 바라본 슈프림 세상에서 슈프림 벽돌과 슈프림 젓가락은 그야말로 게임하다 얻게된 레어템이에요.

 

어제 ODOT에서 ‘체험’소비와 ‘물건’ 소비를 융합하는 방법에 대해 얘기했었죠? 일본의 다른 논문에선 또다른 솔루션으로 ‘물건’을 볼 때, 그걸 사용하는 자신의 체험을 떠올리게 하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는데, 슈프림의 젓가락이나 머니건은 이 제품을 보자마자 이 물건을 써서 인스타를 하고 있는 자신의 경험을 미리 생생하게 상상하게 만들어요. 아주 영리한 체험소비형 물건인 셈이죠.

 

 

 

제 페친 Daniel Lee 님이 보내주신 사진임돠~~

 

요건 제 페친 Joenblue Park님이 보내주셨어용~~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슈프림의 이 모든 마케팅이 과연 지략가 집단에서 전술적으로 구축해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걸까요? 아니면 그저 뼛속부터 게임 매니아에 서브컬쳐 매니아, 스케이트 보드 매니아인 누군가가 즐겁게 움직이고 있는 걸까요?

 

ㅋㅋㅋ 저는 후자라고 생각함다. 최근의 마케팅은 바로 그런 유전자를 가진 1인을 영입함으로써 해결하기도 해요. 구찌의 미켈레를 보세요. 그 친구 하나 데려왔더니, 다 해결하고 돌아댕기지 않음…? 이게 마로 인공지능과 로봇시대에 인간이 가진 힘이람다.

 

우리에겐 각자 과연 어떤 DNA가 있을까요? 제겐 아마 엄청난 호기심과 탐구심, 그리고 ㅋㅋ 거리는 DNA가 있는지도요 하핫. 요걸 잘 살리는 일로썬 ODOT는 정말 저의 영원한 짝궁인듯요.

 

오늘도 잼나셨나용? 낼봬요~~

 

 

 

 

ⓒ김소희트렌드랩 김소희

www.onedayonetrend.com/what-do-you-think-about-supreme

마케팅슈프림인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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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
서울대학교 의류학과 졸업
LF 인디안 아이비클럽 베이직하우스 컨설턴트
홍콩무역협회 초청 2008 홍콩패션위크 세미나 간사
국제패션포럼 2008 Prime Source Forum 한국 대표 패널
말콤브릿지(Malcom Bridge) 대표
김소희트렌드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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