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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의 One Day One Trend·3,716·2017. 11. 22

모노프로덕트 전성시대

THE AGE OF MONOPRODUCT

 

 

안냐세요~ 상쾌한 아침입니다! 아, 오늘은 한결 나으네요. 아직 코는 막히지만 뭐랄까.. 한 90% 나은 느낌?

 

오늘 이야기는요. 그 왜 일본에 ‘닛케이트렌드’라고 있는 거 아시죠? 이 기업은 매년 올해 일본 30대 히트제품, 이런 걸 발표하곤 해요. 최근에 2017년 일본 30대 히트상품이 발표되었답니다. 거기 재밌는 애가 하나 껴 있길래 소개할까 해요. 바로 요 아이. 이름하여 아넬로(arnello)가방이란 애에요.

 

 

이 가방이 왜 30대 히트상품이 되었을까요? ㅋㅋ 이 가방은요. 지난 한해 무려 260만개가 팔려나갔어요~ 히트 상품 9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릴 만 해요.

 

 

아넬로가방, “넓은 입구”

 

아넬로가방은 원래는 디자인이 딱 하나였어요. 위에 저렇게 생긴 백팩 디자인 하나에 컬러만 다양했달까요? 이 디자인이 폭발적 인기를 끌게 된 건, 다름 아닌 ‘넓은 입구’ 때문이었답니다. 우리가 백팩 여닫을 때를 떠올려보자구요. 뚜껑이 있는 애들은 뚜껑 먼저 열고 지퍼를 열어야 했고. 뚜껑없는 애들도 지퍼를 연다음에는 가방 안으로 손을 밀어넣어 이것저것 찾거나 정리해야 했잖아요? 근데 얘는 그냥 아구 물고기처럼 떡벌어져요. 요로케!

 

 

그러다보니, 누가 이 가방을 제일 좋아했게요? 바로 기저귀랑 아기용품 챙겨가지고 다니던 애 엄마들요. 그렇게 하나 둘 입소문이 나다보니, 학생들 책가방으로도 인기가 있게 되고, 그러다보니 스트리트 캐주얼에도 꽤 잘 어울리는 가방이 되고, 그러다보니 또 일본, 한국, 동남아 등에서도 더불어 인기를 얻게 되면서 지난해 소위 대박이 터진 거죠. 네이버에서 ‘아넬로’ 검색해보시면, 한국에서의 인기도 실감하실 수 있을 거에요.

 

가방의 “입구가 저렇게 확벌어진다”란 아이디어로 성공한 또다른 유명한 브랜드는 케이트스페이드(Kate Spade)가 있어요. 이 브랜드도 소위 기저귀가방이라 불리는 쇼퍼백으로 엄마들에게 인기를 모으면서 오늘의 자리에 올랐죠.

 

아넬로는 지금은 여러 디자인이 나오기는 하는데요, 그래도 사람들은 ‘아넬로’라고 하면 딱 한 디자인을 떠올린답니다. 백팩 디자인에, 지퍼가 중앙에 달리고, 열면 입구가 확벌어지는 설계의 백 말이죠.

 

 

 

‘모노프로덕트’ 시대 

 

아넬로의 성공을 보면서 제가 여러분과 꼭 해보고 싶은 얘기는요. 바로 런칭 전략에 관한 이야기에요.

 

과거에 우리는 신규 브랜드를 내려고 하면 ‘복종’을 고르는 습관이 있었죠? 예를 들어 여성복/신사복/캐주얼 이런 식으로 어떤 카테고리에서 런칭할까를 먼저 정한다고 할까요? 그럼 그 다음에는 그 안에서 무수히 많은 스타일수를 벌려나가죠. 그러다보면 여성복이나 캐주얼은 당연히 시즌당 200-300 스타일수를 오가는 다양한 디자인의 토탈 브랜드가 되는 셈이에요.

 

가방 브랜드도 마찬가지죠. 잡화 브랜드를 런칭하고 나면, 디자인실에서는 브랜드 컨셉에 맞는 여러가지 디자인들을 제시해요. 백화점에 매장이라도 내려면, 사실 디자인이 좀 다양해야 되잖아요?

 

하지만 요즘 이렇게 하다가는 시작하자마자 넘쳐나는 재고로 비효율의 악순환에 걸려든답니다. 그 많은 스타일 수를 해야 해서, 인건비 생산비는 늘려놨는데, 그 많은 제품들은 팔리지 않아 재고로 남으니, 이걸 대체 몇시즌이나 더 투자해야 본궤도에 올라설지 생각하면 가슴이 다 먹먹해진다고 할까요?

 

그런데 지금 룰이 바뀌고 있어요. 지금은 바로 아넬로처럼, ‘모노프로덕트(Monoproduct)가 더 성공하기 쉬운 시장이 되었답니다. 원앤온리(One and Only), 다시말해 브랜드가 딱 하나의 제품으로 승부한다는 전략이에요. 우리 브랜드는 “이 제품”만 만듭니다, 라는 강한 특성을 부여하면서요. 몇가지 브랜드를 예로 들어볼까요?

 

 

모노프로덕트로 성공한 친구들

 

보통 명품의 역사는 길다고 하죠? 하지만 2009년 이탈리아에서 새로운 명품 브랜드가 탄생했어요. 소위 미국의 ‘아미 파카(Army Parka)’에서 영감을 얻어, 이 브랜드는 아미파카만을 만들기 시작했죠. 여기에 컬러풀한 퍼를 섞는다는 것이 이들의 전략이었어요. ㅋㅋ 누군지 아시겠죠? 런칭하자마자 글로벌한 성공을 거둔 미스터앤미세스 이태리(Mr. & Mrs. Italy’s)랍니다.

 

 

 

 

 

그런가하면, Kiini라는 수영복 브랜드가 있어요. 이건 터어키 애들이 만든건데, 뉴욕에서 활동하는 브랜드에요. Turkey-born, New York-based 라고나 할까요? 이 친구들은 오로지 ‘손자수마감 수영복‘만 하는 친구들이에요. 터키풍의 자수로 마감된 특이한 수영복을 팔고, 그것만 팔아요. 어떤 앤지 한번 볼까요?

 

 

 

 

 

이 옷들은 묘하게도 굉장한 인기가 있답니다. 벨라하디드같은 셀레브리티들이 사랑하게 되면서, 뉴욕 풀사이드 파티에선 공주급이라면 한번쯤은 입어줘야 하는 옷이 되었어요.

 

또 하나 예를 들어볼까요? Spanx란 브랜드가 있어요. 이 브랜드는 뭘로 유명하나면, ‘체형교정(Shapewear) 레깅스’로 확 뜬 브랜드에요. 우리나라에도 페이스북에 보면, 뭐 압박 스타킹을 신었더니 그자리에서 허벅지가 1인치가 줄었더라..하는 사기급 영상 보신 적 있죠? ㅋㅋㅋ 그 원조가 Spanx라고 할까요? 레깅스에서 시작해서, 지금은 다양한 바디 쉐이프웨어들이 나오고 짝퉁도 많이 돌아다니는 실정이랍니다.

 

왼쪽이 Spanx 입기 전, 오른쪽이 입은 후라네요. ㅋㅋㅋ

 

원래 요 압박 스타킹같은 레깅스로 엄청 뜬 브랜드

 

요게 초창기 최고의 히트작이었어요.

 

잠깐 패션쇼도 했었답니다~

 

이 외에도 최근들어 모노프로덕트로 성공한 브랜드의 사례는 셀 수 없이 많아요. 오히려 토탈로 시작한 친구들보다 더 성공확률이 높은 건 아닐까, 란 생각이 들 정도에요.

 

 

모노프로덕트, 왜 성공할까? 

 

이쯤 되면, 눈치채셨겠지만 사실 모노프로덕트 전략은 기업에 굉장히 유리해요. 어떤 면들인지 러프하게 정리하면

 

  • 강점 부각에 유리 : 하나만 한다는 전문성을 부각하기 매우 쉬운 구조죠. 지금처럼 브랜드가 넘쳐나는 시대엔 브랜드 강점을 어필하기 어려워요. 우리브랜드는 30대 이상의 전문직을 대상으로..블라블라해봐야 소비자들은 다 안듣고 가버리죠. 그보다는 ‘기능성스타킹전문’, ‘입구 큰 가방 전문’이란 하나의 전문성이 더 명확하고 선명한 강점으로 인식되는 시대랍니다.
  • 생산비 절감 : 토탈 생산 해보신 분은 알겠지만, 아이템 수가 많으면 재료도 다 따로 주문해야 하고, 공장도 다 따로 돌려야 하고, 이를 관리하는 사람 다 따로 있어야 돼요. 그런데 하나면 하면 어떤 가요? 재료 일괄구입, 공장 일원화 등으로 자재구입비나 공임비에 저렴한 협상이 가능해지죠. 관리도 수월하구요.
  • 비매장 전략 : 모노프로덕트는 오프라인 단독 매장에서 출발하기 힘든 구조에요. 이것은 불리한 점이 아니라, 요즘은 강점이에요. 왜냐하면 단독매장 내어 봤자거든요. 온라인에선 한가지 제품을 페북에서만 팔 수도 있고, 인스타에서만 팔 수도 있어요. 효율적 비매장 전략으로 회사를 셋업시킬 수 있죠.

 

요즘을 패션산업의 위기라고 해요. 가장 큰 문제는 어패럴복종의 현저히 낮은 영업이익률이에요. 그 때문에 저도 신사업하신다는 기업분들을 뵈면, 조금 더 이익률이 나올 수 있는 잡화나 코스메틱, 쥬얼리쪽을 런칭하시라고 조언할 정도랍니다. 

 

하지만 모노프로덕트 전략은 현재 어패럴산업이 가진 구조적 모순에 대한 새로운 해법이 될 수 있어요. 회사내에서 작은 프로젝트로 시작해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거죠.

 

그런데 절대 오해하시면 안될 부분이 있어요. 안타깝게도 한국에선 ‘특이한 디자인’ 하나가 있으면 이걸로 브랜드를 만들어보시려는 분들이 있더라구요. “요거 재밌는데? 요것만 하는 브랜드를 해봐야지”란 생각은 하시기 전에 꼭 생각하셔야 할 게 있어요. ‘기능성’, ‘전문성’, ‘디자인’ 이 3 가지 중에서 진입장벽이 충분히 높은 요소가 있는가, 라는 질문이에요. 그게 아니면요. 모노프로덕트이기에 내가 쉽게 시작했듯이, 곧 남들도 모노프로덕트이기에 쉽게 따라하게 돼요. 그러다보면 가격경쟁에 밀려 점점 싸구려 제품이 되어간답니다.

 

새 브랜드를 꿈꾸시나요? 그럼 모노프로덕트 전략, 꼭 한번 염두에 두세요.

 

잼나쥬? 낼봬요~~

 

 

 

 

ⓒ김소희트렌드랩 김소희  

KIINI SPANX 런칭 모노프로덕트 미스터앤미세스퍼 브랜드 신규런칭 아넬로 일본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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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
서울대학교 의류학과 졸업
LF 인디안 아이비클럽 베이직하우스 컨설턴트
홍콩무역협회 초청 2008 홍콩패션위크 세미나 간사
국제패션포럼 2008 Prime Source Forum 한국 대표 패널
말콤브릿지(Malcom Bridge) 대표
김소희트렌드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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