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컨설턴트 함주한보스님과의 인터뷰

2015.04.01 10:35|

심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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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6

 

 

 

 

 

 

 

 

 

​ Q  안녕하세요, 보스님께서 지금까지 걸어오신 길에 대해 궁금합니다.

 

A  네, 안녕하세요. 저는 직선으로 걷지 않고 지그재그로 걸어왔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는 중퇴를 해서 대입 검정고시를 봤고, 단국대학교 법학과를 대학 수석으로 입학하였습니다. 대학생 때는 PD가 되고 싶었고, 졸업할 때쯤에는 교수님이 ‘너는 교수를 하면 참 좋겠다.’는 말씀을 하셔서 석사학위도 받고 유학생활도 잠시 했지만, 결국에는 생각지도 않은 IT 회사에 취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IT 회사에서는 마케팅 업무를 하게 되었는데 마케팅의 ‘마’자도 모르다 보니 처음에는 월급 도둑으로 지냈고요. 제대로 일하고 싶어 마케팅이 들어간 책은 다 사서 공부하고 회사에서는 선배들이 만들어 놓은 산출물을 하나하나 다 내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어렵고 힘들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마케팅이 잡히고 보이기 시작했던 거 같아요.

 

 

 Q  보스님께서 현재 하고 계신 일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제가 하는 일은 읽고 듣고 생각하고 쓰고 말하기입니다. 남을 가르치려는 자는 남에게서 배우는 것을 멈춰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새로운 논문이나 신간을 꾸준히 읽고 업계 선수들의 경험담도 꾸준히 듣고(Input), 생각으로 소화하여(Processing), 나만의 Insight를 표출하는 글을 쓰고, 강의로 말하는 것(Output)이 저의 일입니다. 

 

* 저서로는 마케팅 무작정 따라하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마케팅 이야기, 삼성SDI 웹진에 Marketing Factory 연재, 한국표준협회의 Mini MBA 과정 중 'Marketing Module' 제작

* 산업은행, 롯데정보통신, 한화S&C, 오픈타이드코리아,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이화여대, 경찰대학교 등에서 강의

 

 

 Q  <마케팅 무작정 따라하기> 라는 책을 출간하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A  마케팅을 전공하지 않은 제가 겪었던 시행착오를 없애주는 책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빠짐없는 개념, 풍부한 사례로 마케팅 초년병을 저격수로 만드는 책이요. 그 결과로 머리 아파 낳은 책이 <마케팅 무작정 따라하기> 입니다.

   

 

 

  

 

 

 Q  보스님께서는 마케팅의 핵심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마케팅의 핵심은 ‘value proposition(가치 제안)’이라고 생각해요. 마케팅이라는 말이 ‘마켓+ing’ 잖아요. 사고파는 걸 현재진행형으로 만드는 것이 마케팅이고, 즉 교환을 활성화하는 것이 마케팅입니다. 그런데 교환이 성립하려면 내가 주는 것 대비 얻는 게 커야 합니다. 곧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Value = Benefit - Cost) 

 

그래서 마케팅을 잘하려면, 가치를 제대로 설명하고 증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객관적인 근거로 100원을 쓰면 200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하는 거요. 문제는 가치를 정성적, 정량적으로 산출해 내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케터는 끊임없이 가치 제안을 연구해야 합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경쟁 가치’도 같이 생각해야 합니다. 경쟁사가 주는 가치보다 내가 주는 가치가 더 커야 고객은 나를 선택하고 지갑을 열게 됩니다.   

 

 

 Q  마케팅의 패러다임이 어떤 변모의 과정을 거쳐 왔는지 궁금합니다. 

 A  마케팅 패러다임은 계속 바뀌어왔어요. 처음에는요, ‘생산 중심’의 마케팅이었어요. 만들기만 하면 팔리던 시대였죠. 미국 같은 경우는 1930년대 이전까지, 그리고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1960년대까지 그랬죠. 수요는 많고 공급은 딸리니까 생산만 열심히 하기에도 바쁜 시대인 거예요. ‘생산’이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때였죠. 어떻게든 빨리 많이 만드는 게 중요했던 시기였죠. 

 

그런데 사람들에겐 남들과 구별되고 싶은 욕구가 있어요. 이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마케팅은 ‘생산 중심’에서 ‘상품 중심’으로 발전해 갑니다. ‘다른 상품’을 보여주고, 고객들에게 선택권을 주기 시작했죠. 그런데 상품 중심의 마케팅이 막 뜨려고 할 때 1차, 2차 세계대전이 터져버렸어요. 그러면서 다시 생산 중심으로 회귀했습니다. 전쟁에 따른 군수물자 수요가 폭발하며 공급이 부족해 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세계 대전이 끝나면서 수요와 공급은 역전현상이 일어납니다. 군수산업에서 민간산업으로 전환하면서 공급이 확 늘어난 것이지요. 그래서 이제는 상품 중심을 뛰어넘어 ‘판매 중심’의 마케팅 시대가 열리게 됩니다. 광고를 하고 홍보를 해서 상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하는 마케팅 패러다임이었습니다. 

 

생산중심, 상품중심, 판매중심의 마케팅은 여전히 공급자 중심이에요. 여기서 마케팅은 계속 발전해서 고객을 연구하기 시작합니다. '수요자 중심'의 마케팅이 시작되는 것이지요. 고객을 공통의 분모를 가진 Group으로 세분화(Segmentation)하고, 표적집단을 선정해서(Targeting) 자사의 상품을 고객의 마음속에 자리 잡게 하는(Positioning) 세분화 그룹 중심의 마케팅이었습니다. 

 

이후 기술의 발달은 ‘개인 중심’의 마케팅을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세분화의 단위가 공통분모를 가진 그룹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 개인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개인의 상황'을 반영하는 마케팅 시대가 올 거예요. 한 개인이 처해 있는 시간, 장소, 성향 정보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상황에 딱 맞는 마케팅이 이루어지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고객이 대학로에 있다면 연극 추천이나 할인권 쿠폰을, 점심시간 무렵에는 주변의 맛집 추천과 할인권 쿠폰을 제공해 주는 식입니다. 

 

 

 Q  그렇다면 ‘개인 중심’의 마케팅을 어떻게 잘할 수 있을까요? 

 A  개인 중심의 마케팅에서 중요한 건 ‘내 상품을 산 고객을 내가 끝까지 Care 할 생각이 있느냐’에요. 마케터에게는 내 물건을 산 한 사람 한 사람을 놓치지 않고 딱 붙잡고 가겠다는 의지와 열정이 필요해요. 한 번의 거래 상대가 아닌 Life - Time을 함께할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고객 하나를 귀히 여기고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자세가 개인 중심의 마케팅 시대에 꼭 필요합니다.  

 

 

 Q  트렌드가 바뀌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트렌드는 누가 만들까요?

 A  트렌드는 누군가가 기획하고 의도해서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의도치 않게 나비효과처럼 나타나는 경우가 훨씬 많아요. 예를 들어, 세월호 사건으로 우리 사회에는 안전 Frame이 가장 중요해졌고, 우리가 지금 밥 먹고 있는 제2롯데월드를 사람들이 안전 Frame으로 보기 시작한 것이죠. 그 결과,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혹은 경시되었던 안전 사건/사고가 연일 보도되고 사람들이 오지 않게 된 것입니다.  

 

 

 Q  기업에서는 이러한 트렌드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A  이런 걸 트렌드로 만들어야겠다고 하는 세력이 있고, 거기에 오피니언 리더들이 가세해서 트렌드를 만들어 가는 측면도 있지만, 그렇게 되려면 그 조직이나 세력이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어야 돼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이 그렇게 마음대로 움직이지는 않아요. 그래서 의도된 트렌드보다는 의도치 않은 여러 요소에 의해 만들어진 트렌드가 많은 거죠. 따라서 트렌드를 드라이빙해 가기보다는 뜨고 있는 트렌드에 올라타서 같이 움직이는 게 더 효율적이에요. 중요한 것은 트렌드가 의도치 않게 만들어진다 해도, 트렌드를 어느 정도 예상 할 줄은 알아야 되요. 만약에 ‘정도전’에 관련된 책을 쓴다고 하면 정도전 드라마가 방영될 시기에 맞춰서 책을 출간하는 게 좋겠죠. 그래서 내가 상품을 출시하거나 프로모션을 할 무렵에는 어떤 드라마나 영화가 상영될 예정인지, 어떤 이슈가 있을 것인지를 미리 조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Q  온라인 마케팅 분야의 전망을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A  제가 입사했을 당시만 해도 마케팅의 키워드가 ‘e-business’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e-business라고 안 해요. 그냥 ‘business’죠. 마찬가지로 ‘온라인 마케팅’이라는 것도 앞으로는 그냥 ‘마케팅’이 될 거예요. 왜냐하면, 앞으로는 온라인이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거든요. ‘사람들’이 이제는 ‘검색하는 사람들’이잖아요. 그러니까 검색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게 돼버리는 거예요. 지금 시대에서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온라인에 접속되어 있죠. 그러니 마케팅의 중심도 자연 온라인 기반이 되는 것입니다. 

 

 

 

 

 

 

 

 

 Q  보스님께서 생각하시기에 사업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마케팅 이론이나 지식을 하나만 소개해주세요. 

 A  ‘차별화’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요, 차별화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사람들이 차별화라는 말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요. 마케팅에서 차별화라고 하면, ‘Differentiation’이라는 용어를 써요. Positioning 개념의 창시자인 잭 트라우트는 ‘Differentiate Or Die.’라는 책을 썼고, 최근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문영미 교수의 책 제목도 ‘Different’였어요. 이렇게 마케팅에서 차별화라는 용어로 ‘Differentiation’을 많이 쓰는데, 제가 자격을 가지고 있는 APMP(국제 제안 전문가 협회)에서는 차별화라는 용어를  ‘Differentiator’와 'Discriminator’로 구분해서 써요. 

 

AMPM에서 말하는 ‘Differentiator’는 쉽게 말해 의미 없는 차별화예요. 판매자들만 아는, 구매자들은 잘 인지하지 못 하는 차별화예요. 그래서 아주 사소하고, 인식되지 않는 차별을 ‘Differentiator’라고 이야기하는데요, 요즘 마케터들이 ‘Differentiator’를 해요. 차별을 말하지만, 차별이 안 되는 거죠. 

 

반면에 ‘Discriminator’는 의미 있는 차별화예요. 판매자뿐만 아니라 구매자들이 인식할 수 있는 차별화죠. 그래서 사소한 차별이 아니라 중요한 차별, 누구나 인식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차별화예요.

 

예를 들면, 힐튼호텔이랑 하얏트호텔이 있어요. 그런데 힐튼호텔과 하얏트호텔은 서로가 차별화되었다고 이야기하지만, Differentiator에요. 정작 고객의 입장에서는 그게 그거예요. 이름을 빼면 똑같은 거죠. 반면에 더블유호텔 같은 곳은 Discriminator에요. 확실히 차별화되어있어요. 고객의 입장에서 봤을 때도 다르다는 게 인식되는 것입니다.

 

다른 예를 들어볼까요? 프레젠테이션할 때 쓰는 Slideware에는 애플의 키노트와 마이크로소프트의 파워포인트가 있는데 큰 차이가 없어요.(Differentiator) 그런데 최근에 나온 프레지 같은 경우는 ‘Discriminator’예요. 접근 방식 자체가 완전히 다르죠. 

 

 ‘Differentiator’가 아닌 ‘Discriminator’가 마케팅에서 말하는 차별화입니다.

 

 

 Q  예비창업자가 창업하기 전, 반드시 해야 할 것이 뭐가 있을까요?

 A  창업은 시드머니(seed money: 종자돈)로 하는 거잖아요. 그러니 절대로 망하면 안돼요. 창업을 할 때는 정말 두드리고, 두드리고, 두드려서 성공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나서 시작해야 합니다. 전쟁에서도 ‘이겨놓고 싸운다.’라는 말을 해요. ‘싸워서 이기자’는 위험한 발상이에요. 창업에 대한 준비가 완벽하게 되고 또 철저히 검증받은 후에 시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Q  앞으로의 꿈이나 목표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A  제 비전은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인생의 한 때 한 때는 선택하고 집중해서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해요. 예를 들어, 10대에는 키와 지혜가 자라가는 성장, 20대에는 사랑, 30대에는 일에 집중해야 하지요. 하지만 인생 전체로는 Spirit(영적인 부분), Soul(혼적인 부분), 그리고 Body(육적인 부분)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었으면 해요. 구체적으로는 신앙(영적인 부분), 사람들과의 교제와 지식(혼적인 부분), 건강과 돈(육적인 부분)이 제가 추구하는 비전이자 꿈입니다.   

 

  

 

 

 


▶ hamjooh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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