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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의 One Day One Trend·2,449·2017. 11. 16

아마존의 모순

AMAZON PROBLEM 

 

 

안냐세요~ 감기가 안낳고 있어요. 엉엉 ㅠㅠ 콧물이 좀 잦아드나 했더니 오늘 아침엔 편도선이 볼똑 솟아서는 끊임없는 기침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저 괜찮겠죠..? 어흑 

 

오늘은 오랜만에 아마존 이야기에요. 지난번 11.11 광군제 때 알리바바 및 징동이 전세계에 찐하게 자랑한 중국발 유통의 힘. 이게 정말 작은 게 아니었어요. 사실 몇년 전부터 ‘아마존에서 물건을 판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란 의견들이 소소히 등장하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뭐.. 아무리 어떤 회사가 잘되도 꼭 옆에서 저런 말 하는 사람은 있게 마련.. 그리고 지금 미국 온라인 커머스의 53%가 아마존에서 일어나는데, 위험하다고 안할 수도 없는 문제구요. 그래서 그야말로 ‘소수 의견’ 취급을 받아왔죠.

 

그런데 말입니다?

 

광군제가 끝나고 이제는 미국 유럽 시장이 엄청난 홀리데이시즌을 앞두고 있잖아요. 광군제 후 돈다발을 손에 거머쥔 중국의 수많은 업체들을 바라보며, 아마존의 파트너들은 ‘아씨…아마존 왜 저렇게 못하지..”란 생각들을 하게 됐어요. 왜냐면요. 홀리데이시즌의 물건이 엄청 팔리긴 할텐데..그것이 약이될지 독이될지 지금 몰라서 말이죠.

 

오늘은 아마존의 모순에 대해 한번 이야기해볼께요. 

 

 

아마존에 입점하는 순간,

넌 당하는 거야 

 

아마존에서 물건을 파는 방식은 크게 2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아마존이 내 물건을 가져다 직접 판매를 하는 것이고, 하나는 아마존 플랫폼에서 내가 스스로 파는 거에요(이걸 아마존에선 제3자 판매라고 불러요). 즉, 전자는 ‘아마존..나 다 귀찮으니 너네 몰에서 파는건 내가 물건만 줄테니까 너가 다 알아서 해’라는 거고, 후자는 ‘자리만 빌려줘. 내가 알아서 팔께’ 이거죠.

 

전자는 아마존이 유명한 브랜드하고만 맺는 계약이에요. 내부에 이 비즈니스를 관장하는 Vendor Central이란 팀이 있는데, 여기서 자격있는 브랜드 리스트를 작성하고, 이들이 아마존으로 들어올 때 ‘우리한테 맡기세요, 그럼 너 혼자 하는 거보다, 모든게 쉽고, 매끄러울거에요’라고 유도하는 거죠. 브랜드가 예스,라고 하면 아마존은 이 브랜드의 별도 페이지를 만들어주고 스스로 홍보도 하고, 판매, 배송 모든 걸 처리해줘요. 이 시스템은 아무래도 아마존 내에 유리한 위치에 게재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죠.

 

 

근데 나이키가 아마존과 바로 이 계약을 맺었다고 해서 난리가 났었어요. 왜냐면 이 계약에는 구조적으로 맹점이 있답니다. 첫째, 말은 그럴싸 해보이는데요. 아무리 많이 팔려도, 누가 내 물건을 샀는지 아마존이 데이터를 주지 않아요. 즉, 고객데이타확보가 불가능하고, 이를 원한다면 그 데이타를 아마존에서 별도로 사야 해요. 그럼 아마존은 아무것도 주지 않느냐, 하면 그건 아니지만 간단한 판매 분석 보고서를 주죠. 이런 제품들이 매출을 얼마 일으켰고, 얼마 남았고… 블라블라블라.. 

 

또하나의 맹점. 제품을 홍보,판매하는 권한이 아마존에게 간다는 건, 회사로선 많은 제품 정보와 홍보 소스를 아마존에 전달해야 한단 이야기에요. 즉, 아마존은 반대로 브랜드의 데이타를 많이 가져가게 되죠. 둘이 평생 헤어지지 않을 부부라면 괜찮은데요. 만약 아마존이 이런 식으로 모든 제품 정보와 판매데이타, 고객데이타를 독점한 상태에서, 내 브랜드와 똑같은 PB를 런칭해 장사한다면요? 이미 그렇게하다 절단난 토이저러스를 우린 보지 않았나요?

 

아마존은 지금 PB를 키우겠단 전략을 가지고 있어요. 아마존 PB는 아마존에 판매와 배송을 위임한 기업들에겐 참 눈엣가시같은 존재에요. 내 데이타가 저쪽 사업을 위해 쓰일 수도 있구요. 아마존이 홀리데이시즌에는 과연 내 브랜드와 자기브랜드 중 누굴 우선순위에 게재할까..이런 생각을 하면 자다가도 머리가 아파진단 거죠.

 

물론 제3자 판매방식을 택하면 돼요. 제3자는 모든 데이타를 얻을 수 있어요. 하지만 제3자는 PB와 아마존 직판 브랜드들 사이에 2등시민 취급을 받고 있는데다, 유리한 위치게 게재되기가 쉽지않아, 큰 브랜드들은 아마존 직판 방식을 많이 고려하게 된답니다.

 

 

홀리데이시즌이 다가오면서, 미국에선 “아마존은 홀리데이 때 자신의 PB를 밀어붙일 전망이다”란 기사가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어요. 이제 과거의 소수의견은 공공연한 염려가 되고 있어요. 왜냐하면 홀리데이시즌을 앞두고 나오는 유통 전략의 대부분이 “할인”에 관한 것이에요. 아마존, 월마트, 기타 다른 유통들 모두 더 팔기 위해 더 할인하겠다는 것인데, 아마존에 모든 걸 맡긴 브랜드로서는 과연 그 할인이 내게 어떤 영향을 줄 지, 아니면 내걸 할인하지 않고, 똥값인 자기네 PB를 팔겠다는 건지 알수가 없기 때문이죠. 

 

 

갑자기 돋보이는 알리바바 

 

이런 염려를 두고 Glossy 지에서는 뭐라고 했냐면요. “Alibaba와 같은 중국의 주요 시장과 비교할 때 Amazon은 가난한 회사처럼 보인다”라고 했어요.

 

이 기사에서는 알리바바는 자체 PB가 없기 때문에 Rimowa, Victoria ‘s Secret 및 Furla와 같은 쟁쟁한 브랜드 파트너들과 See-now-buy-now 이벤트같은 멋진 전략들을 세울 수 있어요. 할인할인할인…하는 돈타령에서 벗어나서요. 왜냐면 파트너들은 알리바바에 대해 아무 염려가 없거든요. 그들로부터 모든 데이타를 셰어받고, 그들이 내걸 훔쳐갈리 없다는 확신도 있으니까요.

 

 

브라이언 (Bryan Business School of Business and Economics)의 Nir Kshetri 교수는 이렇게 말했죠. 

 

“Alibaba의 힘은 큰 데이터입니다. 그들은 매일 500 억 건의 거래를 처리합니다. 그러나 아마도 데이터의 양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을 공유하려는 의지입니다. 아마존이 데이터 공유와 관련해선 깜깜이라면, Alibaba는 도리어 데이터공유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자리 매김했습니다. “

 

 

파트너십과 셀러십, 불분명한 사업 아이덴티티

 

아마존은 사실 ‘셀러’로 출발한 회사에요. 전자책을 판매하려는 아이디어로 시작해서 오늘날까지 사업이 커져왔죠. 커져오게 된 동기도, “내꺼 팔고 있는데 자리가 좀 남아. 너도 들어와서 팔래?” 라는 식이랄까요?

 

전자책 쇼핑몰을 구축한 뒤, 다른 셀러를 끌어들여 추가수익을 얻기시작했고(오늘날의 아마존), 그럴려면 서버가 커져야해서 키웠는데, 키우고나니 헉.. 유지비가 장난이 아니네…싶어 남는 서버 남에게 빌려주며 추가수익을 얻기 시작했고(AWS), 배송을 하다보니… 켁 이건 또 돈이 더 많이 드네..싶어 남의 것도 해주면서 추가수익을 얻는(아마존 Fulfillmetn) 구조로 발전해왔으니까요.

 

이건 이 기업의 궁극적 철학이 아직 Sellership에 기반해 있다는 거에요. 애초에 ‘플랫폼’에 대한 철학적 인식을 가지고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에 Partnership에 관한 생각은 무언가 불투명해요. 늘 자신이 파는 것에 대한 부가적 상황으로 타인의 판매가 공존하는 셈인거죠. 그리고 자신은 영원히 Seller이기 때문에 더 싼 가격으로 공급하기 위해 끝없이 Vertical한 Integration을 추진한답니다. 즉, 내가 직접 만들어 직접 팔고, 배송도 내가 직접해서 더 많은 수익을 남기는 쪽을 추구하게 되죠.

 

 

“제국주의적 발상입니다” 

 

몇년전만 해도, 알리바바는 아마존보다 참 무식하고 덜떨어져 보이는 플랫폼이었어요. 짝퉁을 똥값에 팔고도 아무렇지 않아 하는..또 배송도 엉망진창에다 책임도 지지 않는.. 그런 덩지만 큰 아마추어 처럼 보였죠. 특히 아마존의 세련된 풀필먼트 시스템은, 창고하나 가지고 있지 않은 알리바바와 비교할 때 더없이 선진적인 것처럼 보였답니다.

 

이 때 마윈이 무슨 소리 했냐면요. 자신은 클라우딩 시스템으로 모든 물류를 연결할 것이라 호언장담하면서, 스스로 모든 시스템을 갖추고 모든 것을 직접 통제하겠다는 것은 “제국주의적 발상”이라고 일침을 놨어요. 뭐.. 이때만 그런 건 아니네요. 마윈은 틈만나면 ‘아마존은 제국주의’란 말을 서슴지 않는답니다. ㅋㅋㅋ 이번 다보스 포럼에서도..인제 안그래도 되는데 또 한번 리피트!

 

 

 

몇년전만 해도 마윈의 이런말은 걍 약자의 항변, 오버 뭐 그런 느낌이었답니다. 그러나 그런 마윈이 구축한 차이냐오 시스템은 놀라왔어요. 알리바바는 사설창고들과 사설물류회사들을 거대한 데이타로 이어내는 작업을 했죠. 소유대신 공유를 이끌었달까요?

 

혹 여러분 직구해보셨나요? 전 아마존 직구/ 알리직구 다 해봤는데요. 아마존 직구를 하면 소비자에게 배송을 한 4단계로 알려줍니다. ‘창고 떠남’–‘디스패치’–‘한국도착’–‘곧 도착’ 이렇게요. 근데 알리직구는요. 크헉. 물류 회사에 따라 좀 다르지만 대체로 엄청납니다. 지금 그 물건이 공항 어디에 있고. 한국에선 어디에 있으며 서초동에 언제 들어왔다까지가 다 매일 세세히 떠요.

 

이건 알리바바만 성장한 게 아니라, 물류회사와 창고들도 덩달아 성장했단 뜻이에요. 알리바바가 모두의 디지털화를 이끌어냈으니까요. 이제 와서 보면 자체물류 때문에 골머리 앓고 있는 아마존이나 징동보다 알리바바의 네트워크는 위대해보이기까지 한답니다.

 

 

소비자우선과 파트너우선

 

모든 유통업계 종사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대상은 물론 소비자에요. 하지만 제조유통업체가 아니라면 파트너 또한 그들의 중요한 비즈니스 요소라는 걸 잊어선 안되죠. 바로 여기에서 이시대에 맞는 유통철학이 무엇인가가 문제가 된답니다.

 

우린 철학이란 말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요. 너는 어떤 원칙을 가지고 사업을 하느냐,라는 문제는 이 기업이 어떤 모양새로 성장해 가는가를 좌우하게 되요. 소비자와 파트너, 그 둘을 한 줄에 세워놓고 난 소비자가 중요해, 라고 정하고 있다면, 이건 세상을 잘못읽고 있는게 아닐까요? 나란히 세울 수 없는 두 요소를 분리해서 관리하고, 양쪽 모두에게 투명성을 보장하지 않으면, 이건 결국 새로운 경쟁자를 불러들이는 나의 약점으로 남을 수 밖에 없답니다.

 

오늘 좀 심각했쥬? 낼봬요~!

 

 

 

 

ⓒ김소희트렌드랩 김소희 

마윈 아마존 알리바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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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
서울대학교 의류학과 졸업
LF 인디안 아이비클럽 베이직하우스 컨설턴트
홍콩무역협회 초청 2008 홍콩패션위크 세미나 간사
국제패션포럼 2008 Prime Source Forum 한국 대표 패널
말콤브릿지(Malcom Bridge) 대표
김소희트렌드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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