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업계에 따르면 도정제 시행이 다가오면서, 주요 온라인 서점과 쇼핑몰의 도서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 온라인 서점 주문 폭주…3년 전 신간이 베스트셀러에
온라인 서점 예스24는 최근 1주일(13~19일)간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8.6% 늘었다. 지난달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115.4% 증가했다. 윤미화 예스24 대리는 "유아 및 어린이 도서, 전집류의 판매가 크게 늘었다"며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할인율이 높고, 출간된 지 몇 년된 도서가 상위권에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예스24의 11월 3주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를 살펴보면,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총, 균, 쇠> 등 지난 베스트셀러들이 순위에 올랐다. 알라딘에서는 오늘 기준 종합 베스트셀러 상위 10위 안에 7개가 2012년 이전에 출간된 도서일 정도다.
인터파크도서에서도 최근 1주일간 도서 판매량은 지난달 같은 기간과 비교해 주문 수량 기준으로 205%가 늘어났고, 판매액 기준으로도 242%가 증가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각각 176%, 196% 늘어났다. 카테고리별로 보면, 주문 수량 기준으로 역사 도서가 4~5배 이상 증가했고, 소설과 인문 도서도 2~3배 늘었다.
G마켓에서 한주간 도서 매출은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138%가 늘었고, 작년 같은 기간보다도 129% 늘었다. 아동 도서가 각각 218%, 305% 증가해 가장 큰 관심을 받았다. 유아(300%, 157%), 역사(233%, 445%), 건강 및 뷰티(145%, 314%), 사회과학(124%, 166%), 만화(122%, 169%) 등도 인기를 끌었다.
11번가에서 도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0%,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83% 늘었다. 11번가 김승현 도서 담당 MD는 "도정제 시행 발표 이후 유아전집 카테고리의 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인기 작가들의 특가상품들(할인율 50% 이상)을 세트 형식으로 구매하는 고객도 많다"고 전했다.
옥션 도서 판매는 지난달 같은 기간 대비 25%, 작년 같은 기간 대비 55% 신장했다. 특히 유아동 도서(전집 포함)의 판매가 두드러져 유아 도서·전집은 215%, 아동 도서·전집은 25%가 늘었다. 경영?경제?자기관리 등 실용서도 130% 증가했고, 인문?사회?역사(80%), 취업 시즌을 맞아 취업·수험서·자격증 도서도 40% 늘었다.
◆ 도서정가제 대란…하루 100만 원치 구입도
책을 구입하려는 소비자가 한번에 몰리면서, 일부 온라인 서점은 홈페이지가 다운되기도 했다. 예스24는 오늘(20일) 오전 11시 전후로 홈페이지가 다운됐다. 이 때문에 일부 소비자는 약 1시간 반 동안 책을 구매하지 못했다. 회사 관계자는 "주문 폭주로 서버가 다운된 것"이라며 "사이트가 다운된 건 최근 몇 년간 처음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온라인 서점 알라딘도 어제(19일) 오후 한때 서버가 다운되고, 결제가 이뤄지지 않는 등 홈페이지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갑작스럽게 책이 많이 팔리는 건, 도정제 시행을 앞두고 출판·유통업계가 할인 판매에 열을 올렸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공짜 쿠폰이나 상품권으로 최대 90% 할인 받아 살 수 있다. 도정제가 시행되면 통상적인 할인 행사가 금지되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도서를 구입해 놓으려는 소비자가 많았다. 출판·유통업계는 재고 떨이 효과도 기대했다.
인터넷에서는 '도서정가제 대란'이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다. 도정제 시행으로 책 가격이 오를 것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너도나도 책을 구입하려는 움직임이 계속 됐다. 한 누리꾼은 "평소 사지도 않은 책을 100만원치 구입했다"고 밝혔고, 또다른 누리꾼은 "홈쇼핑 통해 120권을 구입했다"고 글을 올렸다.
내일 시행되는 개정 도정제는 모든 도서가 예외 없이 정가 기준 15%(직접할인 10%+마일리지 등 간접할인 5%) 넘게 가격을 내릴 수 없다.
이재설기자 (recor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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