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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의 One Day One Trend·1,900·2017. 11. 06

한국 중소기업, 현실적 인재론

KOREAN SME’S RIGHT-FIT TALENT ARGUMENT 

 

 

안냐세요~ 다시 한 주가 시작되었네요.

주말에 싸돌아 댕겨보니 이제 겨울이 다 되었더라구요. 가을에 단풍을 만끽할 수 있는 직업, 봄에는 벚꽃을 만끽할 수 있는 직업을 갖구 싶어요..흐어엉!

 

오늘은 좀 다른 이야기를 해볼께요?

 

모든 중소기업의 골아픈 문제, 바로 ‘채용’과 ‘인재’에 관한 이야기랍니다. 몇년 전부터 패션기업들은 뽑아놓으면 나가는 직원들–특히 신입–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왔죠. 어디 그뿐인가요? 경력직이건 신입이건 새로 뽑은 직원들의 퍼포먼스도 회사의 기대와는 다른 경우가 허다해요.

 

이런 경우 회사는 큰 의문을 품게 되죠. “나의 리더십이 문제인가?”라는 생각 때문에요. 그래서 팀장쯤 되면 서점에 들러 엄청나게 많은 리더십 책들을 뒤지며, 어떻게 하면 저들에게 더 큰 모티베이션을 주고, 능력을 이끌어 내고, 나아가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 팀장이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죠.

 

그런데 말입니다?

 

대부분의 리더십 책들은 모두 미국에서 왔다는 거 아시나요?

과연 우리가 미국의 환경과 똑같은 환경하에 놓여있을까요?

그리고 중소기업이 가져야 할 리더십과 대기업이 가져야 할 리더십, 또 중소기업이 가져야 할 인재상과 대기업이 가져야 할 인재상이 현실적으로 일치할까요?

 

오늘 이 얘기 좀 해보자구요.

 

 

1. 한국 중소기업이 처한 현실적 모순

 

중소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선, 몸집이 큰 기업들을 이길 수 있는 뛰어난 ‘핵심역량’이 반드시 기업 내에 있어야 해요. 비슷한 물건이라면, 큰 기업들의 홍보전략과 유통망에 당연히 밀리게 되어 있으니까요.

 

그런데 그 핵심역량을 ‘고용’에 의해 확보하려는 기업이 많죠. 예를 들면 패션기업은 ‘디자인’이라는 핵심역량을 ‘좋은 디자이너를 고용해서’ 얻고자 합니다. 그리고 이 부분이 잘 되지 않을 때를 대비해, ‘전략’이라는 핵심역량을 가진 ‘좋은 본부장’을 또 얻고자 하죠.

 

이것이 바로 모순의 출발점이에요. 유동적인 곳에 핵심역량을 둔다는 것 말이죠.

 

좋은 디자이너와 좋은 본부장을 얼마든지 확보할 수 있는 기업에겐 이 계획은 현실가능한 계획이에요. 패션쪽도 패션계 내에서 공공연하게 ‘큰 기업’이라고 알려진 기업들은 사실 아직 인재확보가 무난해요. 그들은 좋은 조건의 인재를 상시적으로 확보할 수 있죠.

 

그런데 만약 회사가 좋은 인재를 상시적으로 확보할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이건 지는 싸움을 먼저 시작하는 상황이라고 밖에 볼 수 없어요.

 

이 모순을 없애려면, 핵심역량은 유동적이지 않아야 해요.

즉, 디자이너가 CEO인 기업, 혹은 좋은 디자이너와 좋은 본부장이 손잡고 함께 창업한 기업같은 경우여야 한다는 뜻이죠. 이 경우가 아니라면, 핵심역량은 “운이 좋으면 가질 수도 있다”라는 애매한 상태에 놓이게 되죠.

 

결국 창업자나 창업팀의 역량이 무엇인가를 정확히 해야 하고, 이것이 핵심역량이 되도록 사업구조를 짜지 않으면 안된단 뜻이죠.

 

 

2. 한국은 미국이 아니다

 

미국에서 나온 리더십 책들이나 칼럼들을 보면, 직원에게 투자하라, 직원들의 탤런트에 동기를 부여하라와 같은 이야기가 굉장히 많이 나와요. 또 멘토링은 어떻게 해야 하며, 성과는 어떻게 책정해야 하며, 정말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서 그렇게 해보고 싶은 여러가지 구체적 방법들이 제시되어 있죠.

 

그런데 한국은 미국이 아니랍니다.

 

미국은요. 유능한 직원이 있을 경우 그를 파트너로 받아들이는 게 일반적이에요. 즉, 직원이 뛰어난 자질을 보인다면, 그에게 주식이나 회사 지분을 인수할 기회를 주는 거죠. 그럼 그가 회사의 지분을 갖게 되니, 당연히 회사를 떠날 생각을 하기 보다는 열심히 해서 회사를 키울 생각을 하게 되겠죠? 회사가 버는 만큼 지분만큼의 배당도 확실히 챙길테구요.

 

그런데 한국인 이런 문화가 없어요.

회사는 유능한 직원에게 성과급 정도는 주겠지만 그를 파트너로 받아들일 준비는 되어 있지 않은데다가, 이건 직원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자네는 훌륭한 직원이니 1억원을 내고 우리 주식을 인수해서 파트너가 됨이 어떠한가”라는 제안을 받았을 때, “저에게 그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대답할 직원도 사실 없답니다.

 

왜냐구요?

“회계투명성”이 없으니까요. 직원들이 돈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회사에 자기 돈을 내고 지분을 인수할 리 없잖아요? 기업입장에선 은폐되었기에 유리한 많은 조건들을 스스로 깨고 직원들과 회계를 공유하는 리스크를 짊어질 수 없잖아요? (이런 면에서 칸투칸은 정말 놀라운 회사랍니다)

 

사실 이건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큰 저해요소이기도 해요.

저는 우리나라는 특히 회계투명성이 보장이 되야 하고, ‘배임’같은 것을 저지르면 사회적으로 재기할 수 없을 정도의 처벌이 내려져야 한다고 봐요. 왜냐하면 나라 자체도 작잖아요?. 이런 나라에선 투명한 동업이 가능하고 작은 기업도 서로 역량을 모을 수 있어야 글로벌한 경쟁력을 가진 좋은 중소기업의 탄생이 가능해요.

 

이런 시스템이 되어 있는 나라에서 나온 리더십에 대한 충고들을, 이런 시스템이 전무한 나라에서 아무리 써본들 직원들은 여전히 자신들이 내고 싶을 때 사표를 쓸 것이랍니다. 그 때 회사가 아무리 급한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말이죠.

 

어떤 분들은 ‘성과급’ 얘기를 하시는데요.

사실 성과급은 핵심 인재들이 머무르기에 그렇게 매력적인 요소는 아니에요.

명예도 아니고, 인생을 바꿀 큰 돈도 아니잖아요. 그가 핵심인재라면, 다른 곳에선 얼마든지 그 성과급이 아예 포함된 더 높은 연봉을 제안해 올 수 있을테니 말이죠.

 

 

3. 중소기업은 대기업이 아니다

 

미국의 리더십책들은 사실 한국의 대기업에선 어느 정도 통해요.

대기업은 아직도 인재들이 모여들며 그 중에 사람을 골라뽑을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죠. 아직도 직원들간에 경쟁심, 승부욕, 이 회사에서 두각을 나타내보이겠단 꿈 같은 것들도 존재하구요.

 

과거 한국이 빠르게 성장하던 시절에는 일하겠단 사람은 넘쳐나던 시절이어서 중소기업도 사람을 골라서 일할 수 있었어요. 좋은 인재들이 일부러 중소기업을 가기도 했구요.

 

모티베이션이나 멘토링은 이런 mindset 위에서만 힘을 발휘할 수 있어요.

 

그런데 오늘날 중소기업이나 소기업에 오는 인재들이 이런 mindset을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기는 어려워요. 저는 이걸 비판하기 보다는 우리 스스로가 인정하는게 현명하다고 생각하는 쪽이랍니다. 스스로의 포텐셜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포텐셜을 믿게 만드는 건 회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뭐 시도 해볼 수도 있겠지만 그에 들어가는 투자에 비해 결과는 매우 불투명하달까요?

 

그리고 회사란 곳이 어떤 사람들 입장에선 그저 ‘생계수단’의 의미에 불과한데, 그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강요한다는 건 어느 정도까지 가능할까요? 그리고 그들의 그런 생각이 비판받아야 할 정도로 나쁜 걸까요? 

 

 

4. 항시적으로 뽑을 수 있는 인재 수준의 인정

 

먼저 해야 할 일은 “시대를 인정하고 사업계획을 짜는 것”이 아닐까 해요.

 

여러분이 상시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인재의 수준을 정리해보세요.

이 정도 수준의 인재는 쉬이 고용할 수 있고, 관리할 수 있더라 하는 부분요. 예를 들어 소기업의 디자이너 구인공고라면 그 인재상들은 다음과 같이 바뀔 필요가 있어요.

 

 

  • 과거 : 성실하고 책임감있으며 감각있으며 싹싹하고 손이 빠른 사람
  • 현재: (싹싹하지 않고 감각도 그닥이고 손이 느리더라도)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

 

그리고 이런 친구들을 기반으로 사업구조를 짜는게 현명하답니다. 즉, 창업자나 창업팀의 핵심역량을 무기로 하는 사업구조를 짜고, 그 외의 업무들은 성실히 처리하고 나갈 땐 또 성실히 인수인계 하는 직원들이면 족한 비즈니스를 펼치도록 Right-fit, 꼭 맞는 구조의 사업을 짜는거죠.

 

어떤 기업은 좋은 인재를 뽑기 위해 ‘대기업인 척’ 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인재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궁여지책으로 도리어 회사의 위용을 부풀리고, 신입사원 교육이나 연수에 더 많은 예산을 배치하죠.

 

중요한 건 그래서 얻은 결과는 그 투자가 옳았다고 말해주고 있나요? 그리고 앞으로 계속 그런 투자를 하는 것이 과연 회사에 장기적 이익을 가져다 준다는 보장이 있나요?

 

 

5. 헬무트랭(Helmut Lang)의 반전 전략, “상시적 콜라보”

 

얼마전 미국의 전설적 레이블 Helmut Lang이 다시 사업을 재개하면서 흥미로운 사업전개를 보여주었어요. 이 레이블을 세웠던 디자이너 Helmut Lang은 회사를 떠났고, 지금 이 회사의 소유주는 Theory를 갖고 있는 Link Theory Holdings 인데요. 컴백과 중단을 반복하다, 이번에 아주 흥미로운 구조로 다시 컴백을 알렸어요.

 

보통 브랜드가 사업을 재개할 때는 Creative Director라는 ‘수석 디자이너’를 뽑기 마련이잖아요? 그런데 Helmut Lang은 디자이너대신 ‘에디터’를 뽑았어요. 이자벨라 벌리(Izabella Burley)란 이 여성은 이 브랜드를 멋지게 포장하는 일을 해요. 그리고 이 벌리란 에디터가 그 때 그 때 좋은 디자이너와 콜라보를 해서 디자인 역량을 해결하는 시스템이죠.

 

이분이 이자벨라 벌리. 이제 브랜드 디렉터=디자이너가 아닌 세상이 왔어요. 신기방기

 

그래서 첫쇼는 HBA의 디자이너인 셰인올리버를 택해 그의 디자인으로 헬무트랭을 소개했어요. 신기하쥬?

 

이건 뭘 말해주냐면요. 하나의 확실한 강점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라면, 다른 핵심역량은 그 때 그 때 콜라보로 해결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는 거에요. Helmut Lang이란 전설적 이름, 그리고 Link Theory Holdings가 가지고 있는 사업 인프라가 핵심역량으로 확보된 기업이라면, “디자인”이란 또다른 핵심역량은 고용이 아닌 콜라보의 구조로 보급이 가능하단 이야기죠.

 

예를 들어 영업만 담당해온 대기업 본부장이 회사를 나와 창업을 한다고 가정해볼까요? 사실 그는 영업노하우란 핵심역량이 있을 거에요. 그런데 여기에 집중하지 않고, 디자이너를 고용해서 패션 브랜드를 런칭하겠단 어마어마한 계획으로 사업을 시작한다면, 이건 비효율적 구조로 비즈니스가 전도되기 쉬워요.

 

그에게 맞는 사업 구조는”영업회사”를 차리는 거죠. 그래서 디자인이 핵심역량인 패션회사의 영업을 대행해주는 것이 맞는 구조랄까요. 이 단계를 통해 같이 회사를 꾸릴 디자이너 파트너를 만날 수도 있을 거에요. 또 영업을 해보니, 제품력이 떨어지는 회사라 여긴다면, 다른 회사를 찾아 파트너를 바꿀 수도 있겠죠?

 

신기하게도, 능력이 출중한 친구들 중에는 점점 중소기업에 입사하기 보다는 창업을 하는 추세가 많아지고 있어요. 이는 콜라보에 대한 현실성과 성공가능성을 보다 높게 만들어 주죠.

 

지금 대기업에 다니시는 분들도 어떤 순간에 창업을 생각할 때가 오실 거에요. 이런 분들이 회사를 나와 사업을 시작할 때, 제가 보기엔 대기업에서 근무한 분들일 수록 중소기업의 인재상을 오해해서 곤란을 격는 분들이 많더군요.

 

트렌드를 하면서 느끼는 건, 우리는 때로 세상에 져야 한다는 거에요.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 위에서 새로 판을 짜는 거죠.

 

10명 뽑았더니 2명 남더라…라는걸 무한반복 하고 계신 기업들께 조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심각했쥬? ㅋㅋ 낼봬요~~

 

 

 

 

ⓒ김소희트렌드랩 김소희

www.onedayonetrend.com/korean-smes-right-fit-talent-argument

구인난 인재 중소기업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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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
서울대학교 의류학과 졸업
LF 인디안 아이비클럽 베이직하우스 컨설턴트
홍콩무역협회 초청 2008 홍콩패션위크 세미나 간사
국제패션포럼 2008 Prime Source Forum 한국 대표 패널
말콤브릿지(Malcom Bridge) 대표
김소희트렌드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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