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타는 기업, 목마른 인재가 마주하다.
연일 이어지는 구직난과 고용지표에 마음이 스산한 사람들이 적지 않은 요즘이다. 대기업의 상반기 공채 일정도 긴 여정의 끝을 향해 달려가는 요즘, 마음이 급한 취업준비생들과 인재 선발에 여념이 없는 기업들은 막판 스퍼트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으로 일컬어지는 인공지능, 로봇의 등장으로 사라질 직업, 남겨질 직업에 대한 어젠다는 기업과 구직자 모두에게 막연한 두려움과 미지의 영역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우리는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하고, 기업은 어떤 인재를 뽑아야 하는가?
오늘은 외국계 기업과 국내 기업의 인사팀장이 만나 글로벌과 한국 전통 기업의 오늘, 밀레니얼과 기성세대의 협업, 무엇보다 애타는 기업, 목마른 인재가 어떻게 만나고 헤어지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고용가능성(Employability)이라는 개념은 일반인은 물론이고 채용과 인사를 전담하고 있는 현업 일선의 인사담당자들에게도 다소 새로운 개념과 단어다. 1960년대를 지나 80년대 후반 고도성장기까지 국내 기업 대부분은 일본식 경영방식과 고용관행을 벤치마킹하고 사람중심 인사제도를 도입했다. 종신고용을 담보하던 회사, 평생직장의 직장관이 무너지기 시작한 것은 1997년 IMF였다. 이 시기 밀레니얼 세대의 아빠/엄마들이 일시에 일자리를 잃는 사건이 발단이 되며, 지금 경제활동의 주축이 된 3~40대 젊은이들은 이제 더 이상 회사를 평생직장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여기에 밀레니얼이 가진 다양한 경험 추구와 성장의 욕구가 더해지며 이제는 평생직업, 내가 정말 사랑하는 일을 자유롭게 해 나가는 개념으로 변화되어 온 것이다.
요즘 시대 직장관과 사회상을 반영해 보면 고용가능성은 상당히 시의적절한 개념이라 하겠다. 한 개인이 끊임없이 자신의 고용가능성을 관리하고 향상해 언제든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자기의 기술, 경험, 지식을 원하는 기업에게 어필하고 판매(?)할 수 있는 능력 말이다. 첫 직장을 갖게 되는 취업준비생의 시기만이 아니라, 언제든 본인의 커리어를 자기 주도형(Self-Initiative)으로 계획, 설계하고 이를 기반으로 더 나은 기회를 찾아 성장을 주도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들을 갖추는 것이 고용가능성의 정수라 하겠다.
이와 함께 기업은 채용 경쟁력(Hire-ability)이라는 개념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아야 한다. 유능한 인재를 확보(Talent Acquisition)하고 이들을 지켜내기(Retention)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최고 기술을 가진 인재는 탐 내는 기업이 많을 뿐 아니라, 언제든 유혹에 노출되기 쉽다. 이를 든든히 지켜내기 위해 기업은 과연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는가?
궁극적으로 채용이란 거래는 개인의 고용가능성과 기업의 채용 경쟁력이 맞아떨어지는 순간에 일어난다. 자! 지금부터 고용가능성과 채용 경쟁력을 각각의 관점에서 자세히 들여다 보고 우리는 어떤 일들을 해야 할지 각자의 자리에서 생각해 볼 시기가 된 것 같다.
1. 고용가능성 - 직업을 원하는 인재의 관점에서…
고용가능성은 영어 표현을 그대로 번역한 그야말로 고용(Employment)과 능력/역량/할 수 있음(Ability)을 합성하여 만든 개념으로 미국/유럽 지역에서는 널리 통용되는 단어이다. 고용가능성에 대한 여러 가지 정의 중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진 개념을 차용하면 다음과 같다. 고용가능성이란 ‘단순히 직업을 구하는 것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선택한 직업에서 더욱 훌륭하게 역량을 발휘하고, 이직의 가능성과 기회를 열어주며, 더 나아가 일생 동안 계속 고용될 수 있도록 하는 능력(Mantz York)’으로 정리해 볼 수 있다.
고용가능성이 쉽게 통용되는 이유 중 하나는 간단하다. 구직을 하나의 영업활동으로 바라보면 이해가 아주 쉬워지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디지털 시대이니만큼, 여러분이 온라인 쇼퍼라고 한번 생각해보자. 수많은 상품 중에서 이 제품이 어떤 차별화 포인트를 가지고 있고, 어떤 면에서 오랫동안 만족할만하며, 적절한 가격/성능/내구성을 가지고 있는지 요모조모 따져보지 않는가? 우수 인재를 확보하려는 기업, 그리고 채용담당자가 온라인 쇼퍼라면 당신은 어떤 가치를 전달할 것인가? 궁극적으로 자신의 상품성을 높이는 것이 고용가능성을 높이는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거부감이 없다면 우리는 비로소 이 개념을 쉽게 사용할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 고용가능성의 첫 단추; ‘너 자신을 알라 (Gnothi Seauton)’
현장에서 십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채용 선발을 진행하다 보며 무엇보다 오늘날 구직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자명하다. 유년시절 헬리콥터 맘과 트로피 키즈로 자라나,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취업준비에 여념이 없던 학생들은 자기 자신과 대화해 볼 시간이 없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안 된 상태, 자신의 성격적 특성이나 기업에서 요구하는 역량 중 무엇을 강점으로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 보지 않은 채, 회사의 사회적 입지 혹은 주변의 기대에 맞춰 묻지 마 지원을 반복하곤 한다.
채용담당자 혹은 기업 입장에서 차별화 포인트를 가진 구직자는 우선 자기 자신과의 대화가 충분히 이루어진 구직자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이 어떤 정서역량상(Mentality)의 강점 혹은 개발 기회를 가지고 있는지, 하드 스킬(Hard Skill)이라고 할 수 있는 직무 역량면에서는 다른 구직자 대비 어떤 차별화 포인트를 가지는지, 그리고 왜 꼭 그 기업이 다른 구직자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채용해야 하는지 어필하는 구직자라면 만나보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 전문적인 평가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자.
이렇듯 자기를 더 잘 알기 위해 최근 다양한 기관과 연구소에서는 자기 진단 도구들을 제공하고 있다. 뭇 대학생들에게도 잘 알려진 MBTI를 비롯해 기업이나 조직환경에서 손쉽게 사용되는 DISC 진단이 그 시작점일 것이다. 이런 진단들은 몇 가지 유형을 이미 만들어 놓고 개인이 어떤 바구니 안에 놓이는가에 대해 소개하는 진단이지만, 최근에는 개인별 맞춤형(Customized) 진단도 눈에 띈다.
많은 기업에서 사용하고 있는 ‘내 마음 보고서’는 다양한 진단 도구를 이용하고, 한국사람들에게 꼭 맞게 디자인되었다는 점에서 자기 진단에 효과적인 툴이라 생각된다. 특히 어떤 유형에 나를 맞춘다기보다는 개인이 맞닥뜨리게 되는 여러 상황에서 주인공이 내비치는 행동과 마음, 그 반대편의 약점들까지 소개한다.
성격-기질검사(TSC)나 벨빈(Belbin) 진단을 비롯해 해리슨 진단이나 강점 진단(Strength Finder) 등 쉽게 만나볼 수 있는 진단이 수도 없다. 여기에 하나 더 소개를 하자면 MTQ48(Mental Toughness Questionnaire)이다. 아직 한국어 버전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얼마 전 주목을 받았던 회복탄력성을 비롯한 자기 정신의 체력 및 건강도를 들여다볼 수 있는 진단이기에 소개한다.
궁극적으로 이런 진단 도구를 소개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수많은 기업들이 이미 다양한 진단을 채용 단계에서 사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런 추세는 점점 더 늘어날 것이다. 오죽하면 최근 몇몇 IT 기업에서는 챗봇/로봇과 협업하는 능력에 대한 진단 도구를 개발하기까지 했다니 말이다.
- 평생 계속되는 자기 가치 업그레이드 : 자기 주도 학습(Self-learning)
원본 작성일 : 19.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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