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김밥집과 마케팅 이야기

by. 신용성

2017. 05. 31·추천 28·댓글 93·읽음 4,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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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김밥집과 마케팅 이야기

 

우리동네에는 조그마한 김밥 가게가 하나 있습니다. 저는 종종 여기서 김밥을 포장해서 사무실에 가서 점심으로 먹고는 합니다. 여러 줄을 사서 사무실 직원들과 함께 먹기도 하는데 대부분의 반응은 맛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맛이 있으니깐 굳이 사무실 부근에서 사먹지 않고 먼 거리를 마다 않고 포장을 해가곤 하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저는 이 김밥 가게에 처음 발을 들이는 데 최소 몇 개월 이상이 걸렸습니다. 들어가볼까 하는 생각이 몇 번 들긴 하였지만 매번 망설여졌습니다. 망설여졌던 이유는 두 가지인데요. 첫째는 가게의 정체성을 헤아리기 힘들었습니다. 마침 가게의 메뉴 스티커가 있어 촬영해봤습니다.

 

 

 

커피와 김밥 그리고 토스트 정도를 판매하고 있는데요. 이름은 카페입니다. 외부에서 봤을 때는 김밥을 파는 것 같기는 한데 카페라고 그러니 뭔가 연결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카페에서 김밥을 만든다면 왠지 전문성도 떨어져서 맛도 그다지일 것 같구요.

 

그래도 고가의 음식을 판매하는 것도 아니고 하니 그냥 들어가서 한 번 사먹어 보면 될 텐데 그것마저도 망설여졌습니다. 바로 두 번째 이유 때문에요. 두 번째 이유는 인테리어였습니다. 유리가 어두운 톤으로 되어 있어서 내부가 잘 들여다보이지 않았습니다. 마치 선탠을 진하게 한 격이라고 할까요? 내부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를 잘 모르니 무턱대고 들어갔다가 저랑 맞지 않는 장면이 펼쳐지지는 않을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앞섰습니다.

 

이렇게 몇 개월을 그냥 지나치다가 강력하게 김밥이 먹고 싶었던 어느 날 새로운 시도를 위해 과감하게 가게 안으로 돌진(?)하였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시도는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제가 김밥을 사먹을 때 중요하게 여기는 포인트가 목 넘김인데요. 김치나 단무지 없이도 목이 매이지 않고 잘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먹을 때 맛있었으며 먹고 난 후에도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안내에 보면 화학 조미료를 쓰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 효과인 것 같습니다.

 

저는 이런 가게를 보면 한편으로는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안타깝습니다. 적절한 비용에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게는 있어줘서 고맙습니다. 그 존재 자체가 축복입니다. 그런데 고객 입장에서 가성비가 좋다는 것은 사업자 입장에서는 이익을 많이 남기는 구조는 아니라는 뜻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손님이 많아야 유지가 될 수 있겠지요. 손님이 없으면 품질을 유지하지 못하거나 혹은 가게 운영을 유지하지 못하거나 둘 중 하나로 귀결되고 말 것입니다.

 

한 달 정도를 다녀본 결과 이 가게도 손님이 많아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가게를 훑어보았습니다. 우선은 인테리어가 눈에 밟히더군요. 인테리어톤이 전체적으로 어두웠습니다. 내부 사진을 찍어놓은 게 없습니다만 대체적으로 위 그림의 스티커 색상과 비슷한 톤입니다. 벽도 그렇고, 메뉴판도 그렇고 테이블과 의자 색깔까지 전체적으로 그렇습니다. 그러니 밖에서 슬쩍 내부를 훔쳐보았을 때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던 것입니다.

 

인테리어가 어두운 톤이면 안정감을 줍니다. 럭셔리한 느낌도 주고요. 아마도 카페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만큼 뭔가 안락한 이미지를 주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이 가게는 객단가가 낮습니다. 객단가가 낮은 만큼 많은 고객들이 매장안으로 유입되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인테리어톤은 밝고 개방적이어야 할 것입니다. 어두운 톤은 럭셔리한 느낌과 안정감을 주는 장점이 있지만 다소 폐쇄적으로 보이며 접근을 어렵게 합니다. 따라서 객단가가 높은 상황에 주로 어울린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가게는 아파트 부근이긴 하지만 다른 골목에 비해 비교적 유동인구가 적은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잠재고객들에게 가게의 존재 자체를 알리는 것도 쉽지 않고, 잠재고객에게 자주 노출함으로써 구매 충동을 유발시키는 데도 한계가 있습니다.

(동네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도 목이 중요한데요. 이에 대해서는 우리동네 빵집 이야기를 참조해주세요. http://www.i-boss.co.kr/ab-5564-150)

 

그러니 가게는 눈에 띄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이제 와서 인테리어톤을 바꿀 필요까지는 없지만 날씨가 따뜻해진 틈을 타서 문은 활짝 열어놓아 개방성을 높입니다. 문밖에는 POP 광고를 걸어놓음으로써 가게 앞을 지나가는 유동인구에게 가게의 정체성을 어필하도록 합니다. 하지만 유동인구가 적은 편이라고 하였으므로 이 정도만으로는 부족하고 유동인구가 많은 위치에 플랜카드 등의 홍보물을 부착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늘 점심으로 김밥 어때요?’라든지 호수공원 가세요? 김밥 챙기셔야죠?’ 등과 같은 문구로 김밥에 대한 수요를 자극하면서 가게를 알릴 수 있어야 합니다.

 

나아가서는 아파트의 각 호실마다 전단지를 돌리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며, 매월 정기적으로 (단 하루) 파격적으로 가격 할인을 함으로써 잠재고객들로 하여금 맛을 보게 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객단가가 낮아 하루 정도 파격적으로 가격을 할인한다 하더라도 가격이 무너질 염려는 크게 하지 않아도 됩니다.

 

제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하는 사업자가 좋습니다. 이런 사업자들이 오래오래 그 자리를 잘 지켜주면 좋겠는데 아이러니하게도 품질에 자신이 있는 가게일수록 홍보를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마도 품질에 자신이 있으니 저절로 소문이 날 것이라고 믿고 있나 봅니다. 아니면 그냥 품질에만 신경이 쏠려 있어 홍보에는 관심을 둘 여력 자체가 없었는지도 모릅니다. 가격 할인 이벤트도 잘 하지 않는 편입니다. 사업자들은 절대적으로 가격을 지켜야 하는 과제가 있으므로 가격 할인 이벤트를 무조건 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오히려 위험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격이 무너지는 상황과는 무관함에도 불구하고 배제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아마도 품질에 대한 자부심에 싸구려로 보이고 싶지 않나 봅니다. 혹은 그냥 그런 생각 자체를 잘 못하거나.

 

오늘은 온라인마케팅과는 좀 거리가 있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아이보스의 주요한 주제가 온라인마케팅이기는 하지만 태생적으로는 중소사업자들의 생존과 성공에 관련한 이야기를 다루는 곳이어서 이런 이야기도 한 번 적어봤습니다.

 

 

# 제가 진행하는 온라인마케팅 통찰 교육이 6월에는 15일로 일정이 잡혔네요.  

  ( http://www.i-boss.co.kr/ab-goods-2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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