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나름대로의 피서법이 있겠지만, 무더위를 식히는 데는 역시 물보다 더한 무기가 없다. 낚시도 그중의 한 삼매경을 선사한다. 서늘한 바람이 지나가는 호수 한쪽에 웅크리고 앉아 야광의 찌를 응시하며 시간을 낚는 재미는 꾼들만이 아는 경지이다.
낚시는 연애다. 고도의 심리전이다. 물 좋은 포인트를 고르는 안목은 연애와 낚시의 출발점이다. 입맛에 맞는 미끼를 상대에 따라 적절하게 구비하는 것 역시 기본 중의 기본. 지루한 탐색전을 견뎌내고 마침내 미늘을 덥석 물 때까지 끈기 있게 기다리는 미덕도 까다로운 애인의 마음을 잡아채는 일과 다르지 않다. 낚시와 연애가 똑같이 인내의 미학이요, 타이밍의 예술이라 불리는 연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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