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sk Management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사과다.

그런데 제대로 된 사과를 본 경험이 그다지 많지 않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왜 사과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해야 한다니까, 남들이 하라니까 떠밀려서 하는 사과가 최근에 본 사과의 대부분인 것 같다.

그런데 오늘 오랜만에 제대로 된 사과를 봤다.

바로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메르스 관련 사과.

1. 현재 상황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정확한 워딩으로 사과함. 그리고 그에 따른 고개 숙임

   그리고 반복해서 사과

2. 자신의 경험 즉 이건희 회장을 언급함으로써 공감을 유도함

3.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히 언급함

4. 문제 해결을 위한 의지를 강력하게 표현

5. 개선책 제시

6. 내부 직원에 대한 보호

7. 핵심 메시지 반복

마치 사과의 교과서를 보는 것 같다.

뭐 하나 뺄 게 없고 들어갈 것은 다 들어갔다.

특히 나는 세가지 측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첫째, 명확한 문제 인식과 잘못한 부분을 특정해서 이야기했다는 점.

흔히 재벌총수나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사과에는 무엇을 잘못했는지에 대해 정확하게 특정짓지 않고 두루뭉실했다. 그런데 이번 사과는 그렇지 않다는 점.

둘째, 강력한 해결 의지와 다양한 개선책을 제시했다는 점.

구체적이고 실행가능한 개선책을 제시함으로써 면피하거나 지나가는 소나기를 피하는 식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했다는 점이다.

셋째, 내부 직원, 즉 의료진에 대한 보호.

의료진에 대한 배려와 책임감을 보여줌으로써 조직의 리더로서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오랜만에 삼성이 제대로 했다.

한 동안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보면 삽질을 정말 많이 했는데 말이다.

분명 진정성이 없다느니, 쇼니 하면서 비판하는 사람들 나오겠지만,

사실 안하는 것 보다 쇼라도 하는 게 훨씬 낫다.

게다가 무엇보다 제대로 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리고 그 주인공이 이재용이라는 점도 앞으로 삼성을 주목해서 볼 필요가 있다.

리더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준 사과였으니까.