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거운 잔치 된 스마트폰 ‘가을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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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6.09.12. 오전 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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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갤노트7 리콜에 아이폰7 실망 겹쳐
이통사들 “추석 성수기 날아갔다”
구형·보급형 제품 마케팅에 주력
출시 앞둔 엘지 V20 반사이익 기대
삼성, ‘갤럭시노트’ 이름 바꿀 가능성



‘아이폰7과 갤럭시노트7 덕분에 V20에 없던 장점이 생겼다. V20의 배터리는 착탈식이라 충전 중 폭발로 탈 염려가 없고, 이어폰에 선도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많이 찾는 인터넷 게시판에 올려져 많이 읽히고 있는 글의 한 대목이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폭발과 애플 아이폰 신제품 ‘아이폰7’의 구태의연한 모습을 에둘러 비꼬고 있지만, 올가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던 ‘프리미엄 스마트폰 대전’이 싱겁게 끝나게 됐다는 점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해 눈길을 끈다. 앞으로는 스마트폰 예약구매가 시들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1일 스마트폰 제조 및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애초 올가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전례 없이 뜨거울 것으로 예상됐다. 맞수인 삼성전자와 애플은 물론이고 엘지(LG)전자까지 앞다퉈 신제품을 내놓는데다 일본 소니와 캐나다 블랙베리의 ‘컴백’도 예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갤럭시노트7이 배터리 폭발에 따른 리콜 사태를 맞아 링에서 내려올 수밖에 없게 되면서 상황이 급반전했다. 삼성전자는 리콜 물량을 대느라 당분간은 신규 판매를 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출시 뒤 3개월 동안의 판매량이 전체 공급량의 90% 가까이 차지하고, 배터리 폭발 이미지 때문에 수요가 사그라진 점 등을 고려할 때, 추가 마케팅 기회를 노리기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누가 반사이익을 볼 것인가가 업계의 새로운 관심사로 떠올랐고, 애플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폰7이 ‘달라졌으나 좋아지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분위기가 또 바뀌는 모습이다. 실제로 지난 7일(미국시각) 베일을 벗은 아이폰7에 대한 언론과 애널리스트들의 평가는 ‘혁신을 찾아볼 수 없다’ 내지 ‘실망스럽다’가 주류를 이룬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가 아이폰 신제품을 공개하면서 앞세운 무선 이어폰은 오히려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59달러를 주고 따로 사야 하는데다 이어폰도 충전해야 한다. 사용자 쪽에서 보면 부담과 불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엘지전자의 브이20이 새삼스럽게 주목을 받고 있다. 소비자들이 뛰어난 오디오와 카메라 기능을 쫓아 브이20으로 눈을 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엘지전자 관계자는 “이번에는 갤럭시와 아이폰 핑계를 대기 어렵게 됐다. 마케팅 쪽이 어느 때보다 부담을 느끼고 있다. 출고가를 얼마로 할 것인가부터가 큰 숙제”라고 전했다.

갤럭시S7·갤럭시노트5·G5·V10 등 기존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출고가 20만~30만원대의 보급형 스마트폰도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이통사들이 새 프리미엄 스마트폰 대신 이들 기기에 지원금을 더 싣는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한 이통사 임원은 “갤럭시노트7 리콜로 헛돈만 쓴 꼴이 됐고, 추석 성수기도 놓치게 됐다. 구형과 보급형 모델을 앞세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 브랜드를 계속 사용할지가 관심사가 되고 있다. 폭발 이미지 때문에 이를 바꿀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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