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파 아메리가 100주년 "센테나리오"는 결국 칠레가 우승했습니다. 칠레 강하네요! 근데 사실 칠레 얘기가 아니라 메시에 대한 기사 때문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대표팀을 은퇴한다는 기사입니다 -_-; 축구 중계를 TV뿐만 아니라 인터넷에서 쉽게 축구를 볼 수 있으니 메시가 대표팀을 은퇴해도 바르셀로나 경기는 많이 볼 테고, 그러면 메시를 못 볼 일은 없는거죠. (운동선수는 때 되면 은퇴하겠지...생각했는데 우리 연아가 은퇴하고 난 이후로는 스포츠방송에서 피겨를 잘 안보게 됩니다. 메시도 비슷할 거 같다는 생각은 드네요.)

메시가 대표팀에서 메이저 대회 우승을 한 번도 못하고 준우승만 3차례 한 거에 대해서 축구 역사상 최고의 레전드는 될 수 없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몇몇 사람들은 말은 레전드는 될 수 없다...로 하지만 그냥 메시를 깔아뭉개기 위해 그런 말들을 한다는 생각은 지울 수 없네요. 뭐 깔아뭉갠다고 해도 그건 그 사람 생각의 자유이고 제가 판단할 영역은 아니죠.

하지만 그래도 '판단'해 본다면 축구로 메시를 깔아뭉개는 것은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사실 아르헨티나 사람들 중에도 메시가 "우승"을 가져다주지 못한 것을 비판하는 사람이 꽤 많다고 들었는데, 메시가 골 넣고 어시스트하고 우승까지 가져다줘야 할 일을 마쳤다고 볼 수 있을까요? 축구는 잘 모르지만 축구를 즐겨보는 사람으로써 2014년 월드컵, 2015년 코파 아메리카, 이번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까지 한 마디로 메시가 아르헨티나 대표팀 하드캐리 했다고 봅니다. 아르헨티나 멤버가 정말 화려하지만 소속팀에서의 경기력을 보여준 선수는 (특히 공격진에서) 없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 과정들은 보이지 않는 것인지 비난이 제 생각보다는 많은 게 이해가 잘 되지 않습니다.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선수의 결과가 안 좋으니 그것만 가지고 비판할 수도 있겠지만(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니까), 축구팬이라면 누구나 아는 메시, 그리고 호날두에게도 그들의 노력에 비해 매우 '불공평한' 비난이 이어지는 것은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하드캐리로만 치면 대표팀에서는 호날두가 메시보다는 더 힘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포르투갈은 축구의 '황금세대'가 모두 은퇴하고 황금세대의 끝자락에 신인이었던 호날두, 그리고 여기에 어느 정도 보태는 루이스 나니...가 현재 대표팀의 공격의 1옵션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이번 유로에서 포르투갈은 수비에 비중을 둔 뒤 역습 전개를 목적으로 두었습니다 (감독이 인터뷰 때 말한 내용). 그렇기에 레알 마드리에서의 호날두 같은 공격적인 모습은 덜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 이번 유로 2016의 첫 두 경기는 부진하긴 했죠. 하지만 호날두가 국가대표 경기에서 중요한 순간에 골을 넣고 승점을 얻은 것은 다 잊고~ 못할 때만 득달같이 비난하니 '아 못해먹겠다' 생각도 들 것 같아요.

메시가 대표팀 은퇴 시사한 이유도 사실 자국팬들의 별로 좋지 않은 여론때문이라고 봅니다. 물론 3연속 준우승하면 더 지칠 수 있다고 봅니다. 메시든 호날두든 일반인들은 상상도 못 할 짐을 지고 있는데, 그거 무겁워서 좀 쉬려고 하면 "뭘 했다고 쉬는거냐?"하는 건 아닐지~ 아니, 메시나 호날두급만 세상에 사는 게 아니고 보통 '선수'들이 훨씬 더 많은데 메시나 호날두에게조차 결과로써 비난을 한다면, 보통 '선수'들은 비난만 받겠구나~ 보통 '선수'의 노력은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겠구나...생각하면 등골이 좀 오싹합니다. 저도 보통 '선수'니까요.

사실 요즘은 열심히 노력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고 "잘 해야" 하는 시대이기도 하지만, 왜 잘 했는지 왜 못했는지 그 '과정'을 뒤돌아 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과만 놓고 보는 비난과 비판이 좀 줄어들었으면 하네요 ㅎ (제가 마케팅을 좀 잘 못해도, 사장님께서 노력은 인정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쓴 글은 절대 아닙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