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전문연구원 박정호보스님과의 인터뷰

2015.04.22 10:49|

심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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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안녕하세요, 보스님. 현재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시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네, 안녕하세요. 저는 경제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보다 정확히 말해 ‘KDI(한국개발연구원)’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KDI 내부에서는 아마 가장 보직 변경이 많이 되었던 사람 중 하나일 것 같아요. 보고서 편집, 연구성과 확산, 기획업무, 경제교육 및 연구까지 최근에는 대외원조 업무를 수행하는 부서에서 경제박물관 건립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한 회사에서 정말 다양한 부서에서 일 해왔던 것 같네요. 

KDI 연구원 이외에도 두어 가지 일들을 겸임하고 있습니다. 제가 경제공부 말고도 최근  디자인 공부를 했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한국디자인단체총연합회’라는 협회에서 사무총장으로 일하고 있어요. 이외에도 EBS, 연합뉴스 등에 방송출연을 하고 있으며, 한국경제신문 등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습니다.  


 Q  경제학 분야에 관심을 가지시게 된 건 언제부터였나요?
 A  저는 원래 어렸을 때 몸이 안 좋아서 본의 아니게 전공을 자주 변경했어요. 정확히 세 번 전공을 바꿨어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경제학을 접하게 되었는데 경제학이 가장 마음에 들더라고요. 전공을 바꾸면서 저 자신이 뭔가 뜬구름 잡는 것들을 싫어하고, 딱 떨어지면서 답이 있는 것을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경제학이 참 재미있었죠. 경제학을 업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도 그때부터 했어요. 그런데 사실 경제학에 답이 있다는 생각이 지금은 좀 바뀌었어요. 옛날에는 경제학이 딱 답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공부가 부족해서 그런지 경제가 제일 어렵고 가장 답이 없는 학문인 것 같아요. (웃음)


 Q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학을 바탕으로 연구, 집필, 방송 등을 계속해서 하고 계시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A  제가 특히 경제학에 관심 있었던 이유는 경제학이 ‘사람’ 그 자체를 이해하는 데에,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에, 그리고 ‘사회’가 돌아가는 걸 이해하는 데에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서였어요. 그동안 살면서 제가 궁금했던 것들... ‘저 사람은 왜 저렇게 행동할까?’ ‘어떤 직업이 더욱 유망할까?’, ‘어디서 살아야 할까?’ 등등의 질문들, 이런 걸 설명하는 데에 있어서 경제학이 가장 풍부한 해석과 데이터를 준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어떻게 보면 오늘 인터뷰 하시는 리포터님과 제가 만나고 있는 것도 반 이상은 경제적인 이유가 있거든요. 내 직업이자 생업이기 때문에 만나는 그런 것들이 많죠. 그래서 세상을 이해하는 데에 있어서 경제가 중요하다는 걸 깨닫기 시작하면서 경제학이 점점 재밌었어요. 지금은 ‘왜 그런 일이 일어나지?’ 하는 물음에 대해 답을 제시하는 것이 남들보다는 좀 더 용이해 진 것 같아요. 






 Q  시장의 수요는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요?
 A  시장의 수요를 측정하는 방법은 다양한 방법이 있어요. 그런데 요즘 빅히트를 친 제품들은 ‘기존에 형성된 수요에 부응했다기’ 보다는 ‘수요를 만들어 내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원래 필요하지 않았는데 그걸 간절히 사고 싶게 만드는 거예요. 사실 우리는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노트북이나 휴대폰으로 나름 충분히 효용을 느끼고 있었지만, 애플에서 태블릿이라든지 스마트폰 같은 전혀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여 이전까지는 형성되지 않았던 새로운 소비 욕구를 만들어 냈거든요. 그래서 요즘은 기존에 있는 수요를 찾아서 기존의 회사들과 싸워 땅따먹기하듯 나눠 먹는 식의 경쟁을 추구하기보다는, 많은 선도적인 기업들이 그런 것처럼 없는 수요를 새로이 형성하는 게 더욱 중요한 듯해요. 

일례로 요즘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공유경제라는 게 있어요. 우버택시라든지 에어비앤비(airbnb)라는 회사는 없는 수요를 찾아낸 것이었어요. 에어비앤비는 빈방을 빌려주는 네트워크 회사예요. 예를 들어 누군가 해외 출장이 잦아 맨날 집이 비는데, 어떤 달에는 집에 열흘 밖에 안 있었는데 월세를 고스란히 다 내야 하거든요. 실제 실리콘 밸리에는 이러한 사람들이 많고요. 실리콘 밸리에서 일하는 많은 사람들이 1년 중에 몇 개월 이상씩 해외 출장을 가요. 그런데 실리콘 밸리는 아파트 렌트 값이 너무 비싸요. 그렇다고 호텔에서만 묵게 되면 또 그것도 너무 비싸고요. 이런 사람들의 니즈를 해결해 주기 위해 에어비앤비가 탄생했다고 볼 수 있어요. 실리콘 밸리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남는 방을 유용하게 사용하게 해서 금전적인 이득을 얻을 기회를 주고, 또 호텔에 묵기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는 또 다른 주거환경을 제공하는 거죠. 이 회사는 이러한 네트워킹을 통해 빈방을 빌려주고 거기에 대한 수수료를 받았어요. 그리고 불과 5~6년밖에 안 된 에어비앤비는 지금 세계에서 제일 큰 호텔인 힐튼 다음으로 많은 객실을 보유한 곳이 되었어요. 에어비앤비의 이 같은 성장은 시장에서 이전에 형성되지 않았던 새로운 수요와 공급을 실현시켰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참 이런 모습들을 보면 이제는 힐튼 호텔의 패리트 힐튼처럼 살고 싶다고 해서 세계 곳곳에 억만금을 투자하여 어마어마한 호텔을 지을 필요가 없다는 거예요. 오히려 아이디어를 가지고 시장의 잠재적인 수요나 미처 구매로 이어지지 못한 수요를 해결해줘서 큰 비즈니스를 만든 사람들이 많죠. 요즘은 그런 게 중요한 것 같아요. 


 Q  그렇다면 이런 잠재적인 수요는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요?
 A  사람에 대해서 관심이 많아야 하고요, 사람에 대해서 애정이 정말 많아야 해요. 그리고 스스로 불평, 불만이 많아야 해요. 내가 불편한 것들을 지극히 당연하게 여기면 안 되고, 이 불편한 것들을 어떻게 하면 해결할까 이런 것들에 대해 고민해야 해요. 그런데 내 불평만 가지고 이런 잠재적인 수요를 찾기는 어렵겠죠. 그래서 아까 사람에 대해서 관심을 많이 가져야 한다는 이유가 이거예요. 예를 들어, 사람들이 스마트폰과 테이크아웃 커피를 같이 들고 가는 걸 자주 목격했어요. 그런데 그게 너무 불편해 보이는 거예요. 그래서 어떻게 했냐면 컵홀더에 스마트폰을 낄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이런 미묘한 불편함에서 우리가 수요를 찾을 수 있어요. 결국엔 사람에 관심을 가지는 게 중요하죠. 


 Q  시장 재화의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은 무엇일까요?
 A  당연히 수요공급의 원리인 시장 매커니즘에 의해 재화의 가격이 결정되는 경우가 가장 주된 요인이죠. 많이 안 팔리는 경우에 가격을 낮추고, 많이 팔리면 가격을 올리기도 하죠. 

그런데 요즘은 수요 공급의 원리에 의해서 가격이 형성되는 것 못지않게 다양한 요인에 의해서 가격이 영향을 받기도 하고요. 어떨 때는 특정 공급자 내지 수요자가 가격을 결정짓는 경우도 많은 듯해요. 이러한 현상은 제품마다 차이점이 크지 않았던 과거에는 목격하기 어려웠어요. 그러니까 이 제품이나 저 제품이 그게 그건데 이 제품이 덜 팔린다고 하면 가격을 낮춰서 더 팔리게 만들고 이렇게 되면 저 제품은 ‘쟤네 가격 낮추네? 우리도 낮춰야겠다.’ 하는 식의 가격을 가지고 싸우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기업 입장에서는 마진을 덜 받게 되는 거예요. 소비자에게 더 많은 돈을 내라고 설득할 수 있는 요인도 부족해지고요. 그래서 많은 기업이 50년 이상 동안 어떻게 하면 가격 말고 다른 거로 싸울 수 있을지를 고민해 왔던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브랜드에 대한 로열티, 제품에 대한 가치부여, 스토리텔링 등 여러 가지 방법들을 동원하여 본인들이 가격 통제력을 갖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심지어 가격 자체도 일원화된 가격이 아니라 독특한 것들이 많이 생겼죠. 처음에는 얼마를 냈다가 나중에 이용 정도에 따라 추가 요금을 낸다든지, 아니면 서비스의 내용 내지 제품 구매 수준에 따라 동일한 제품의 가격이 다소 차이가 발생한다든가,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렌탈로 한다든지 하는 이상한 개념의 가격이 생겼어요. 많은 사람이 비행기를 탈 때도 비행기 티켓과 별도로 유류할증료를 내야 하는 이유를 정확히 모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고요. 휴대폰 요금 고지서가 복잡한 이유도 부분적으로는 유사한 현상이에요. 소비자들이 가격을 쉽게 이해하지 못하게 조정한다거나 또는 가격 말고 다른 거로 우리 제품을 원하게끔 만들려는 형태의 싸움으로 진화발전을 많이 한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은 오히려 기업이 어떤 무기를 가지고 있느냐가 가격을 결정하는 데 더 큰 요인이지 않나 싶어요. 이제는 소비자가 살지 말지, 공급자가 더 많이 공급할지 말지가 가격을 결정하는 건 후순위로 밀린 것 같아요. 


 Q  기업에서 가격 차별 정책을 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A  당연히 ‘이윤 극대화’가 가장 주된 이유입니다. 가격 차별을 했을 때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거든요. 이건 마트만 가도 금방 알 수 있어요. 라면 1개만 파는 가격과 묶음으로 파는 가격은 전혀 달라요. 그렇게 가격을 구분하여 팔 때 다양한 소비자의 주머니에서 더 많은 돈을 끄집어낼 수 있거든요. 영화관 요금 같은 경우에도 성인요금과 청소년요금이 달라요. 물론 이런 가격 정책이 청소년에게 문화진흥을 위해 우대해주기 위함인 경우도 있지만, 어떤 경우에는 청소년의 구매력을 고려하여 성인들에게는 제값을 받고, 청소년들에게도 저렴하게 판매하여 추가적인 이익을 얻기 위한 노력의 일환인 경우도 많아요. 그래서 한 기업이 국가에서 인위적이고 강제적으로 가격을 조정하라고 한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가격 조정을 했다면, 그건 스스로의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시면 돼요. 

사례를 하나 더 말씀드리자면, 빅데이터를 가지고 했던 재미있는 통계가 있어요. 20대 여성이 쇼핑을 왜 하느냐를 분석한 빅데이터가 있어요. 홍대에서는 동성친구, 즐겁다, 이런 단어가 같이 검색돼요. 그런데 가로수길은 오빠, 고맙다, 라는 단어가 같이 검색돼요. 다시 말해 가로수 길에서는 오빠가 뭔가를 사준 거죠. (웃음) 그래서 실제로 같은 브랜드라 하더라도 홍대에서는 세일을 할 때도 가로수 길에서는 세일을 하지 않을 때가 있어요. 그러니까 같은 브랜드이고 같은 샵인데도 가격이 다른 거죠. 이렇게 가격 차별을 하는 궁극적인 이유도 역시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이윤을 얻기 위함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이제 옷을 어디서 사야 하는 지 알겠죠? (웃음)


 Q  경쟁사 옆에 가게를 차리면 모두에게 이득이 된다고 하는데, 왜 그럴까요?
 A  그걸 '집적효과'라고 해서 경쟁사 옆에 가게를 차렸을 때는 소비자들에게 탐색비용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어요. 예를 들어, 탐색 비용을 줄여주는 것이 효과가 있는 품목들, 가구 같은 경우는요, 한번 사면 10년 이상을 쓰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가구를 잘 사기 위해서 탐색을 굉장히 면밀히 하고, 신중하게 결정해요. 탐색을 하는 과정에서 어떤 효용이 있고, 비용은 얼마인지를 신경을 쓰는 거죠. 우리가 껌 한 통 살 때는 탐색을 별로 안 해요. 굳이 옆 가게 가서 껌 가격 차이가 얼마나 있는지 비교해보고 사지 않아요. 그런데 가구나 중고차 같은 경우는 다르거든요. 

이런 업종의 경우 매출을 올리는 방법은 소비자들의 탐색 비용을 낮춰주어 우리 가게에 오는 확률을 높여주는 거예요. 탐색 비용을 낮춰주려면 당연히 비슷한 가게들끼리 인접해 있어야겠죠. 이때는 경쟁사와 가격을 치열하게 경쟁해서 오는 손실보다 오히려 많은 사람이 ‘가구사려면 거기를 가야 해!’ 로부터 오는 이익이 훨씬 더 크기 때문에 비슷한 가게끼리 붙어있는 경우가 많죠. 


 Q  아마존 등 미국의 여러 기업에서부터 활용되기 시작한 빅데이터가 국내에서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경제통계와 빅데이터는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A  빅데이터 분야가 너무 넓어서 모든 빅데이터 분야를 알지는 못하지만 즘 빅데이터를 잘 활용하거나 관심을 보이는 분야는 ‘텍스트 마이닝’을 하는 빅데이터예요. 경제통계들은 대부분이 수치화되어 있어요. 매출이 얼마 올랐다든지, 고용이 얼마 증가했다든지, 수출이 얼마나 증가 되었다든지 이런 수치화 된 것들이에요. 

반면, 텍스트, 즉, 글자로 되어 있는 것들은 통계적으로 처리하기가 어려웠어요. 많은 글을 모으기도 쉽지 않았고요. 설사 그 많은 글을 모았다고 해도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식이 원활하지 못했죠. 그런데 이제 빅데이터라는 게 텍스트 마이닝의 어떠한 커다란 교두보가 되었는데, 그게 뭐냐면 SNS라는 단일한 공간에서 많은 사람이 담론할 수 있는 글쓰기가 쉬워졌고요, 그걸 처리할 수 있는 컴퓨터 기술이나 통계처리방법도 많이 개발되었어요. 

그래서 기존의 경영경제 통계들은 전형적인 숫자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지만, 빅데이터는 문자에까지 범위를 넓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봐요. 이렇게 문자에까지 범위를 넓혀놓으니까 우리가 그동안 숫자로 밖에는 확인을 못 해서 알지 못했던 것들을 많이 알 수 있게 되는 거예요. 왜냐하면, 사람들의 진짜 마음, 심리는 수치만을 가지고는 알 수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SNS라는 건 지극히 사적인 공간이기 때문에 한 개인이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것들을 어느 정도 엿볼 수가 있죠. 


 Q  ‘텍스트 마이닝’을 하는 빅데이터의 구체적인 사례가 알고 싶습니다.
 A  예를 들면, 제가 요즘 박물관 관련한 일을 하고 있는데 평일에는 방문객이 몇 명이고, 주말에는 방문객이 몇 명이고, 이런 수치는 알 수 있어요. 평일이나 주말에 방문하는 사람들의 남녀성비도 경영 경제 통계에서는 알 수 있고요. 그런데 이 사람들이 왜 오고, 그때마다 무슨 감정을 느끼는지, 오게 된 동기가 무엇인지는 별도의 설문조사를 하지 않는 이상 수치로 알 수가 없어요. 그런데 이걸 빅데이터 텍스트 마이닝을 통해서는 다 알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주말에는 오빠, 박물관, 데이트라는 단어가 키워드라면, 주말에는 남녀가 데이트하러 박물관에 오는구나 하는 걸 알 수 있죠. 또 평일은 학교, 선생님, 학습, 방과 후라는 단어가 키워드인데, 여기서 평일에는 학생들이 방과 후 수업이나 체험학습으로 박물관에 오는구나 하는 걸 텍스트 마이닝으로 알 수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단순히 숫자만으로는 확인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오는 동기라든지 이유 같은 걸 텍스트 마이닝을 통해서는 많이 알 수 있죠.

그래서 빅데이터는 산업적으로 굉장히 풍성하게 활용할 수 있고요, 미국 같은 경우 실제로 이런 걸 많이 활용하고 있어요. 월마트의 경우에는 매주 목요일에 맥주와 기저귀를 패키지로 팔아요. 맥주의 기저귀를 패키지로 파는 이유는 신용카드를 쓴 내역을 분석해보니 남자들이 목요일에 장을 보러 오는데 그 사람들이 기저귀랑 맥주를 같이 사는구나 하는 걸 안거예요. 그래서 그걸 패키지로 팔면 매출이 오르겠다는 생각을 해서 실제로 그렇게 팔았죠. 그러면 똑같은 물건을 가져다 놓고도 매출이 훨씬 오를 기회를 얻게 되는 거죠. 빅데이터는 이처럼 잘 활용하면 굉장히 풍성한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 같아요. 


 Q  미국의 자본주의 경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보스님의 고견이 궁금합니다.
 A  미국이 자본주의의 메카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사실 자본주의의 메카라기보다는 자기 이익을 더 추구하고자 하는 인간의 근원적인 이기심을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국가가 아닌가 싶어요.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조금만 무슨 일이 일어나도 ‘도대체 정부는 뭐 하고 있는 거야!’ 하는 반응이 많이 와요. 그런데 미국에서는 우리나라로 따지면 정부가 해야 하고, 정부가 관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많은 일을 정부가 신경도 안 써요. 미국에서는 돈을 벌기 위해서든 명예를 얻기 위해서든 목숨을 걸고 해요. 그리고 그런 것들을 최대한 자유롭도록 국가에서 보장해 주려 하죠. 

또 한 가지는 미국이 좋은 환경을 제공해서 무조건 발달 되었다기보다는 미국의 시장이 워낙 크다는 것도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좋은 책을 써서 출간했을 때 10만 권 팔리면 잘 팔렸다고 하는데 미국은 뭐 100만 권 이상이 되니까요. 이렇게 미국은 시장에서 나의 아이디어나 생각이 히트를 쳤을 때 얻어지는 반대급부가 크다 보니까 사람들이 더 열심히 매진할 수 있는 거죠. 미국의 자본주의 시장경제 원리를 가장 꽃 피운 이유는 이렇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Q  그렇다면 앞으로의 자본주의의 행보는 어떻게 될까요?
 A  우리는 미국과 상황이 다른 점이 많아요. 따라서 무조건 미국 내지 여타 국가에서 성공한 자본주의 시스템이라 해서 우리에게 그대로 적용해서도 안 돼요. 물론 이제는 사회주의니 공산주의니 이런 걸 주장하는 사람은 점점 없어지잖아요. 지금 그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한 국가도 없다는 걸 알게 되었고요. 그래서 요즘은 다들 어떤 이야기를 하느냐면, 자본주의 시스템 간의 경쟁, 또는 생태계 간의 경쟁이라고 이야기를 해요. 대만 같은 나라들은 대기업은 없고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해서 자본주의 시스템이 돌아가는 형태로 진화발전을 했고, 싱가폴 같은 경우는 우리나라보다도 더 국가주도의 시장경제체제를 만들어 가고 있어요. 싱가폴은 국가가 개입해서 Order를 줘요. 어떻게 보면 자본주의를 포장한 사회주의 국가라고 말할 정도로 국가가 굉장히 많은 부분에 관여해요. 그래서 어떤 게 무조건 옳다기보다는 자신의 실정과 상황에 맞는 자본주의 시스템을 만들어 가면서 발전하는 국가가 어디일까를 많이 연구하고 있어요. 


 Q  보스님께서는 아시아적 가치(Asian Value)가 존재한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사실 전 한국적 가치는 잘 모르겠어요. 옛날에는 우리만의 정서, 가치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그게 많이 희석되어서 흔히 말하는 '코스모폴리탄'화 되어 가는 것을 많이 느껴요. 물론 아시아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고유의 정서가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것들이 점점 하나의 방향으로 지향해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지구촌이라는 말처럼 전 세계 사람들이 같은 것을 보고 같은 감정을 공유하는 이런 게 많아진 것 같고요. 

그런 과정에서 특히 아시아에서만 주목할 만한 공감대, 가치관을 떠올려보면, 첫 번째는 국가관이 다른 곳보다 좀 투철하다는 게 있고요. 두 번째는 의외로 다른 사람과 무언가를 공유하고 베풀려는 심리가 더 강해요. 실제로 스테티스타(statista)라는 조사기관에서 30만 명의 온라인 유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공식적인 통계에 의하면, 아시아 국가에 있는 사람들이 여타 대륙 국가에 비해 남과 같이 무언가를 공유하려는 습성이 훨씬 더 강하다는 것이 드러났어요. 세 번째는 공부에 대해서 굉장히 부가가치를 크게 느껴요. 전 세계에서 공부를 가장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 중국, 한국, 일본, 베트남, 인도와 같은 아시아예요. 아시아 국가들은 대게 공부에 부여하는 가치가 굉장히 크죠. 이런 게 아시아가 가지고 있는 가치라고 생각해요. 


 Q  한국기업이 중국시장으로 많이 진출하고 있습니다. 중국시장으로의 진출에 대한 전망을 어떻게 보고 있는 지 보스님의 고견이 궁금합니다.
 A  정말 잘 되면 좋겠는데, 그리 낙관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한국은 ‘글로벌 기업의 무덤’이라고 표현해요. 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쟁쟁한 기업들이 한국에 와서는 전부 참패했어요. 지금은 아니지만, 노키아라는 회사가 전 세계 휴대폰 시장을 석권하고 있었을 때도 한국에서는 하나를 못 팔았어요. 월마트가 전 세계 마트시장을 석권하고 있었을 때도 한국에서는 점포 하나 냈다가 철수하고 가버렸어요. 유럽의 체인 까르푸도 마찬가지고요. 이처럼 전 세계 시장의 국제 플레이어들이 한국에 와서는 살아남지를 못했어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먼저 우리 소비자들이 굉장히 까다롭다는 게 있어요. 그리고 이상하게 우리는 우리 기업에 대한 애착이나 신뢰도가 꽤 높아요. 해외제품보다 우리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죠. 

그런데 중국 같은 경우, 자국 제품에 대한 신뢰는 아직 낮은 편이에요. 나머지 두 개는 우리 소비자들과 비슷해요. 자국 기업에 대한 애국심적인 소비, 우리 기업이라는 애착심, 이런 것도 굉장히 강하고, 중국인이라는 문화 코드가 가진 독특한 정서가 있고, 그 정서에서 나오는 시장구조 메커니즘이 있어요.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중국시장을 잡아보겠다고 들어갔지만 크게 성과를 얻지는 못했어요. 그 이유는 그 사람들의 시장메커니즘에 같이 동화되지 못해서 예요. 예를 들어 옆에 중국마트는 더 싸고 무상거래도 해줘요. 그런데 한국기업의 마트는 더 비싸게 받고 제값을 치르려는 경향이 있어요. 마트는 싸야 되잖아요. 그런데 싸지 않으니까 경쟁이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이건 단순히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하지 못한 부분도 있지만, 그들의 경제 시스템에 동화되지 못 하는 부분이 많아서 저는 좀 걱정을 많이 하고 있어요.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반드시 진출해야 돼요. 그나마 우리가 중국 시장에서 가능성을 보는 건, 중국인들에게 아직 한국은 믿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내는 곳이고, 한류 때문에 선망의 대상이라는 게 있어요. 그래서 화장품은 미친 듯이 팔리고, 중국에서 먹거리에 문제가 생겼을 때 뭐 예를 들어 분유에서 나비가 나왔다고 하면 한국의 분유가 미친 듯이 나가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는 주로 ‘프리미엄 시장’에 포커스를 맞춰서 어떻게 해서든 신뢰와 가치와 품질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게 가장 중요할 듯싶어요. 






 Q  국제화와 세계시장으로의 경제개방이 중요해진 시대에서 중소사업자들은 어떻게 대비할 수 있을까요?
 A  중소사업자의 가장 큰 고충 중 하나는 자기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기 어렵다는 부분이에요. 즉, 마케팅이죠. 대기업은 유통망이나 마케팅 채널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그렇지 못하니까요. 그래서 중소사업자는 엄청난 아이디어가 있어야 하고, 기지를 잘 발휘해야 할 것 같아요. 

예를 들어 가장 진입하기 어려운 식품시장을 보면, 식품은 내가 맛있는 걸 만들어도 방방곡곡편의점에 전부 비치할 수 있는 유통망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효과가 없어요. 내가 과자 하나 맛있게 개발했다고 해서 과자 하나 때문에 유통망을 깔면 이건 또 수지타산이 안 맞게 되죠. 그래서 우리나라 식품회사들이 제일 안전적인 회사들이 된 이유가 그 견고한 장벽을 아무도 못 깨서예요. 

그런데 미국에서 음료수를 하나 재밌게 만든 사람이 그 장벽을 깬 사례가 있어요. 미국의 한 회사에서 트러스트(trust, 신뢰)라는 음료수를 가판에 두고 꺼내 갈 수 있게 했어요. 그걸 미국 주요 대도시마다 갖다놨고, 옆에는 빈 통을 같이 갖다놨어요. 알아서 돈을 넣으라는 거였죠. 그런데 이 음료수 이름을 트러스트라고 짓고, 미국 주요 대도시에 가판을 깔고 나서 어떻게 했냐면, ‘경쟁’을 하게 했어요. 어떤 도시가 더 신뢰가 있을 것이냐 하는 거였죠. LA는 돈을 내고 음료수를 가져간 비율이 몇 퍼센트다, 시카고는 몇 퍼센트다, 이러다 보니 이게 하나의 이슈가 되었고, 뉴스에서도 취재를 했어요. 그리고 사람들의 경쟁심리를 부추겨서 도시 간의 경쟁이 일어났어요. 

바로 이런 거예요. 중소사업자들은 돈을 가지고 마케팅을 하거나 돈을 가지고 세계시장을 넘볼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기지, 재치, 아이디어로 승부를 봐야 해요. 


 Q  보스님의 인생에서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나 목표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A  부족하지만 책도 간간히 내고 있고, 방송도 꾸준히 하고 있는 듯해요. 라디오도 간간이 출연하고 있고요. 물론 직업도 있고, 게다가 매체를 통해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도 할 수 있으니 참 감사할 일이죠. 그래서 특별히 지금 위치에서 벗어나 새로운 걸 하고 싶은 건 많지 않아요. 계속 지금과 같은 방향으로 더 발전하고 싶은 욕심은 있어요. 또 그 과정에서 건강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고요. 굳이 한 가지가 있다면 라디오 PJ를 하면서 제가 그동안 간직해 왔던 숨겨진 명곡들을 나누고 싶은 생각은 있네요. 욕심이 많죠. 그래도 꿈이니 욕심을 부려 봅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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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보스가 만난 사람들 - No. 20

경영학 교수 '범상규'보스님과의 인터뷰[30]

"구매시점에서 소비자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를 파악하라."

조회 : 10,785

추천 : 13

등록일 : 2015. 05. 06

아이보스가 만난 사람들 - No. 19

이셀러스 대표 '공경원'보스님과의 인터뷰[21]

"가장 좋은 판매 전략은 경쟁력 있는 상품과 상품페이지!"

조회 : 5,392

추천 : 12

등록일 : 2015. 04. 29

아이보스가 만난 사람들 - No. 18

KDI 전문연구원 '박정호'보스님과의 인터뷰[36]

"불편한 것을 당연히 여기지 마라."

조회 : 5,128

추천 : 10

등록일 : 2015. 04. 22

아이보스가 만난 사람들 - No. 17

오씨아줌마 '오종현'보스님과의 인터뷰[43]

"홈페이지 중심의 마케팅을 하라."

조회 : 9,839

추천 : 13

등록일 : 2015. 04. 15

[CEO 스토리 #04]
대한민국 기획 1팀, 이욱진 대표
[42]

"다른 사람들이 못하는 것을 가져 와야 경쟁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조회 : 5,156

추천 : 11

등록일 : 2015. 04. 09

아이보스가 만난 사람들 - No. 16

소셜마스터 대표 '손정일'보스님과의 인터뷰[12]

"소셜의 힘을 마케팅에 활용하라."

조회 : 2,974

추천 : 7

등록일 : 2015. 04. 08

[CEO 스토리 #03]
어린이상상연구소, 홍종욱 대표
[13]

"도심 속의 공간에서 아이들이 재미와 함께 여러가지 교육적 체험을 하게끔 하고 싶었습니다."

조회 : 3,677

추천 : 9

등록일 : 2015. 04. 02

아이보스가 만난 사람들 - No. 15

마케팅 컨설턴트 '함주한'보스님과의 인터뷰[26]

"마케팅의 핵심은 가치제안이다."

조회 : 3,923

추천 : 15

등록일 : 2015. 04. 01

[CEO 스토리 #02] 큰형네 건강즙, 장주섭 대표[20]

"쇼핑몰의 주인은 고객입니다. 고객이 좋다고 할 때, 좋은 쇼핑몰인 것이죠."

조회 : 3,478

추천 : 17

등록일 : 2015. 0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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