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삼각김밥'…편의점 '땡처리'제품 당근마켓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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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2.10. 오전 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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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 맺은 GS리테일·당근마켓

정보 공유로 판매역량 키우고
기한임박 상품 당근에 소개
구인구직·공동구매까지 진행

월 1400만명 이용 당근마켓
GS 오프라인 매장 통해서
지역기반 플랫폼 입지 강화

전략적인 제휴로 '유통 빅뱅'


편의점과 슈퍼마켓 등 1만5000개 오프라인 매장과 매월 1400만명이 이용하는 온라인 장터가 힘을 합친다. 향후 편의점·슈퍼마켓이 지역 중고거래의 거점이 되고 '공동구매'도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GS리테일과 당근마켓은 9일 업무협약을 맺고 지역을 기반으로 한 '동네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고 밝혔다. GS리테일과 당근마켓의 '합종연횡'은 당근마켓 사용자들이 편의점을 중고거래 장소로 활용하는 등 지역 생활권을 중심으로 뭉친 온라인 이용자들의 오프라인 거점이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양사의 협력은 우선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와 슈퍼마켓 GS더프레시가 할인 정보를 당근마켓에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예를 들면 "편의점 GS25 지에스강남점에서 유통기한이 임박한 삼각김밥을 50% 할인 판매한다"는 정보를 강남구 역삼동을 생활 기반으로 하는 당근마켓 이용자들이 받게 된다.

우선 당근마켓은 하루가 끝날 즈음이면 나오는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의 '마감 상품'에 주목했다. 신선식품이나 도시락, 간식류, 음료 등을 판매기한이 도래하기 전 주인을 찾아주는 일에 당근마켓과 GS리테일이 뜻을 함께했다. 서비스는 오는 2분기 중 당근마켓 애플리케이션(앱) 내 '내 근처' 카테고리에서 시작되며, 유통기한이 비교적 짧은 도시락, 김밥 등 간편 식료품을 시작으로 점차 제품군을 확대할 예정이다.

GS리테일은 이를 통해 폐기 상품을 줄이는 등 환경·책임·투명경영(ESG) 활동 모범 사례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GS25와 GS더프레시, 랄라블라 등 GS리테일 오프라인 점포의 구인·구직 광고도 당근마켓에 게시된다.

GS리테일은 당근마켓과의 제휴를 통해 자사 오프라인 매장을 단순 소매점에서 벗어나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변신시킨다는 계획이다. 편의점 GS25는 ATM 기기 1만2000대를 보유하고 있다. 당근마켓에서 중고 대면 거래 시 보통 현금을 수반하는데, GS25는 주요 은행과 수수료 무료 협약을 맺고 있어 '거래 거점'으로 활용될 여지가 많다. 또 GS25의 택배보관 서비스인 '박스25'를 통해 당근마켓 사용자 간 비대면 거래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슈퍼마켓 GS더프레시에서 이뤄지던 '할인행사'도 규모의 경제를 이룰 경우 할인 폭을 더 키울 수 있다. GS더프레시는 현재 점포별로 월 4회 정도 정육, 청과, 수산(킹크랩 등) 등 지역 소비자를 대상으로 사전 예약 공동 구매를 진행하고 있다. 20%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진행해 월별 참여 고객이 8만~10만명 수준이다. 당근마켓의 지역 온라인 플랫폼과 연계하면 2배 이상 참여자를 모집할 수 있어 5% 이상 추가 할인 혜택도 가능할 것으로 유통업계는 예상한다. 실제로 GS리테일은 지난해 하반기 당근마켓 광고를 통해 GS더프레시 매출이 증가하는 등 지역 고객을 대상으로 한 점포별 제휴 마케팅 효과를 검증했다고 설명했다.

GS리테일은 당근마켓이 손잡은 첫 번째 대기업 유통 업체다. 당근마켓은 GS리테일과의 협업을 통해 투자 유치, 사업 확대, 수익성 다각화를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은 "이번 당근마켓과의 제휴는 GS리테일이 보유한 1만5000여 점포가 국내 1위 지역 기반 온라인 플랫폼과 시너지효과를 보여주는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근마켓에 따르면 당근마켓 MAU는 지난 1월 기준 14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1월 480만명과 비교하면 1년 만에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빠른 성장에 2019년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알토스벤처스와 굿워터캐피털 등에서 400억원 투자를 유치하며, 지금까치 총 480억원의 실탄을 확보했다. 현재 후속 투자 논의도 이뤄지는 만큼 국내 13번째 '유니콘' 등극도 순조로울 전망이다. 이번 제휴를 통해 당근마켓은 '중고 거래'로만 집중됐던 사업 영역을 지역 주민들의 모든 라이프스타일 관련 분야로 확대하려는 전략에 한층 더 힘을 싣게 됐다. 여기에 편의점과 슈퍼마켓이라는 지역 기반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GS리테일과의 제휴가 더해진 만큼 당근마켓으로서는 이전보다 더 강력한 지역 밀착형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 가능해졌다.

당근마켓은 이번 GS리테일과의 제휴로 수익성 다각화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GS리테일이 거래액 중 일정 부분을 당근마켓에 주는 방식도 예상해 볼 수 있다.

김재현 당근마켓 공동대표는 "이번 GS리테일과 제휴를 바탕으로 당근마켓이 그리는 지역사회의 온라인 연결과 환경보호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협업을 이어나가며 지역 커뮤니티 발전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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