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희의 One Day One Trend·3,162·2017. 10. 30

미래쇼핑몰, 테넌트 구성이 바뀐다.

THE FUTURE MALL : NEW RULES OF TRADE MIX

안냐세요~ 간밤에 감기 안걸리셨어요?

어제 저녁에 넘나 추워졌더라구요. 지난 주말이 따뜻한 햇살 아래 단풍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주였나 봅니다.

요즘 날씨 넘나 좋아서 어젠 꼭 단풍을 보리라 했었는데요. 남편이 골프가는 바람에.. 엄한 시엄니를 차에 싣고 남산을 한 5바퀴 쯤 돈 거 같아요. ㅋㅋ

요즘 미국, 일본, 중국 모두 새로운 쇼핑몰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어요. 아시다시피 미국에서 올해에만 닫는 점포수가 8000개가 넘잖아요? 작년에도 이미 몇천개 닫은 관계로, 지금 미국은 소위 쇼핑몰 공황상태에요.

그러다보니 ‘쇼핑몰 대공사’ 가 또 한창 진행 중이죠. 닫는 점포가 너무 많아 새로운 세입자를 구할길이 없어지다보니 아예 쇼핑몰 리뉴얼에 들어갔어요.

또 일본과 중국은 소비자를 오래 머물게하는 방법에 대해 조금 새로운 시각들을 던지고 있는데요. 매출들이 슬슬 올라오는 거보니, 워매, 괜찮은 겁니다. 그래서 오늘 요 이야기 정리해서 함 풀어볼께요.

1.의료, 주거, 오피스+쇼핑의 룰

올 7월 블룸버그에서는 이런 제목의 기사를 냈답니다. “미래의 쇼핑몰에선 디너, 영화, 그리고 대장내시경을 제공합니다” ㅋㅋㅋㅋ

먼소리냐면, 요즘 새로 리뉴얼한 미국 쇼핑몰들의 테넌트 구성에서 ‘의료기관’ 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게 됐거든요. 신기하쥬?

미국의 지역별 주요 헬스케어 시스템 회사들이 누구누구 있냐면, 로스 앤젤레스의 Cedars-Sinai 헬스시스템, 필라델피아의의 Prime Healthcare, 캘리포니아의 Woodland Hills, UCLA Health 및 내슈빌의 Vanderbilt University Medical Group 등등이 있는데 이 친구들이 최근 미국 쇼핑몰들의 주요 세입자가 되었어요.

이건 미국인들도 신기해하는 현상이에요. ㅋㅋㅋ 근데 듣고보면 일리가 있는게, 미국의 베이비부머들이 지금 다 노년기잖아요. 그러다보니 교통이 편한 곳에 병원을 찾게 된다는 거죠. 즉, 은퇴한 노인들이 쇼핑몰에 들러 이것저것 필요한 것을 사고, 그들에겐 쇼핑과 다를바없이 일상화된 소액진료업무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거죠. 더구나 이들은 몰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안정적인 세입자란 점!

쇼핑몰들에 요런 아이들이 생기는 거에요

이와 함께 최근 쇼핑몰을 리뉴얼 중인 부동산 개발업자들은 공통적으로 주거와 오피스를 병합하는 쇼핑몰을 생각 중이에요. 한국의 주상복합처럼요. 이건 미국과 중국, 공통된 사항이랍니다.

현재 상해에서 진행되고 있는 ‘난징시루 프로젝트’를 보면요. 거대한 쇼핑몰과 2 개의 부티크 호텔, 2 개의 프리미엄 A 등급 오피스 타워 및 서비스드 레지던스를 아우르고 있어요. 2017 년 5 월에 시작된 프로젝트는 HKRI Taikoo Hui라는 부동산 거물이 개발중인데요. 이 친구들도 완다만은 못해도 중국과 아시아 전역에 걸쳐 수십개의 성공적인 상업, 소매 및 주거용 부동산을 보유한 애들이에요.

2. 쇼핑몰에서 공원으로 : 가드닝, 아트, 서점

한편, 최근 쇼핑몰들에서 가장 화두가 되는 것은 고객의 ‘체류시간을 늘린다’란 점이에요. 그 중 저에게 충격을 준 사례가 하나 있었으니.. 바로 일본 히로시마에 있는 Lect라는 쇼핑몰이랍니다. 이 Lect는요. 의.식.주(衣.食.住)가 아닌 지.식.주(知.食.住) 쇼핑몰을 표방해요. 저 이거 보고 대박 놀랐답니다. 그럼 이제 패션은 쫓겨나는 거임..? 싶어서요. 하핫 근데 다행히 패션도 꽤 있긴 있더군요.

Lect의 테넌트 구성은 해당 전문몰들을 재유치하는 방식이에요. 리빙은 카인즈(Cainz: 얘네 나중에 이케아랑 비교해서 한번 쓸께요), 음식은 유메식품관, ‘지(知)’는 츠타야 T-Site를 입점시킴으로써 완정했어요. 각각 난다 긴가 하는 애들이죠.

Lect는 단층의 넓은 몰이에요.

근데 뭐 만드는 건 자기 마음이고요. 이게 4월에 오픈했거든요? 장사가 과연 되는지 엄청 궁금하지 않으세요? 요즘 실적이 슬슬 나오는데, 아래 도표를 한번 볼께요.

위의 도표는 Lect를 보유한 이즈미(Izumi)상사의 월매출 전년대비 성장률이에요. 빨간선은 전지점 매출, 파란선은 기존 지점 매출이에요. Lect가 신규출점한 4월에 엄청 매출이 치솟죠? 이게 작년 4월에 지진이 있었기 때문에, 올 4월 매출은 사실 이슈가 없어도 다 증가했어요. 그러니 요 매출 상승은 Lect때문인지는 불확실하죠.

근데 그 이후 매출을 보면, 기존점 매출은 작년 이하로 떨어져요. 그런데 전체 매출은 확 올라간 상태를 유지하죠? 이건 뭐냐면, 바로 신규출점된 점포들의 힘, 즉 Lect의 힘을 말해주는 거랍니다. 네. Izumi는 7월 기준 전년대비 무려 106% 성장했어요!

‘서점’이라는 건 사람들을 머물게 하는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죠. 한편, 중국의 쇼핑몰들은 사람을 머물게 하는 다른 방법을 생각했어요. 그건 바로 예술, 즉 아트 쇼핑몰이란 개념이 최근 부상 중이랍니다.

가장 성공적 사례는 상해에 있는 K11 Art Mall이에요. 이 쇼핑몰은 생긴지 좀 되죠? 곳곳에 전시가 열리고, 전체 컨셉을 아트로 가져가는 쇼핑몰이고 가보신 분 많을 거에요.

요 때는 비비안웨스트우드 전시회를 하고 있었어요.

근데 올 5월에 알리바바가 청도에 비슷한 쇼핑몰을 내면서 ‘아트가 대세인가’란 느낌을 주고 있답니다. 알리바바가 올초에 항저우에 있는 Intime백화점을 백퍼 인수했잖아요? 그리고 요 지점을 청도에 Intima in99란 이름으로 내요.(99년은 알리바바가 설립된 해) 여기도 바로 아트쇼핑몰 컨셉이랍니다, In ART space란 곳에서 지속적으로 전시가 열리죠.

이게 In ART Space에서 열렸던 조명 전시에요.

이런 사례를 보니까 어떤 생각이 드세요?

전에 BOF 기사 중에 그런 글이 있었어요. 앞으로의 오프라인 유통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인데, 그 이유는 사람에겐 집과 직장 이외의 ‘제 3의 장소(The Third Place)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거죠. ‘제 3의 장소’는 사회학자인 레이 올덴베르크 (Ray Oldenberg)가 그의 저서 The Great Good Place에서 언급한 건데요. 그게 공원이건, 카페건 뭐건 간에 우리에겐 그런 공간이 필요하단 거죠.

BOF는 이 제3의 장소 역할로 가장 재미 본 회사가 스타벅스라고 얘기해요. ㅋㅋㅋ 완전 공감! 그리고 앞으로의 유통이 그런 역할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썼답니다.

다시말해 유통이 ‘공원’이 되어야 해요. 사람들이 찾아서 쉬고, 먹고, 피크닉하듯 머물 수 있는 곳 말이죠. 그러다보니 T-Site도 필요하고, 예술전시도 필요한 건데요. 미국의 또다른 쇼핑몰은 진심 스스로 공원이 되어 이 문제를 해결한답니다. 즉, 쇼핑몰 자체가 어마무지 아름다은 가드닝을 자랑하며 사람을 끌어모아요. 바로 사우스코스트 플라자(South Coast Plaza)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