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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맛집 숨비소리의 성공하는 요식업 마케팅

2018.07.02 16:45

MKTG

조회수 2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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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인스타그램으로 메시지가 도착했다. 요식업을 하고 있고 내 인스타그램 친구인데 만나서 커피나 한 잔 하자고 했다. 메시지를 보낸 계정을 보니 ‘숨비소리'라는 식당을 운영하는 대표였다. ‘숨비소리’는 해녀들이 물질을 마치고 물 밖으로 올라와 가쁘게 내쉬는 숨소리를 가리키는데, 뜻을 몰라도 참 예쁜 단어다. 마침 내가 자주 가고 좋아하는 식당이라 흔쾌히 만나자고 했다. (인스타그램으로 남자 두 명이 만난 적이 거의 없는데…)

부산 광안리에서 시작한 숨비소리는 현재 전국 7개 지점을 오픈했다. 딱새우와 홍합 등을 바스켓에 담아 ‘부어 주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하는 식당이다. 또한 친절한 고객 서비스 경험할 수 있어 즐거운 곳이다. 이런 이유로 7개의 지점을 낼 수 있었던 것 아닐까? 아참, 맛있는 콥샐러드와 갈릭 브레드를 식전 음식으로 제공하는 것도 이곳의 장점이다.




처음 만나서는 쌀국수를 먹었고, 두 번째 만나서는 낮에 소주 6병을 주거니 받거니 했다. 그러면서 “이 가게는 잘 될 수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케터로서 자연스럽게 이 식당을 분석하게 됐고, 성공의 요인을 4가지로 정리할 수 있었다.

1. 비주얼에 대한 집착

2. 행복한 공간 경험 제공

3. 자기 일에 대한 열정

4. 차별화된 재료


1. 비주얼에 대한 집착


숨비소리 대표는 비주얼에 관해 수차례 이야기했다. 대표는 체대 출신에 영업직을 오래 했던 사람이다. 그러니 비주얼의 중요성을 학문적으로 습득했을 리는 없다. 하지만 요식업을 하며 감각적으로 그 중요성을 체득했고, 이는 핵심 성공요인이 되었다.

쉑쉑버거가 비싼 가격임에도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페이스북의 등장이 덕분이었다. 이전에 고객들은 ‘어떤 식당이 맛있을까'를 고민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가 등장한 이후 고민의 지점이 바뀌었다. ‘내가 먹은 음식 사진을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가 중요해졌다. 맛있어도, 음식이 찍어 올릴 만큼 매력적이지 않다면 젊은 사람들은 잘 가지 않는다.

숨비소리는 이런 점에서 특별하다. 기존 식당처럼 음식을 제공하지 않는다. 바스켓을 담아 와서 음식을 ‘쏟아버린다’. 이는 기존 식당에서 볼 수 없는 놀라운 장면이다. 이 때문에 고객들은 사진을 찍어 SNS에 공유한다. 이를 본 팔로워들은 어디에 이런 식당이 있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고, 자연스럽게 식당은 손님이 늘어난다. (물론 숨비소리가 ‘쏟는 방법’을 세계최초로 시도한 곳은 아니다. 하지만 한국식으로 잘 변형해서 고민한 결과물인 것은 틀림없다.)

요즘 음식점들은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와 함께 음식 사진을 올리면 음료수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는 고객들에게 음료수를 제공하고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를 부탁하는 것이다. 하지만 숨비소리는 이런 부탁을 하지 않는다. 그래도 늘 자발적 공유가 일어난다. 현재 인스타그램에서 #숨비소리를 검색하면 2만 개가 넘은 사진이 나온다. 그리고 숨비소리 음식사진을 지역맛집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리면 시각적 아름다움으로 인해 많이들 공유된다.


참고로 나는 호주에서 요리 학교를 다녔다. 그때 음식을 맛있게 하는 법뿐만 아니라 접시 위에 세 가지 색을 사용하는 시각적 원칙도 배웠다. 맛뿐만 아니라 비주얼도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숨비소리 대표는 비록 요리 전공이 아니지만 시각적 중요성을 잘 알았고, 숨비소리 바스켓에서 나오는 음식 색상은 이런 고민의 산물이다.


☞ 마케팅 인사이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RTB (Reason to Believe or Buy)이다. 회사는 고객들이 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이유를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소셜미디어의 등장으로 RTB는 당연해졌고, 트렌드를 만들기 위해선 RTS(Reason to Share: 공유해야 할 이유)도 제공되어야 한다. 숨비소리가 비교적 빨리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이 바로 RTS다. 음식의 비주얼이 공유할 이유가 되었다. 이 때문에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소셜미디어에 포스팅했고, 또 사진이 공유되어 확산될 수 있었다.



2. 행복한 경험 제공

스타벅스의 공간경험 마케팅은 누구나 익히 들어본 사례다. 하지만 이런 경험을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살 빼는 방법은 누구나 알지만, 실행하는 사람이 적듯이. 중요한 건 실행력이다.

숨비소리 대표는 고객들의 행복한 경험을 위해 매우 사소한 것까지 신경을 썼다. 음식에 관한 세세한 부분 그리고 고객들과 직접 마주할 직원들의 접객 서비스 등. 모든 것이 ‘고객의 행복한 경험'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보통 작은 식당 사장님들은 음식만 맛있으면 고객이 온다고 믿는다. 하지만 숨비소리 대표는 음식은 당연히 맛있어야 하고, 식당에서 행복한 경험까지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고객 응대 직원들의 역할에 특별히 관심을 기울였다. 단순히 고객 응대 서비스 교육을 너머 동기부여를 하고자 했다. 직원들이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이 일이 고객들에게 어떤 만족을 줄 수 있는지를 항상 이야기했다. 이를 통해 가게의 비전을 함께 공유했고, 적절한 보상도 함께 제공했다. 사정이 이러하니, 직원들이 고객들에게 훌륭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밖에 없다.


☞ 마케팅 인사이트

몇 해 전 미국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구글 다음으로 일하기 좋은 직장이 웨그먼스 푸드마켓(Wegmans Food Markets)이다. 여기 기업 문화는 매우 독특한데 “직원 먼저, 고객은 그다음(Employee First, Customers Second.)”이라는 문구를 내세운다. CEO인 대니 웨그먼(Danny Wegman)은 말한다. 직원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직원들이 최고의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한다고. 숨비소리에서 고객들이 행복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건 직원들의 높은 업무 만족도 때문이 아닐까? 재방문을 위해 다들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지만 그래도 가장 기본이 되는 건 고객들의 행복한 경험이다.



3. 자기 일에 대한 열정

개인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자기 직업에 열정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과야 상황에 따라서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자기 일에 열정이 없다면, 최선을 다할 수 없고, 최선을 다할 수 없다면 결과는 뻔하다.

그런데 식당에서 밥을 먹다 보면 요식업에 관한 열정이나 노력을 볼 수 없는 사장님들이 있다. 백종원 씨가 말한 대로, 요식업을 하는 분들 중 일부는 행복하지 않은 이유로 들어온다. 하지만 자의든 타의든 이 직종에 들어왔다면 혹은 매출을 올려야 한다면? 다른 방법이 없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

숨비소리 대표와 두 차례 만나면서, 이 사람만큼 요식업에 열정적인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본인 가게나 다른 가게 이야기를 하며, 고객들에게 더 큰 만족을 줄 방법에 대해서 늘 고민했다.


☞ 마케팅 인사이트

경영학자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는 “고객을 사랑하고 경쟁자를 존중하라.(Love Your Customer Respect Your Competitors.)”라고 말했다. 자기 일에 열정이 없다면 고객을 사랑할 수도, 경쟁자를 존중할 수도 없다. 사랑한다는 건 본인의 열정을 상대방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마케팅 채널 선정도 중요하고, 회사의 브랜드 미션도 중요하다. 하지만 자기 일에 관한 열정이 없다면? 아무리 훌륭한 마케팅이나 브랜드 전략이라도 힘을 가질 수 없다.





4. 차별화된 재료
마케팅에서 차별화를 강조한 것은 오래 된 이야기다. 하지만 요식업에서 차별화를 이뤄내는 건 말처럼 쉽지 않다.

대표가 식당을 오픈하기 전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다른 식당이 제공할 수 없되, 고객들에게 큰 만족을 줄 수 있는 재료는 무엇일까?”였다. 여러 가지 식재료를 찾던 중 딱새우를 알게 되었고 주 식재료로 선택했다.


모든 비즈니스가 그렇듯, 어떤 아이템이 고객의 관심을 끌면 우후죽순 모방업체가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딱새우는 구매하기 어렵고, 1년 내내 안정적으로 공급받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일정한 공급을 유지할 수만 있다면, 경쟁업체의 진입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 마케팅 인사이트

컬럼비아대학 경영대학원 교수 부루스 그린왈드(Bruce Greenwald)는 <경쟁 우위 전략>에서 모든 경쟁 요소 중 최우선인 요소로 ‘진입장벽’을 꼽았다. 숨비소리는 규모의 경제 전략으로 진입장벽을 만들었다. 규모의 경제 전략이란 대규모 생산/구매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을 말한다. 숨비소리는 매년 151톤의 딱새우를 구매한다. 딱새우 구매 및 관리비용으로만 연 14억 원을 지출한다. 그래서 1년 내내 안정적으로 딱새우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숨비소리는 딱새우를 파는 다른 업체가 등장해도 전혀 긴장하지 않는다. 납품업체와의 가격협상력, 소비자에게 내새우는 가격경쟁력 모두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시장에 진입시 중요한 고려사항은 ‘다른 경쟁업체가 쉽게 모방할 수 있는가?’이다. 진입장벽을 갖고 있지 않다면, 사업을 지속하기가 어렵다. 언제 어디서 나보다 더 효율적인 경쟁자가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숨비소리는 권재혁과 하동우, 2명의 공동대표가 함께 이끌어가고 있고, 이 이야기는 하동우 대표와 나눈 이야기를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이 글은 이해황 작가님이 도움을 주셨습니다.

*이 글을 쓴 사람은 요즘 잘나가는 부산 영어학원 YC College 에서 마케팅을 담당합니다.


*이 글을 쓴 사람은 아이보스에서 콘텐츠 마케팅 강의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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