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가게가 코카콜라 마케팅을 하면 어떻게 될까요?

할수도 없을뿐더러 가성비가 안나오겠죠?

많은 "마케팅"을 한다는 업체들이 그런 우를 범하고 있는듯 합니다.

독창성이라고는 찾아볼수없는 천편일률적이고 기계적인 행위를 마케팅으로 착각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의뢰를 하는 업체들조차 그걸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다들 그렇게 하니까 검색노출에 기를 쓰고, 블로그 방문자 수에 목을 매고...대행사가 시키는대로 의심없이 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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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전에 올해 예순되시는 사촌누님께서 전화가 왔습니다.  애들 다키우고 심심한데 집에서 뭐 할만한거 없냐고 하십니다.  저희 사촌누님은 말 그대로 평범한 가정주부십니다. 그래서 심층면접(?)을 했습니다^^

나:  "누나 뭐 잘해?"

누님: "글쎄..."

나:  "아줌마들 마트에서 일 많이 하던데 ?"

누님: "무릎 아파서 못가."

나:  "요리 잘하쟎아 식당할래?"

누님: "돈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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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면접의 결론은 집에서, 틈틈히, 큰 돈안들이고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누님의 인적배경에 대해 좀더 심층면접을 해 본 결과 고향에 수산물과 건어물 중개를 하는 친구들이 많이 있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나 : "누나, 건어물 쇼핑몰 해볼래요?."

누님 : "나 컴퓨터 못하는데?, 포토샵도 못하고, 엑셀도 못하는데?"

나 : "제가 가르쳐 드릴게."

이렇게 해서 예순 되신 누님을 대상으로 쇼핑몰 운영자 만들기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함께 고향을 방문해서 중매인을 하시는 친구분들을 만났습니다. 거기서 각종 건어물에 대해 견적을 받고 그 견적을 바탕으로 온라인에 판매중인 비교 제품들과 가격 경쟁력이 있는지 확인작업을 했습니다.

일단 상품선정은 합격, 그 다음은 상호를 정할 차례입니다. 누님의 고향은 삼천포, 검색어 조회수와 건어물 관련 조회수 등을 체크 해보니 상호를 검색어로 대체 시켜도 좋을거 같다는 결론이 났습니다. 그래서 오리지널 하게 상호를 "삼천포 건어물"로 하기로 했습니다.

그 다음은 상품구성과 사진촬영입니다. 중매인 친구분들로부터 종류별로 상품을 받은 다음 심플하게 세팅해서 사진촬영을 직접하고 상품페이지 제작까지 마쳤습니다.  그리고 로고로 사용할 디자인을 기본스케치한 다음 마무리는 반*로고에 5만원에 맡겼습니다.

쇼핑몰 제작은 카페24를 기반으로 쇼핑몰 템플릿을 구매하는 것으로 끝.

오픈을 앞두고 블로그를 준비시켰습니다. 함께 중매인 친구들을 만나러 갈때부터 찍어두었던 사진들로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는 법과 친구들에게 이야기하듯 글을 쓰는 문체까지 자연스런 블로깅이 될수 있도록 훈련을 시켰습니다. 그리고 페이스북 페이지 개설후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연동하는 가장 기본적인 홍보부터 시작해서 하루 천원씩 페이스북을 통해 타게팅을 해서 광고하는 방법을 알려드렸습니다.

그리고 홈페이지에서 첫 주문이 들어오는 기쁨을 전화를 통해 들었습니다^^

몇달 지나지 않았지만 지금은 혼자서 관리도 잘하고 계시고 스토어팜과 11번가등으로 상품도 확대시켜 등록해서 판매중입니다.

비록 지금은 시작이라 한달에 매출 1~2백만원에 불과하지만 열심히 댓글달고 포스팅하는 모습을 보면 곧 마트에서 다리아프게 서서 일하시는 수익 이상을 만드시리라 생각됩니다.

누님과 이 작업을 하면서 제가 느낀점은 제일 중요한 것은 열정이라는 점입니다.

젊은 친구들이나 왠만한 기업의 대표님들을 교육시켜 봐도 열정이 없는 사람들은 일단 의심하고 믿지 않습니다. 그래서 돈들이지 말고 기초적인 작업을 꾸준히 반복하라는 말을 코웃음으로 넘기고 어디선가 주워들은 각종 어뷰징 단어들을 늘어 놓으시며 빠른길을 내 놓으라고 하십니다.

누님과 쇼핑몰을 만들며 깜짝 놀랐던 일이 있습니다. 제가 지나가는 말로 "누나 우리나라에 건어물 쇼핑몰이 한 5천개 있을거야. 뭘로 차별화 시킬래? 한번 고민해봐." 라고 말하고 나서 그 다음주에 누나가 아래와같은 작품을 만들어 냈습니다^^  미술대학을 나온것도 아니고 고등학교가 최종인 누나가 열정으로 만들어낸 작품입니다.

저는 많은 마케팅회사라고 우기는 검색어 대행사나 어뷰징회사들이 좀 더 본질에 다가가서 고객을 위해 마케팅이라는 걸 해 주시길 바랍니다.  고객들이 좀 실망하더라도 시간이 지났을때 칭찬할수 있는 뚝심을 가진 마케팅을 펼쳐 주시기를 바랍니다. 갓 시작하는 초보 사업자들의 지갑을 노리는 사냥꾼이 아닌 느리더라도 같이 성장해 나갈수 있는 친구가 되어 주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