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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그리고 사람 이야기·1,865·2020. 05. 07

권한 위임 = 신뢰 + 위험 관리

그 누구도 무턱대고 Risk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코로나 19 여파로 원격 근로가 본격화되면서 서로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고, 결과로 말하는 업무 환경이 급속히 도입되고 있다. 상당 기간 재택근무를 유지하던 회사들이 일상으로의 복귀를 시작했지만, 이번 계기를 통해 원격 근로 환경과 디지털 협업 툴의 발달 및 확산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흥미로왔던 점은 온라인 협업 툴 활용에 있어 글로벌 상용 툴이 완승을 거두며 이를 활용하는 기업들도 덩달아 주목을 받았다는 점이다. 줌(ZOOM), MS 팀즈(Teams), 구글 행아웃(Hangout), 슬랙(Slack) 등은 국내 IT 인프라 기업들의 서비스 수준을 압도하며 개인 사용자부터 기업용 서비스까지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이를 기반으로 전 직원이 재택을 하면서 성과를 낸다는 딥서치(DeepSearch, 금융 검색), 깃 랩(GitLab, S/W), 인비전(InVision, 디자인 툴) 등의 회사와 그들만의 일하는 방식도 상당한 관심을 받았다.

 원격근무가 도입되며 도무지 어떻게 해야 조직 내 건전한 긴장감과 성과 수준을 높게 가져가는지가 큰 화두가 되었다. 과정이 보이지 않고 결과로만 이야기해야 하는 부분도 상당한 어려움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리더뿐 아니라 구성원들에게도 엄청난 압박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과정을 겪으며, 각 개인의 책임과 권한의 영역이 더욱 명확해졌다는 점이다. 누군가가 자기 존재 이유와 성과를 명확히 보여주기 위해 우리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업무의 어젠다를 분명히 정하고(Clarify) 이를 서로가 합의한 목표 수준(Standard)에 맞추어야 했다. 적시 제공은 더욱 중요하다. 온라인 협업 생태계가 제대로 돌아가기 위한 필수 조건이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권한을 나누고, 책임을 정의하는 과정도 이런 변화에 중요한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물리적으로 한 명의 리더가 모든 어젠다에 대해 최적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한계가 오는 환경에 놓인 것이다. 예전 같으면 궁금한 것들을 바로 옆 구성원에게 물으며 즉각적 정보 획득을 통해 의사결정을 해 냈다면, 이제는 그 주제를 가장 많이 고민한 실무자가 상당 부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었다.

 다시 말해, 권한 위임(Empowerment)을 본격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권한 위임이라는 단어는 좋은 리더의 조건을 다룬 논문이나 기사에 빠진 적이 없다. 쉬지 않고 회자된다는 것은 여전히 권한 위임이 일상에서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조직문화 진단 설문이나, 리더십 설문 조사 결과들을 들여다보면 한사코 빠지지 않는 부분도 리더 혼자 달리는 조직에서의 곡소리니 말이다.

 그렇다면 권한 위임은 언제 일어나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권한 위임은 신뢰와 위험 관리(Risk Management)가 함께 맞아떨어졌을 때 가능하다. 신뢰는 쉽사리 이해가 간다. 한 리더가 자신의 업무를 다른 사람에게 위임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린다면, 그/그녀는 당연히 자신이 믿는 그 누군가에게 임무를 할애할 것이다. '믿는다'는 말은 상당한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전문성, 태도, 그간의 협업 경험 등이 모두 버무려져야 '믿음'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다음이다. 바로 
리스크 매니지먼트(Risk Management) 말이다. 위험을 관리한다는 것은 업무를 할애해야 하는 리더가 온전히 판단하는 몫이다. 즉 이 일을 다른 사람에게 위임했을 때, 최악의 상황에서 내가 그 사고나 상태를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생에서 100%란 없지 않은가. 아무리 믿는 사람이라도 그 일을 망칠 수 있다. 불확실한 결과를 놓고 리더는 중요한 판단을 해야 한다. 내가 나누어준 그 일이 어떤 결과로 나타나더라도 내가 그 불확실성을 어느 정도 매니지 할 수 있을지 말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Risk Management에 자신이 없다면, 권한 위임은 이루어지기 어렵다. 
뒷감당 안 되는 결과를 받아 들고 마음을 졸일 상상은 그 누구나 해보기 마련 아닌가. 

 결국 일이 나누어지는 시점과 결정은 또다시 리더의 몫이다. 자신과 함께 하는 사람들을 꾸준히 관찰하고, 정성스럽게 키워내며, 탄탄하게 쌓아 올린 경험 자산에 의해 신뢰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또, 본인 역시 끊임없이 학습하고, 여러 관점을 받아들이며 성장을 지속해야만 발생할 지도 모를 위험(Risk)을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준비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또 한 번 생각의 관점을 바꾸어보면 어떨까? 
위험에 대한 대응과 관리 또한 팀이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몫이라는 생각 말이다. 어떤 사고가 났을 때 책임자를 찾고, 단 한 사람에게 책임을 지우는 환경이라면 위험 관리의 판단이 온전히 리더의 몫일 수 있다. 다만, 이를 나누고 쪼개어 각자가 불확실한 상황을 또 한 번 헤쳐나가며 성장의 기회, 성공의 자산을 만든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많은 여러분이 이런 차이는 바로 문화의 차이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조직 내 대다수의 사람들이 믿고 따르는 문화, 즉 일하는 방식과 생각하는 방식 말이다. 
조직 전체가 위험을 대하고 해결하는 방법은 리더의 행동에 막강한 영향을 준다. 세상 모든 위험이 내 것이라 생각하지 않고, 더 쉽게 나누고 더 과감히 권한을 위임하는 리더 행동이 가능토록 말이다. 일단 그런 고리가 시작되면 조직은 선순환 트랙에 오르리라. 리더 행동(Leadership Behavior)은 또 다시 문화로 반영돼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제 새로운 기준(New Normal)으로 자리잡게 될 원격 근로 환경에서 리더와 구성원들은 또 한 번의 시험대에 오르게 되었다. 비단 권한의 위임 뿐 아니라, 효과적인 업무관리, 성과관리를 디지털 툴과 함께 상호가 멋들어지게 수행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누구든 먼저 불확실성에 대한, 위험에 대한 대응 방식을 바꾸어 생각해보자. 사고가 난다 하더라도, 사건이 발생해도 함께 해결하자는 팀스피릿(Team Spirit)을 갖는 것이다.

 서로가 조금씩 리스크를 나누어 가지고 동료의 난제들을 함께 고민할 때, 리더는 더 빠르고 가볍게 일을 나누고, 권한을 위임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수많은 구성원들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과 책임을 더 빨리 경험하며 각자가 성장과 동기부여의 기회를 갖기를 바란다. 
신뢰 권한 위험 경영 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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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수
삼성물산, IBM, 로레알에서 현업 인사 업무를 수행하였고,
삼성경제연구소 인사조직실 수석연구원으로 인사, 조직문화 관련 컨설팅과 연구를 경험했다.
현재 ‘조직과 사람 이야기’라는 제목의 브런치(brunch.co.kr/seanchoi-hr)를 연재 중이며,
저서로는 ‘인재경영을 바라보는 두 시선’, ‘고용가능성-목마른 기업, 애타는 인재가 마주하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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