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의 일상 톡톡] '외국심' 마케팅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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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5.02.15. 오후 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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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과자 '애국심 마케팅' 이젠 안 먹혀

#1. 직장인 김모(33)씨는 회사 근처에 위치한 드러그스토어에서 수입과자를 자주 사먹는다. 굳이 대형마트까지 가지 않아도 이곳에서는 과자들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도 주변에 위치해 있지만 수입과자 특유의 짠 맛에 중독 돼 거의 매일 사먹고 있다. 김씨는 “과자 봉지 뒷면에 적혀 있는 영양 성분을 보고 나트륨이 많다는 생각이 들지만 알면서도 맛있어서 계속 먹게 된다”고 말했다.

#2. 주부 박모(39)씨는 이른바 수입 비스켓이나 웨하스를 즐겨 먹는다. 주로 수입과자 전문점이나 인터넷에서 제품을 구입하고 있는 박씨는 “요즘 국산과자 보다 수입과자가 더 저렴하고 종류도 다양해 애용한다”며 “국산 제품에는 없는 다양한 제품을 인터넷 등을 통해 한번에 여러 개를 구매해 놓고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3. 대학생 최모(21·여)씨는 올 초부터 국산과자 대신 수입과자를 사먹고 있다. 다이어트의 적이라는 걸 알면서도 하교길에 대학로의 한 수입 과자 전문점을 들러 한 두 개씩 고르는 게 습관이 됐다. 최씨는 “좋아하던 국산과자 가격이 대부분 올라 대체품을 고민하던 중 수입과자 전문점에 발을 들이기 시작했다”며 “가격이 싸고 종류가 다양해 즐겨 찾고 있다”고 밝혔다.

◆ 40~50대 중장년층도 수입과자 사먹는다

국산과자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자의 과대포장이 심한 것은 물론, 가격도 비싸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특히 젊은 층일수록 국산과자에 불신이 팽배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수입과자 구매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소비자의 66.5%가 2014년 올 한해 수입과자를 구입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20대(80%)와 30대(71.2%)가 40대(57.2%)와 50대(57.6%) 중·장년층보다 수입과자 구매 경험이 훨씬 많았다.

수입과자를 구입했던 가장 큰 이유로는 국산제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제품이 많고(37.4%·중복응답), 마트나 매장에서 할인판매를 많이 하며(37.1%), 독특한 종류의 과자가 많아서(35.6%)라는 의견이 많았다. 또한 단순한 호기심(34.4%)과 과자의 맛(34.1%), 과자 종류의 다양성(20.3%)이 수입과자를 구입했던 중요한 이유 중 하나였다.

◆ 수입과자 전반적인 이미지 '好好'

수입과자 선택 시 고려한 요인으로는 대부분이 제품의 맛(78.5%·중복응답)과 가격(78.3%)을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 제조국가(41.7%), 포장된 용량(35.5%), 제품 브랜드(28.1%), 구성성분(19.1%)을 고려했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수입과자 구입은 주로 대형마트(63%·중복응답)와 수입과자 전문점(39.5%)에서 이뤄졌다. 대형마트에서는 30대 이상(20대 46%, 30대 66.3%, 40대 72%, 50대 73.6%)이 주로 구입했으며, 20대는 수입과자 전문점(58.5%)에서의 구매가 많은 편이었다. 다음으로 슈퍼마켓(17.4%), 인터넷 쇼핑몰(17.4%), 백화점(13.2%), 가판대 및 노점상(11.9%), 드러그스토어(11.6%) 순이었다.

국산과자와 비교한 수입과자의 전반적인 이미지도 상당히 좋은 것으로 조사됐다. 먼저 수입과자가 국산과자에 비해 과대 포장이 없다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68.6%에 이르렀다. 특히 20대 소비자(81.6%)가 다른 연령대(30대 64.4%, 40대 66.4%, 50대 62%)보다 수입과자가 상대적으로 과대 포장이 없다는 부분에 많이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동의 의견은 단 7%에 그쳤다.

또한 국산과자보다 수입과자의 종류가 다양하고(70.2%), 독특한 과자가 많다(77.9%)는 시각에도 대다수 소비자가 동의했이다. 역시 20대가 종류의 다양성(81.2%)과 독특함(85.6%) 측면에서 수입과자에 좋은 인식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가격에 대해서도 수입과자가 더 저렴하다는 의견(44.7%)이 동의하지 않는 소비자(19.5%)보다 훨씬 많은 편이었다. 그밖에 국산과자보다 다양한 포장규격의 제품이 있고(동의 45.6%·비동의 12.1%), 성분 표시가 명확하다(동의 41.5%·비동의 9.8%)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

◆ 달고 짜며 기름진 건 다소 부담

과자의 입맛 측면에서는 수입과자가 더 달고(동의 55.9%·비동의 6.2%), 짜며(동의 45.1%·비동의 12.5%), 기름지다(동의 37.1%·비동의 11.9%)는 의견이 훨씬 우세했다. 국산과자에 오래 길들여진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수입과자의 맛이 입에 잘 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전체 12.1%만이 수입과자가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다고 생각했다. 또한 자녀들의 간식거리로는 국산과자보다 수입과자가 좀 더 나은 것 같다는 의견도 13.8%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입과자를 많이 선호하고, 구매가 증가하는 것은 그만큼 가격과 포장 등 국산과자에 대한 소비자들의 실망감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수입과자 구입시 염려되는 요인으로는 수입경로가 비정상적인 경우가 있을 것 같고(54.5%·중복응답), 한글로 제품정보가 표시되지 않은 경우가 많은(44.9%) 점을 가장 많이 지적했다. 또한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들이 많을 것 같고(38.1%), 당국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38.1%)는 의견이 많았으며, 불법적으로 수입과자를 판매하는 매장들이 많고(32.8%), 유해한 성분이 들어있는 제품이 많은 것 같다(30.3%)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 국산과자 소비자 불만 ↑

국산과자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은 매우 큰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88.6%가 현재 국산과자의 과대포장이 심한 것 같다고 바라봤으며, 가격은 너무 비싸다는 데도 85.3%가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7명(71.7%)이 느끼고 있을 만큼 현재 국산과자의 제조업체들이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젊은 층일수록 국산과자 업체들을 믿지 못하겠다는 인식(20대 78.8%, 30대 74.4%, 40대 65.2%, 50대 68.4%)이 강했다. 더 이상 ‘애국심 마케팅’도 소용이 없었다.

국산과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보완점을 묻는 질문에서도 과자의 과대포장 개선(78%·중복응답)을 꼽는 소비자들이 가장 많았다. 또한 국내 소비자들을 눈속임하는 행동을 하지 않고(71.8%), 가격을 인하할 필요가 있다(69.9%)는 목소리가 컸으며, 과자성분을 명확하게 표시해야 하고(43.1%), 안전한 과자라는 이미지 제고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41.1%), 과자포장의 규격을 다양하게 할 필요가 있다(34.4%)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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